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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줄어드는데 해외로 나가는 이공계 학생은 여전한 수준
2050년에는 국내 이공계 인력 현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도
연구환경·비자 문제 개선 등 정부 차원의 인재 유치 전략 마련해야
최근 10년간 해외로 난 국내 이공계 인재가 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구조의 급변으로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이공계 학부생을 비롯해 석·박사급 고급 인력은 매년 3만 명에서 4만 명씩 지속적으로 떠나는 추세다. 이에 인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50년 뒤 이공계 인재 부족 문제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발 빠른 정책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이공계 인력 유출, 심각 수준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 이공계 학생 유출 현황이 총 33만9,275명으로 추산됐다. 특히 10년간 해외로 떠난 석·박사 급 인력은 9만6,000여 명에 달한다. 최근 캐나다 AI 솔루션기업 엘리먼트AI가 국가별 AI 인재들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한국의 AI 인력 유입 지수는 -0.297로 집계됐다. 이는 AI 인재를 해외에 공급하는 ‘생산국’, 즉 인재 유출국에 속한다는 의미다.
보다 심각한 것은 초중고·대학 학령인구가 2013년 약 940만 명에서 2022년 약 750만 명으로 20% 이상 감소했음에도 해외로 떠나는 이공계 학생 수는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앞으로 2050년경에는 국내 이공계 인력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공계 인력 유출은 국가기술력의 급락을 견인했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서 발표한 ‘세계 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전체 64개국 중 28위로 2022년보다 1단계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경제성과 14위 ▲정부효율 38위 ▲기업효율 33위 ▲인프라 16위로 집계됐다. 특히 인프라 중 기술부문은 64개국 중 23위로 전년 대비 4단계나 하락했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 기술인프라 경쟁력이 8위를 차지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수치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이공계 인재 유출은 국내 이공계 산업 환경의 질적 저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과학·공학자들은 “국내에 이공계 석·박사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에서 이공계 인재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 여러 제도를 시행한다는데 실효성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들이 꼽는 국내 이공계 정책의 문제점은 ▲과학기술 정책 일관성 부족 ▲관리·평가 중심의 연구 환경 ▲수직적인 연구문화 ▲해외 공동연구 전무 ▲우수한 동료 연구진 부족 ▲데이터·컴퓨팅 시스템 등 연구인프라 미비 등이다.
물론 정부도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94년에는 박사급 연구자를 유치하는 BP(Brain Pool) 사업을 실시했으며, 비교적 최근인 2020년부터는 신산업 분야의 정상급 연구자를 유치하는 BP플러스 사업도 시행했다. 하지만 성적은 처참하다. 18년간 약 1,830억원을 투입했으나 이공계 인재 2,619명을 유치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보다 실효성 있는 이공계 육성책 및 해외 우수인재 유치와 관련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외부 인재 유입률이 높은 글로벌 주요국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영국, 독일 등은 이공계 인재를 대상으로 비자 취득을 간소화하고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연구 환경의 질적 개선 등에 전념하고 있다. 영국은 학비·생활비 지원은 물론 영주·귀화 패스트트랙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독일은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연구인프라를 전담 운영하는 테크니션들이 배치된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우수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비단 돈 때문만은 아니라 주거·교육 문제 등 다양한 요인 때문”이라면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면 인근에 우수 인재를 위한 주택 단지를 조성하고 좋은 학교를 설립하는 등 정주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전했다. 기술 패권 경쟁시대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 인재다. 인재가 될 학령인구의 감소가 피할 수 없는 미래로 다가오는 만큼 '소수정예 국내 이공계 인재 지원책'이나 해외로 떠난 인력을 한국으로 '리턴'시킬 정책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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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확보 시도한다? '한국판 DARPA' 띄운 정부
일각선 비판 의견도, "R&D 예산 삭감 반발 메꾸려는 심산 아니냐"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진행 상황 지켜봐야 할 듯
한계도전 R&D 추진 체계/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실패 가능성은 높지만 성공하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고위험-고수익형' R&D(연구개발)를 본격 추진한다.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만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단 취지지만, 국내의 좁은 인재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임 정부와 비슷한 정책을 내놨단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사실상 R&D 예산 삭감에 따른 반발을 줄이기 위해 시선 돌리기용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과기정통부,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본격 시행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혁신·도전형 R&D 추진을 위해 올해 초부터 기획해 온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를 새해 본격 착수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GPS·인터넷·자율주행차 등의 성과를 끌어낸 미국의 DARPA(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를 비롯해 이를 벤치마킹한 일본의 '임팩트(Impact) 프로젝트', 영국의 ARIA(BEIS 산하 고등연구발명국)와 독일의 SPRIN-D(파괴적혁신 목적 공공기관) 등 세계 주요국은 혁신·도전형 연구개발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내 R&D 시스템이 극복해야 할 문제인 위험 회피, 관료주의 및 느린 의사결정, 단기 성과 위주의 평가, 실패에 대한 관용 부족 등을 개편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본격적으로 연구가 착수되더라도 연구개발의 목표나 내용이 고착화되지 않고 책임PM(프로젝트매니저)의 주도적 관리하에 연구방향 전환도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 바이오, 기후·에너지, 재난대응 등 3개 기술 분야의 책임PM이 선정한 연구테마 공고에 이어 과학기술적 해결을 모색하는 의견 수렴, 기술제안토론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 1분기 중에는 현장의 의견이 반영된 과제제안요청서 공고를 통해 사업을 본격 착수한다. 아울러 정부는 도전적 연구 목표를 가진 프로그램의 확대, 창출된 성과의 확산 등 한계도전 R&D의 장기적인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한 사업 확대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노경원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한계도전 R&D는 우리나라 연구현장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유연하고 선진적으로 개편되도록 하는 R&D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책임PM, 참여 연구자가 변혁적 원천기술을 확보해 혁신의 핵심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계도전 R&D, '특공대' 역할 해줄 것"
한계도전 R&D 1호 프로젝트는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엔진처럼 큰 힘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크레인이나 굴착기 같은 대형 기계장치는 침수 우려 때문에 침수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공압이나 유압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지만, 무게가 무겁고 작동 전압도 낮아서 수중에서는 쓸 수가 없다. 소프트 액추에이터 기술이 수중에서 작동할 수 있지만 발생시키는 힘이 현저히 낮아서 재난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 1호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침수된 건물 지하나 지하도에 크레인이나 굴착기 같은 장치를 바로 투입할 수 있어 침수 피해에 따른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호 프로젝트와 3호 프로젝트는 각각 ‘식물에서 배우는 그리너지’와 ‘기억의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선정됐다. 2호 프로젝트를 통해선 화석에너지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로 수소를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3호 프로젝트는 뇌 기억 분야의 국내 연구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주요 목표다. 이 같은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 대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형 예타사업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연구개발이 큰 항공모함이라고 한다면 국가적 난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민하게 움직이는 특공대와 같은 연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계도전 R&D 프로젝트가 특공대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2021년 10월 7일 (왼쪽부터) 이경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한국판 DARPA 구성을 위한 첫발로서 '국방과힉기술위원회' 출범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국방부
'한국형 DARPA' 청사진 그리는 정부, 하지만
정부가 한국판 DARPA 청사진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함에 따라 한계도전 R&D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DARPA 구상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애초 정부가 DARPA 청사진을 그리고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21년부터 DARPA 구상을 시작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부처별로 추진해 오던 R&D 사업을 보다 큰 규모 사업군으로 묶어 투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기존 플랫폼과 협력을 이뤄냄으로써 조화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AI, 양자, 합성생물학, 우주 등 글로벌 패권경쟁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한계돌파형 차세대 전략기술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그린 장밋빛 미래는 일개 종잇조각에 불과했다. 가장 먼저 발목을 잡은 건 우리나라 특유의 보수적 행정 체제였다. 애초 DARPA의 가장 큰 강점은 실패 우려가 있더라도 파괴적 혁신을 불러일으킬 만한 도전적 연구를 장려한다는 점인데, 우리나라는 행정적 특성상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국내 R&D 사업 전반이 단기적 성과에 매몰돼 있는 상태에서 장기적이고도 파괴적인 성과를 지향하는 DARPA는 태동하기 쉽지가 않았다. 국내에 관련 기술력이나 안목을 갖춘 인재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애초 인재풀 자체가 작은 만큼 국내 기술 기반 자체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DARPA 구상을 처음 내놓은 지 2~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2023년 기업 R&D 동향조사'에 따르면 기업부설연구소가 있는 기업 700개사 중 32.1%가 작년보다 올해에 오히려 R&D 인력 운용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R&D 연구인력이 부족하다 응답한 기업들은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과의 공동협력 개발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았다. 국내 R&D 인력 부족을 공동협력 R&D로 겨우 메꿔놓고 있다는 방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갑작스레 DARPA 구상을 다시 꺼내든 데 회의적 의견이 쏟아진다. 사실상 R&D 예산 삭감에 따른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시선 돌리기식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비판은 이미 물망에 오른 R&D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확인한 뒤 해도 늦지 않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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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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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코딩 테스트는 적절한 평가법 아닌데도 대안 없이 시간만 흐르는 상태
결국 프로젝트 역량 없지만 코딩 테스트만 '넘기는' 인력 위주로 개발팀 구성한 기업들 많아
프로젝트 결과물 수준은 수십년 동안 제자리 걸음 수준
기업 법무를 주로 담당하는 법무 법인을 가면, 대형 프로젝트를 맡고 싶어하는 신입 변호사들이 그런 케이스를 갖고오는 시니어 변호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여러 전략들을 짠다. 아무리 밤을 새도 끄떡 없는 체력의 소유자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다른 변호사들이 보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그 소문이 널리 퍼지도록 작전을 짜는 경우도 있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소문이 나면 그 법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변호사들이 자기 밑에 데려가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남들 눈에는 유명한 법무 법인에 다니고 있으니까 대단해 보이겠지만, 그 중 누군가는 기업 법무 중에서도 노른자 케이스들에만 투입되는 알짜 인력이고, 또 누군가는 이혼, 상해 치상 같은 '보잘 것 없는' 케이스만 맡아야 하는 변호사들도 있다. 차라리 법무 법인의 명성을 좀 낮추더라도 기업 법무를 주로 담당하고, 그것도 국내·외 기업 M&A, 해외 자원 인수, 매각 같은 케이스를 하고 싶어서 이직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단, 한국에는 그런 기업 활동이 별로 없어서 얼마나 그런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 적어도 15년 전 iBanker로 첫 직장을 들어가서 변호사, 컨설턴트, 회계사들과 엮이던 시절, 그들이나 나나, 모두 이름이 오래 남을 대형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싶은 욕심 가득한 인력들이라는 공통점을 느낀 적이 있었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대형 프로젝트의 잉여 사원 vs. 소형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
위와 같은 사례는 초특급 상위권 인재들끼리 경쟁하는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형 언론사를 보면 정치부, 경제부 같은 주력 팀에 배정되는 인력이 있는 반면, 인터넷 뉴스 부서에 배정되고, 보도자료를 적당히 고쳐서 기사로 뿌리는 작업을 담당하는 '인터넷 편집 기자'도 존재한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각 인력 별로 회사 내에서의 기대치도 다르고, 할 수 있는 일도 다르다. 아예 정치부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회사에 큰 손실을 주면 사직서를 내거나, 인터넷 편집 팀으로 '좌천'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같은 시스템이 개발자 사회에서는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지난 몇 년간 한국 개발자 사회를 어깨너머로 봤을 때는 그런 식으로 업무 수준에 따른 상하 관계가 정착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 개발자를 뽑으려던 회사가 많았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일을 시키면 그 다음날 책상을 정리해버리는 태도들이 많았던 것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고, 한국 사회가 IT프로젝트를 그렇게 세분화 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프로젝트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회사 내에서 핵심 업무를 맡을 수 있는 학벌, 경력, 그리고 그에 따른 실제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는 인력에게만 독점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일텐데, 이런 시스템이 안착되어야 개발자 노동 시장이 안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느 회사를 다녔으니, 무슨 프로젝트를 해 봤다고 하니, 누구한테 소개를 받았으니 잘 할 것이라는 믿음만 갖고 인원을 채용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판단하기 위한 적절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개발자 역량 평가 시스템의 부재가 시장 비효율을 낳았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자난 10년 동안 해외 인사 관리 시스템을 겉으로는 열심히 베껴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주먹구구식 평가로 매년 A, B, C 등의 등급을 산정한다. 등급이 낮은 직원들을 권고사직, 해고하기 위한 명분으로 많이 쓰이는데, 정작 A 등급을 꾸준히 받는 직원이 정말로 역량이 뛰어난 경우는 얼마나 될까? 윗 사람의 눈치를 잘 보고, 겉으로만 포장을 잘 하는 인력들이 A 등급을 받는 동안,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인력이 C 등급을 몇 차례 받아가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해 보자. 실제로 자주 듣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만나서 몇 마디 해 보면 왜 그런 불만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개발자 사회의 역량 평가도 내 눈에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매우 뛰어난 개발자를 뽑는 기준이, 기획, 디자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넘겨 짚어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코드 작업을 미리미리 해 놓고, 최신 코드, 검증된 코드 갖다 붙였다고 자랑하지는 않지만 회사 사정과 프로젝트 사정에 맞는 코딩을 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개발자 A가 있다고 해 보자. 그 옆에 있는 다른 개발자 B는 AI로 유명한 어느 기업에서 AI 프로젝트를 해 봤다고 주장하면서 이직을 했는데, 정작 그 코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하나도 모르고, "M기업에서 돌아가는 코드와 G기업에서 돌아가는 코드를 결합해 완성했습니다"라고 주장은 하는데, 회사 사정이랑 안 맞아서 뜯어고치는 작업을 길게 해야하고, 그 마저도 큰 도움이 안 됐다고 해 보자.
윗 사람이 개발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AI라고 불리는 자동화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A개발자가 월등히 뛰어난 인재고, B개발자는 사실상 채용 실패로 판단해야 된다는 것 정도는 파악할 것이다. 그런데, 국내 모 대기업처럼 매년 '코딩 테스트'로 개발자 등급을 산정하고 있고, B가 코딩 테스트만큼은 엄청나게 잘 보고 있으면 평가가 어떻게 될까? 아마 개발자B는 회사가 매우 잘 뽑은 인재, 고속 승진을 시켜야하는 인재로 분류되고, 개발자A는 40대가 되기 전에 이미 짐을 싸야 할 지도 모른다.
적절한 개발자 역량 평가 시스템은 어떻게 갖춰야 하나?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도 개발자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위의 개발자B 같은 사례들을 회사에서 솎아내지 못할 것이다. 아마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는 중에 그 기업만 위의 평가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 개발자A는 자기 마음에 드는 직장으로 바로 이직을 해버리겠지만, 시장 전체가 '책상 물림'들이 현장 모르고 엉뚱한 평가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 그렇게 엉망으로 돌아가는 대표적인 시스템이 교육부의 대학 역량 평가 시스템인데, 글로벌 시장에서 A급 저널에 논문을 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는 교수의 논문 1개와, 국내에 500만원만 내면 아무 논문이나 실어주는 한국형 SCI 저널에 올라간 논문 1개를 사실상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주요 사례다. 이렇게 엉뚱한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반 값 등록금을 강제해버리니 학생들 수업료로 생존이 불가능한 대학들이 정부 지원금에 끌려다니면서 황당한 시스템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상한 시스템에서 탈출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그 이상한 시스템에 맞춰서 살아남아야하니 국내 대학들에서 글로벌 A급 저널에 논문을 올릴 수 있는 교수들조차도 한국형 SCI 저널에 논문을 내기 위해 그런 저널의 주요 관계자들에게 굽신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저널 주요 관계자들의 압도적인 대다수는 글로벌 A급 저널에 논문을 내기는 커녕, 투고할 수 있는 영어 실력조차 안 갖추고 있더라도, 이미 교육부가 만들어놓은 공고한 시스템에서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어 내치기도 쉽지 않다.
개발자 평가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이기는 한데, 위와 같이 엉망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대표적인 사례가 '코딩 테스트'다. 그 취지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회사에서 필요한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되는지 여부로 관점을 옮기면, 적절한 테스트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잘못된 시스템이 아니면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 시절이 몇 년간 더 이어지다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어떤 시스템을 쓴다는 소문이 나면 그제서야 따라가는 방식으로 돌아갈텐데, 고급 평가 시스템이 안착되기 전까지는 결국 무능한 개발자를 뽑았을 때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급여를 줘야하는 기업만 그 손실을 오롯이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들도 동료의 무능 탓에 업무량이 2배로 늘어나고, 서로 협력도 힘들어지는 복합적인 인사, 조직 문제가 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그런 무능한 인력들에게 물적, 인적 자원이 분배된 탓에 멀쩡한 고급 인력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문제, 그래서 그 조직, 그 나라 개발자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장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덧붙여 고객들도 낮은 수준의 서비스에 만족해야만 한다.
우리 회사에서 마지막 개발자를 내보내던 날, 만약 앞으로 다시 개발자를 뽑아야 하는 순간이 오면, 논리학 시험으로 1차 선발, 간단한 디버깅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보는 센스 테스트로 2차 선발, 프로젝트 구성을 어떻게 해서 이끌어 나갈지를 설명하는 능력으로 3차 선발을 진행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이런 단계를 통과할 수 없는 인력은 뽑아봐야 시간만 낭비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처음부터 비주기적 모노타일을 찾으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의 역사와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타일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비주기성의 징후를 항상 주시했었다.
스미스와 카플란 교수는 모자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먼저 모자의 구성 요소를 살폈다. 이 모자는 폴리폼(polyform)이라고 불리는데, 어떤 단순한 단위 요소의 조합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테트리스' 게임의 모든 조각들은 네 개의 정사각형(단위 요소)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만든 폴리폼들이다
사진=Scientific American
모자 타일 속에 숨겨진 치환 규칙을 찾아서
스미스의 모자는 8개의 연(kite)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연은 펜로즈의 연과는 다르다. 스미스의 연은 정육각형을 6 등분 한 연으로 조합한 폴리폼이다.
사진=Scientific American
스미스는 카플란 교수가 최근에 폴리오미노(정사각형을 붙여 만든 폴리폼), 폴리헥스(정육각형), 폴리아몬드(정삼각형)의 히쉬수를 계산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을 알고 있었고, 이를 폴리카이트에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다행히도 카플란 교수는 워털루대학의 학부생인 아바 푼(Ava Pun)의 도움으로 연에 대한 기능을 추가한 적이 있었다.
카플란 교수의 소프트웨어는 막힘없이 큰 모자 클러스터를 쉽게 생성하여 모자가 평면을 타일링한다는 스미스의 믿음을 강화했다. 그뿐만 아니라 컴퓨터로 생성된 새로운 클러스터 이미지는 스미스의 직관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연구 자료가 되어 줬다. 그들은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직접 색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자를 그룹화하며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반사된 모자가 드문드문 배열되어 있고, 반사되지 않은 모자가 반사된 모자를 둘러싸는 반복 패턴이 튀어나온 것이다.
사진=Scientific American
모자 타일의 이러한 패턴은 병진 단위를 형성하지 않으면서도 재귀적인 계층 구조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 즉 반복되는 조합 패턴을 규정하고 해당 조합들을 재귀적으로 결합하면, 모양은 유지하면서 스케일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게 된다. 평면 타일링이 가능한 것이다. 결국 모자가 비주기적 타일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한편 재귀적 계층 구조는 치환 규칙(substitution rules)이 적용된 시스템이다. 펜로즈의 타일 집합을 포함한 많은 비주기적 타일 집합에서 치환 시스템으로 평면을 타일링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연과 다트로 구성된 펜로즈의 타일이 연과 다트의 조합 속에서 규모가 더 큰 연과 다트를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런 식으로 모양이 변하지 않으면서 점점 더 큰 클러스터를 만들어가는 시퀀스를 발견하면 무한 평면을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사진=Scientific American
카플란 교수는 스미스의 이메일을 받고 약 2주가 흐른 시점에 모자 타일의 치환 규칙을 설명할 수 있을 '시드' 구성을 발견했다. 비결은 반사된 모자는 반사되지 않은 모자와 다르게 행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일 반사 모자로 직접 작업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었다. 대신 반사된 모자를 세 개의 이웃 모자와 그룹화하여 분할할 수 없는 단위, 즉 자체적인 치환 규칙을 가진 타일 모양으로 취급할 수 있는 '메타타일'을 만들었다. 카플란 교수는 메타타일과 모자의 치환 규칙을 다듬어 4개의 메타타일(시드)로 구성된 치환 시스템을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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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주기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미스와 카플란 교수는 메타타일과 치환 규칙으로 모자가 모노타일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치환 규칙에 따라 생성된 타일링이 비주기적(nonperiodic)이라는 것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강한 비주기성(aperiodic)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강한 비주기성은 비주기적 타일이 임의로 큰 주기적 영역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추가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모자 타일링이 반드시 비주기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2023년 1월 초 스미스와 카플란 교수는 타일링 이론에 관한 중요한 논문을 다수 발표한 수학자 굿맨-슈트라우스에게 연락을 취했다. 굿맨-슈트라우스는 수학 커뮤니케이터이자 타일링 체험 활동의 기획자로도 잘 알려져 있었고 그의 소개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조셉 사무엘 마이어스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마이어스는 조합론으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학계를 떠났지만 타일링에 관한 관심은 계속 유지했다. 타일링에 대한 그의 이전 작업 덕분에 그는 불과 8일 만에 증명을 완료했다. 올해 1월 말에 이 모자가 세계 최초의 비주기적 모노타일임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임의의 모자 타일이 메타타일로, 메타타일을 슈퍼타일로 그룹화하는 독특한 방법이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여 완전한 타일링으로 끝나는 치환의 무한 계층을 역설계해야 했다. 이를 위해 마이어스는 컴퓨터를 이용한 접근법을 개발했다. 모자 타일링에서 나타날 수 있는 188개의 작은 타일 클러스터를 생성하고, 각 클러스터를 고유한 방식으로 메타타일의 조각으로 나눌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어떤 모자 타일링도 메타타일로 분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메타타일로 구성된 타일링에서 더 큰 메타타일처럼 동작하는 슈퍼타일로 클러스터를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는 일종의 재귀가 시작되는데 슈퍼타일은 메타타일의 속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동일한 그룹화 프로세스가 슈퍼타일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모자를 메타타일로 그룹화하고, 메타타일을 슈퍼타일로 그룹화하면 그 이후의 모든 계층은 수학적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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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스미스는 모자와 매우 유사한 특징을 가진 거북이라는 두 번째 비주기적 모노타일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들이 50년 동안 찾지 못하던 것을 스미스가 2주 만에 두 개의 모노타일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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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자와 거북이는 연속적인 다각형 계열의 두 도형이었으며, 모두 같은 방식으로 타일을 붙인 비주기적인 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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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모자는 길이 1과 √3의 변으로 이뤄진 다각형이다. 사각형의 가로·세로 길이를 독립적으로 변경하여 여러 직사각형 계열의 도형을 생성할 수 있는 것처럼, 폴리카이트의 두 변(a와 b)을 Tile(a, b)라고 부르고 각각의 길이를 변경하면 새로운 다각형을 얻을 수 있다. 이 표기법을 사용하면 모자는 Tile(1,√3 )이 되고 거북이는 Tile(√3, 1)이 된다. 마이어스는 Tile(a, b) 형태의 거의 모든 도형이 동일한 타일을 가진 비주기적 모노타일임을 증명했다. 다만 세 가지 예외가 있었는데, Tile(0, 1)('갈매기' 타일), Tile(1, 0)('혜성' 타일), 그리고 정다각형 Tile(1,1)(별명은 얻지 못했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도형은 각각 주기적 타일링과 비주기적 타일링을 모두 허용하는 보다 유연한 도형이기 때문에 비주기적 모노타일로 인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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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어스는 모자와 거북이 사이의 연결 고리를 확장하여 Tile(a,b) 연속체를 기반으로 모자의 비주기성에 대한 새로운 증명을 개발했다. 그는 모순에 의한 증명 기법을 사용하여 모자의 주기적 타일링의 존재를 가정한 다음, 그러한 타일링의 존재로부터 처음 가정(모자의 주기적 타일링)이 불가능하다는 부조리를 도출해 냈다. 그는 먼저 주기적 모자 타일링의 가장자리를 늘이고 줄이면서 갈매기와 혜성에 의한 동등한 주기적 타일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갈매기와 혜성은 모두 서로 다른 스케일의 정삼각형 타일링 위에 세워진 폴리아몬드(정삼각형의 결합)다. 마이어스는 조합론, 기하학, 그리고 약간의 정수론이 포함된 논증을 통해 갈매기와 혜성 타일링이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기적 모자 타일링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단위 요소인 삼각형 타일링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배율을 통해 서로 연관되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것은 모자가 비주기적 모노타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새로운 방법이었다. 이는 모자의 비주기성에 관한 주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증명 방법을 제시하여 향후 다른 타일을 분석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령 타일, 반사된 타일 없이 강한 비주기성 증명해
모자를 처음 공개했을 때 사람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반사 타일을 사용한다는 점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스미스와 카플란 교수가 초기에 발견한 것처럼, 모자를 이용한 모든 타일링에는 반사된 모자가 드문드문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 모노타일의 정의는 반사 도형을 합법적인 움직임으로 허용해 왔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타일을 뒤집지 않는 '한 손' 또는 '카이랄'(어떤 대상이 거울에 비춘 모양과 합동을 이루지 않을 때) 비주기적 타일링을 생성하는 도형이 존재할 수 있을까 궁금해했다.
다행히도 스미스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더 알려줬다. 첫 번째 원고를 올린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모자와 거북이를 포함하는 도형 연속체의 등변 Tile(1, 1)에 대해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메일을 받은 세 명 모두 해당 다각형은 비주기적 타일이 아니라 무반사 타일과 반사 타일이 섞인 주기적 타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스미스는 의도적으로 한 손으로만 뒤집는 타일로 반사를 제한하면 흥미로운 타일 군집이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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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은 즉시 연구를 시작했다. 그들은 Tile(1,1)의 반사되지 않은 복사본의 메타타일을 계산하고, 타일을 반복되는 클러스터로 그룹화하는 방법을 발견한 다음, 동일한 성질을 갖는 슈퍼타일을 생성하는 치환 시스템을 정리했다. 그 결과 그들은 다시 한번 비주기적 타일링을 강제하는 고유한 무한 치환 계층의 존재를 반사되지 않은(한 손) 타일에서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Tile(1,1)의 가장자리를 임의의 곡선으로 대체하여 기존 타일과 그 반사 타일이 공존할 수 없도록 설정했다. 이를 유령(spectres) 타일이라고 부르고, 모든 임의의 유령 타일은 카이랄 비주기적 모노타일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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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플란 교수는 "항상 아인슈타인 문제에 매료됐지만 직접 연구한 적은 없었고, 2022년 11월에 해답을 받은 후에야 시작했습니다. 모자는 스미스의 손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됐고, 운이 좋게도 그가 연락을 줬습니다. 몇 달 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완전한 증거를 만들 수 있었는데, 네 명 모두 수십 년 동안 아인슈타인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고민해 온 노력의 보상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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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th hadn't specifically set out to find an aperiodic monotile, but he was aware of the history and significance of the problem. He was always on the lookout for signs of aperiodicity in his explorations. It was Smith who first dared to suggest, in an e-mail on November 24, 2022, that the hat might be an einstein, modestly adding, “Now wouldn't that be a thing?”
Smith and I began trying to understand the hat's behavior. The hat is what's known as a polyform: a shape made up of copies of some simple unit element. For example, the pieces in the video game Tetris represent all the ways to stick four squares together.
The hat is made from eight kites. These kites aren't the same as Penrose's; Smith made them by slicing a regular hexagon into six equal pieces with lines connecting the midpoints of opposite edges.
He knew that I had recently written software to compute Heesch numbers of polyominoes (glued-together squares), polyhexes (regular hexagons) and polyiamonds (equilateral triangles), and he wondered whether it could be adapted to polykites. Fortunately, I had added support for kites the year before with the help of Ava Pun, an undergraduate at the University of Waterloo.
My software easily generated large clusters of hats without getting stuck, reinforcing our belief that the hat tiled the plane. Better yet, these new computer-generated clusters became raw data that Smith and I could study to refine our intuition. We began grouping hats in different ways, usually coloring them by hand in digital illustrations, to search for order. Recurring patterns leaped out immediately, organized around a sparse arrangement of reflected hats embedded in a larger field of unreflected hats (something Smith had also observed in his paper experiments).
Yet these patterns never formed a translational unit. Moreover, the tiles seemed to build up into families of related “motifs” at multiple scales. This kind of recurring hierarchy hinted at a best-case scenario for eventually proving the hat was aperiodic: we could hope to find a system of so-called substitution rules. In a substitution system, every tile shape in a set is equipped with a rule that can be applied to replace it by a collection of smaller copies of the tiles. Armed with a suitable substitution system for hats, we might be able to start with a “seed” configuration of tiles and apply the rules iteratively, zooming in as we go to preserve scale. In this way, we would define a sequence of ever-larger clusters of hats, which would eventually fill the entire plane. Many aperiodic tile sets, including Penrose's, can be shown to tile the plane with substitution systems like these.
On my 50th birthday, about two weeks after I first saw the hat, I found a preliminary set of substitution rules. The trick was to avoid working directly with “naked,” or single, reflected hats, which necessarily behaved differently than their unreflected counterparts. Instead I grouped each reflected hat with three of its neighbors to form an indivisible unit, a new “metatile” that could be treated as a full-fledged tile shape with a substitution rule of its own. I refined the metatiles and their rules through the rest of 2022, arriving at a system of four metatiles, each one a kind of schematic representation of a small cluster of hats.
By the start of 2023 Smith and I had half of a proof of aperiodicity, and arguably it was the easy half. Our metatiles and substitution rules guaranteed that the hat was a monotile: it tiled the infinite plane rather than petering out with an unexpectedly large, but finite, Heesch number. And it was easy to see that the tilings generated by the rules were nonperiodic. But remember that nonperiodicity is a far cry from aperiodicity. Perhaps our rules were just an overly complicated way to construct hat tilings, and periodic tilings existed, too. To complete the proof, we had to show that every tiling by hats was necessarily nonperiodic. I had some inkling of how that step might play out, but I felt as I imagine Smith had the previous November: close to the limits of my mathematical expertise. It was time to call in reinforcements.
Early in January 2023 Smith and I reached out to Goodman-Strauss, a mathematician who has published many important articles about tiling theory. I consider him a go-to authority on contemporary research. He is also known as a mathematics communicator and an organizer of hands-on activities, and at the time he was transitioning into a new role as an outreach mathematician at the National Museum of Mathematics in New York City. In other words, he was already swamped. But he provided valuable input and insisted that we also contact Myers immediately. Myers left academia after receiving a Ph.D. in the mathematical field of combinatorics, but he remained interested in tilings. In particular, he maintained a long-term project to catalog the tiling properties of polyforms. I had run some supporting computations for him back in 2006, and I was using his software as part of my own research on Heesch numbers.
I hadn't worked that closely with Myers before, so I was unprepared for his combination of mental horsepower, coding skill and knowledge of the field. His previous work on tilings had left him perfectly prepared for this moment. A mere eight days after being introduced to our work in progress, Myers completed the proof, confirming in late January that the hat was the world's first aperiodic monotile.
Before Myers came onboard, we already had our substitution rules and could generate tilings; his mission was to prove that all tilings by the hat had to be nonperiodic. In the aperiodicity playbook, the standard move at this point is to show that any tiling bears the imprint of the substitution rules. In other words, he needed to prove that for any arbitrary hat tiling, there is a unique way to group tiles into metatiles, metatiles into supertiles, and so on forever, reverse-engineering an infinite tower of substitutions that ends with the full, infinite tiling. A preexisting mathematical argument then would allow us to conclude that the tiling must be nonperiodic. The challenge of this strategy is to locate this tower atop an arbitrary hat tiling whose construction was not constrained at the outset to obey our rules.
Myers developed a computer-assisted approach to solving this problem. We generated an exhaustive list of 188 small clusters of tiles that could appear in hat tilings. These clusters represented every legal arrangement around a single hat so that each tile in any conceivable tiling must lie at the center of one such cluster. Myers then showed that each of these clusters could be divided up in a unique way into fragments of the metatiles, implying that the hats in any tiling could be grouped to yield a tiling by metatiles. Finally, he demonstrated that in a tiling made of metatiles, it was always possible to group metatiles into larger clusters called supertiles, which behave exactly like larger metatiles. This last step launches a kind of recursion: because the supertiles behave just like metatiles, the same grouping process applies to them as well. Once we group hats into metatiles and metatiles into supertiles, all subsequent levels of the hierarchy lock into place with a single mathematical flourish.
We had our prize, and in early February 2023 we began writing a manuscript to share the hat with the world. That might have been the end to an already magical story were it not for Smith's capacity for mathematical discovery. Way back in December 2022 he had shocked me by e-mailing me a second shape, a polykite we call the turtle, which behaved a lot like the hat. The turtle, too, radiated an uncanny aura of aperiodicity. Was it possible that Smith had discovered two revolutionary shapes in two weeks after others had looked in vain for 50 years? I begged for patience; my head was already full of hats, so to speak.
But after resolving the status of the hat, Myers began contemplating the neglected turtle. A week or two later he stunned the three of us with the observation that the turtle was necessarily also aperiodic because it was really just a hat in disguise. In fact, the hat and the turtle were two shapes in a continuous family of polygons, all of which were aperiodic and tiled in the same way.
The hat can be regarded as a polygon with edges of length 1 and √3 (where two consecutive edges of length 1 form one longer edge). Just as one can construct a family of rectangles by varying the lengths of its horizontal and vertical edges independently, we can choose any two numbers a and b to replace the hat's edge lengths and obtain a new polygon that we will call Tile(a,b). Using this notation, the hat is Tile(1, √3), and the turtle is Tile(√3, 1). Myers showed that nearly all shapes of the form Tile(a,b) are aperiodic monotiles with the same tilings. There were just three exceptions: Tile(0,1) (the “chevron”), Tile(1,0) (the “comet”) and the equilateral polygon Tile(1,1) (which never acquired a catchy nickname). Each of these three shapes is more flexible, admitting both periodic and nonperiodic tilings.
Soon after, Myers doubled down on the link he had forged between the hat and the turtle, developing a remarkable second proof of the hat's aperiodicity based on the Tile(a,b) continuum. He relied on the classic technique of proof by contradiction: he posited the existence of a periodic tiling of hats, and then, from the existence of such a tiling, he derived an absurdity that showed the initial supposition (the periodic hat tiling) was impossible. Specifically, he found that one could stretch and squeeze edges in a periodic hat tiling to obtain equivalent, periodic tilings by chevrons and comets. But chevrons and comets are both polyiamonds (unions of equilateral triangles) built on top of regular triangular tilings at different scales. In an argument that involves combinatorics, geometry and a dash of number theory, Myers proved that because the chevron and comet tilings originated from the same supposedly periodic hat tiling, their underlying triangle tilings would have to be related to each other through a mathematically impossible scaling factor. This was a second way to prove that the hat is an aperiodic monotile. It's exciting not just because it bolsters the claim of the hat's aperiodicity but also because it represents a whole new method of proof in this field, which could be useful in analyzing other tiles in the future.
We put our manuscript online in March 2023 and received an enthusiastic, overwhelming response from mathematicians and tiling hobbyists. The hat became an immediate source of inspiration for artists, designers and puzzle creators (you can now buy hat tiling sets on Etsy, for instance). It's important to remember that the work has not yet emerged from the crucible of peer review, although it has withstood a great deal of scrutiny from experts with barely a scratch.
When we first revealed the hat, people objected to one aspect of our work more frequently than any other: the use of reflected tiles. Every tiling by hats must include a sparse distribution of reflected hats, as Smith and I discovered early on. Mathematically, this objection does not derail our result: the accepted definition of a monotile has always allowed reflections as legal moves in tilings. Still, many wondered, could there be a shape out there that yields a “one-handed,” or “chiral,” aperiodic tiling in which no tiles are flipped over? Our manuscript offered no insight into this problem, and we were as prepared as everyone else to settle in for the long wait until its resolution.
Happily, Smith had one more astounding surprise for us. Less than a week after our first manuscript went live, he began e-mailing the rest of us about Tile(1,1), the equilateral member of the continuum of shapes that included the hat and the turtle. We knew that this polygon was not aperiodic: it admitted periodic tilings that mixed unreflected and reflected tiles. But Smith observed that if he deliberately restricted himself to tiles of a single-handedness (no flipping allowed), he produced intriguing clusters of tiles.
The four of us immediately dove into a new collaboration. We computed large patches of unreflected copies of Tile(1,1) and studied them for patterns. We discovered a way to group tiles into recurring clusters and then determined substitution rules for those clusters that yielded superclusters with identical behavior. Once again, this recursive grouping guaranteed the existence of a unique infinite hierarchy of substitutions that forced all unreflected (single-handed) tilings to be nonperiodic. The final trick was simply to replace the edges of Tile(1,1) with arbitrary curves, which guaranteed that tiles and their reflections couldn't coexist in a tiling. The result was a family of shapes that we called spectres, all of which turned out to be chiral aperiodic monotiles.
There is a romance to stories of mathematicians working for years on intractable problems, sometimes in secret, and finally emerging into the light with a new result. That is not our story. Although I was always fascinated by the einstein problem, I never worked on it directly—I started only when I was handed the answer in November 2022. The hat more or less materialized in Smith's hands, and I was lucky that he chose to contact me. A few months later we had a complete proof, created through a process that was, as far as I can tell, painless for all four of us. Perhaps our pace reflects the fact that there is a clear procedure to follow in generating a proof of aperiodicity if you have the right shape to begin with. Our sense of ease was also surely a result of the decades we had each spent pondering the einstein problem and related questions. That experience left us well positioned to recognize the hat as a possible solution and to know what to do with it.
There is no shortage of unsolved problems in tiling theory, a branch of mathematics with a low barrier to entry and lots of visual appeal. Smith joins a pantheon of enthusiastic amateurs who have made important contributions to the field, often after reading about open problems in this magazine. He is in the company of Robert Ammann, who independently discovered many of the same results as Penrose and contributed other important ideas to tiling theory; Marjorie Rice, who discovered new classes of pentagonal monotiles; and Joan Taylor, who originated the Socolar-Taylor tile. I should also include the artist M. C. Escher, who invented the math he needed to draw his tessellations, even if he would not have thought of it as math at all.
As the impact of our aperiodic monotiles ripples outward, I'm sure it will stimulate new scholarly research. But I hope we also entice others who might have seen mathematics as forbidding but now recognize an opportunity to play.
[개안뽑] ㉓정기 결제 시스템 붙이다보니 생긴 각종 디버깅, 호환성 문제와 개발자들의 해결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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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4 weeks
Real name
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Input
호환 안 되는 서비스에 대한 정보 찾기 못하는 개발자 투성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단순한 해답 없으면 포기하는 인력들이 대부분
결국 자동화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2, 3류 개발자들은 도태될 것
현재 파비리서치 웹사이트에는 Cloudflare의 여러 기능 중 APO(Automatic Platform Optimization)이라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Cloudflare는 웹사이트 앞에 붙어서 접속하려는 트래픽이 이상한 경우에는 에러 메세지를 보내는 보안 서비스와, 글로벌 서버에 우리 웹사이트를 저장해서 갖고 있다가 접속자 근처에 있는 서버에서 바로 정보를 보여주는 CDN기반 캐시 서비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 회사가 APO를 쓰게 된 것은 영어로 번역기가 돌아간 서비스가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아래의 사이트들이다.
그런데, 파비리서치만 멤버십, 회원 결제가 함께 돌아가는 와중에 APO가 붙으니까 관리자 페이지를 캐시해 가기도 하고, KG이니시스 결제모듈이 떠서 결제를 했는데 내용이 반영이 안 되거나, 결제 네이버/카카오로 로그인을 했는데 로그인이 안 된 화면이 나오기도 했다. 해외 서비스들만 했으면 안 나타날 상황이 한국이라 터진 것이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해외 서비스와 호환되지 않는 한국 전용 기능들
자, 같은 상황이 한국에서 터졌다고 생각해보자. 일반적인 개발자들은
최근 코드, 검증된 코드를 썼기 떄문에 문제가 있을리 없다
개발 코드 문제가 아니니 개발한테 묻지 마라 (라고 하는데 그래도 너네가 답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면)
왜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봐야 한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한국인 개발자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리고, 어쩌다 영어로 된 해결책들을 찾더라도 구글 번역기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사용자가 그나마 많은 서비스라면 한국인 개발자 커뮤니티들에서 어떻게 답변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사용자가 많지 않은 서비스라면
검증되지 않은 코드를 써서 이런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서비스를 바꿔야 한다
라고 주장할 것이다. 몇 달간 만든 서비스를 다시 뜯어고치려면 또 긴 시간을 써야 한다. 단순히 한국에는 Cloudflare의 APO가 맞지 않으니까 국내 서비스를 찾아라는 식으로 답을 던지고는, 적절한 대안을 찾는 것은 대표 너의 일이지 개발자인 나의 일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간 겪어본 개발자 애들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추천 받은 정보 이상으로 본인들이 열심히 자료 조사를 하고, 우리 회사 사정에 적합한 서비스를 찾고, 그 서비스가 조금 문제가 생겼을 때 미세 조정을 위해 뜯어고치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력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못하는 일'인 것이다.
이걸 다른 직원들한테 이야기하면
개발자 업무 아닌가요?
라고 자기는 모르겠다고 발을 빼고, 실제로 관련 문서들을 읽고 이해할 능력도 없다. 당연히 자기는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개발자들은 알겠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개발자들도
무슨 서비스를 쓰라고 정하면 그걸 쓰겠다
는 태도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무슨 외부 솔루션을 써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자료 조사를 하는 사람이 있기 어렵다. 기껏해야 개발자들이 갖고 오는 해결책이라는게 개발자 커뮤니티들에서 주워들은 정보이고, 그 솔루션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야, 거기서 대답을 잘 해 준다고해야, 그 서비스 이름을 공유해주는 정도다. 괜히 말했다가 '이상한 거 공부해야 된다'라고 생각하더라.
원칙적으로 했어야 하는 접근
위의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했던 것은 Cloudflare 커뮤니티에서 유사한 사례를 검색하는 작업이었다. 뾰족히 만족스러운 대답을 찾을 수 없었고, 회사 사정을 상세하게 담아 커뮤니티에 질문 글을 올렸다. 대답이 금방 돌아오지 않고, 최소한 24시간, 주말이 끼어있을 경우에는 3~4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답을 하염없이 기다릴 게 아니라 내 나름대로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 조건들을 따져봤다.
가장 먼저 찾은 해결책들은 로그인 사용자들의 Cookie 정보에 맞춰 APO가 적용되는 방식을 세분화할 수 있도록 Cloudflare의 Enterprise 버전을 쓰라는 것이었다. 1개 웹사이트 당 월 200달러를 내야 한다. 어쩌면 월 200달러를 내는게 합리적인 해결책이었을 수도 있는데, Enterprise 버전을 써도 Cookie 문제 해결하는데는 여전히 세부 셋팅을 직접 해야된다는 커뮤니티 글들이 계속 눈에 밟혔다.
어차피 모든 Cookie에 대해서 따로 지정을 해 줘야 하는게 아니라, 사용자 권한별로 직접 기사 편집을 하는 부류, 유료 가입자, 무료 가입자, 비 가입자, 이렇게 4개의 기능으로 구분이 된다는 것을 먼저 따져봤다. 이 중 유료 가입자, 혹은 유료 가입을 위해서 무료 가입을 막 진행한 사람들만 문제가 되는 상황인만큼, 이 분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것이지, 굳이 무턱대고 월 200달러 결제를 해야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직접 기사 편집을 하면서 관리자 페이지를 보는 분들은 로그인 작업이 분리되어 있으니까, 유료/무료 가입자들이 로그인 직후 어떤 페이지를 보여줄지만 작업하면 되겠더라.
다행스럽게 Cloudflare의 각종 기능을 미세조정해주는 플러그인 중에 Super Cache for Cloudflare라는걸 쓰고 있는데, 거기에 로그인한 사용자들에게 캐시된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했던 셋팅이 있었다.
평균 90% 이상의 사용자들이 캐시된 정보를 보고 있어서 웹사이트 접속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져 있었는데, 저 셋팅을 바꾸고 테스트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캐시를 꺼야 되겠더라. 1주일 넘게 0%에서 90%까지 끌어올리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썼는데, 캐시를 끄고 다 삭제하려니 가슴이 아팠지만, 위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확신도 없는 월 200달러 프리미엄 서비스를 덜컥 결제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 돌려야 하는 서비스가 1개만 있는 것도 아니고, 글로벌로 돌아가는 서비스들에 모두 월 200달러씩 적용하면 트래픽도 많지 않은 초창기 서비스가 월 몇 천 달러를 써야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저걸 끄고 1일 후에도 네이버/카카오 계정이 정상적으로 로그인 절차가 진행됐고, 결제도 캐시 때문에 꼬이는 일이 없어졌다. 다만 보안 문제로 이메일 주소를 @naver.com에서 @example.com으로 변경해버리니까 로그인을 다시한번 더 해줘야 되는 일들이 종종 생기기는 하더라. 이건 캐시의 문제일수도 있고, 로그인 연동의 문제일 수도 있을텐데, 워낙 다른 일들이 많아 원인 파악을 완벽하게 하진 못한 상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갖고 오라고 하면 한국인 개발자 중에 몇 명이나 내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요즘 개발 팀에서 나와서 '해결사' 비슷하게 일하는데 말야
학부 친구 중 하나가 모 유명 게임사에 개발자로 들어갔다가 이런 저런 일들을 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그 때 들어떤 표현 중에
요즘 개발 팀 일은 안 하고 '해결사' 비슷하게 일하는데....
라는 구절이 기억난다. 그 회사 구조상 아마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그 학부 친구처럼 머리가 번개같이 돌아가는 천재형 인력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그 친구의 학부 시절은, 남들은 '괴짜'라고 부르고, 실제로는 굉장히 비상한 머리로 남들과는 다른 해결책을 항상 찾아오던, 천재형 인재였다. 회사가 무슨 개발이건 하다가 막히는 일이 터지고, 기존 인력들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상황이 많았을텐데, 그 친구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매우 빠른 속도로 습득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순식간에 적용해서 회사의 온갖 문제를 풀어내는 자리에 배정됐다고 생각했는데, 속사정을 자세히 듣지는 않았지만 그런 방식으로 그 천재형 인재를 썼다면 회사에서 인재를 적절한 자리에 배정했다고 생각한다.
근데, 내가 보기에 그런 개발자 아니면 나머지 개발자들은 그냥 아파트 건설 인부랑 다를게 하나도 없는 기능직 막노동꾼들이다. 생각을 안 하고, 들은대로, 시킨대로, 그냥 정해진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달, 이제 12월 말이니 3달간 내가 겪고 배운 것을 공유하고 있는 내용을 모두 따라오신 분들이면 공감을 하겠지만, 그 정도 인력들이 만들고 있는 시스템은 이미 워드프레스 정도에서 해결이 된다. 워드프레스가 만능이 아니지만, 모든 기능을 다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흔히 쓰고 있는 서비스들인 포털, 블로그, 유튜브, 게시판, 커뮤니티, 쇼핑몰 정도의 서비스는 이미 워드프레스가 지난 20년간 탄탄한 서비스 커뮤니티를 쌓아놨다.
고급 인력들만 살아남는 시대가 온다
개발들한테 시킨 결제 서비스를 내가 직접 붙이면서 많은 고난이 있었다. 위에 썼듯이 아직 내 마음에 들도록 깔끔하게 문제가 해결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찜찜하다. 아마 무슨 기능이건 하나 추가할 때마다 위의 APO 사건처럼 호환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고, 또 문제 해결에 상당한 시간을 써야 할 수 있다. 근데, 이제 한국인 일반 개발자들은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경우가 아예 없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한국어로 '[개안뽑]'을 외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저 위의 천재인데 왜 기업에서 자기 천재성을 썩히고 있는지 모르겠는 저 개발자 학부 친구같은 인재들은 '안 뽑'이 아니라 '반드시 뽑'아야 하는 인재다. 그리고, 저런 인재들만 개발자로 고액 연봉을 받고 살아남아야지, 다른 인력들은 인도, 동유럽 같은 나라들에 있는 저비용 인력들로 다 대체되어야 한다.
한국은 고급 인력을 육성하는데 실패한 나라다. 대학 교육은 사실상 망했고, 폐교 수순만 남았다. 고급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글로벌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낸 것은 반도체/자동차가 유이하고, 나머지 기업 중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곳들이 있다면 아마 회사 오너가 저 위의 천재 같은 인재였기 때문이지, 채용한 인력들의 노력으로 그런 상품을 뽑아낸 곳을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인력 양성이야 어차피 어느 나라나 저런 천재들이 앞서가고, 나머지들은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수준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에서 사회 초년병 시절 경험이나 귀국 후 지난 몇 년간 이런저런 인력을 뽑으면서 알게된 국내 인력들의 사고 방식 상태를 보면, 인력 양성보다 인력들의 사고 방식 문제가 더 큰 것 같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대응하기 위해 정보를 찾고, 회사가 원하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부분에서 굉장히 '쪽집게 과외형'으로 사고 방식이 갖춰져 있다. 말을 바꾸면, 답이 왜 5번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5번이 답인 것을 알면 넘어가버리는 사람들이더라.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인 대신 드론을 작전에 투입하고, 드론 4대, 10대, 100대가 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편대 비행을 할 수 있도록 게임이론과 머신러닝/딥러닝/인공지능을 엮어서 문제를 푸는 Military start-up에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되는 걸 보면서, Multi-agent 게임을 자동화 알고리즘으로 풀어내는 인재 1명에게 드론 1,000대가 주어지면 적군 10만명을 너끈히 막을 수 있겠다 싶더라. 답이 왜 5번인지 알고, 더 어려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인재 1명이 있으면 5번이 답인 것을 외우고 넘어가는 인재 10만명을 제압할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어차피 천재는 못 따라간다. 근데, 최소한 천재가 뭘 하는지를 알아야 그 드론 100대짜리 편대 1개를 모니터링이라도 할 수 있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오늘은 '[개안뽑]'을 나 혼자서만 외치고 있을지 모르지만, 10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IT기업들이 일반 개발자 1,000명 대신 천재 1명과 자동화 시스템 1대만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최소한 한국 개발자 쓰는 것보다 인도/동유럽 개발자 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내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나겠지.
50년 묵은 난제, '아인슈타인 타일' 해결
데이비드 스미스, '모자' 타일 발견해
모노타일 발견으로 타일 이론에 새로운 지평 열려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사진=Scientific American
2022년 11월 캐나다 워털루대의 크레이그 카플란(Craig S. Kaplan) 교수는 어떤 도형을 봐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 이메일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아인슈타인 타일'로 보이는 '모자' 도형이 그려져 있었다. 타일링(평면을 덮기 위해 도형을 배열하는 다양한 방법)에 관심 있는 '도형 애호가'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가 보낸 이메일인데, 그는 영국 요크셔에 있는 자택에서 여가 시간에 기하학 실험을 즐겨 하는 아마추어 수학자다. 그런 그가 반세기 동안 전이 없던 이 문제를 풀어냈다. 반복된 패턴 없이 단 하나의 모양으로 평면을 무한대로 메울 수 있는 '비주기적 모노타일(aperiodic monotile)'을 발견한 것이다.
카플란 교수는 스미스와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카플란 교수가 만든 프로그램에서 모자 타일로 평면이 무한대로 채워질 수 있는지 확인했다. 2023년에는 엄밀한 수학적 증명을 위해 타일링 이론 분야에서 잘 알려진 수학자 차임 굿맨-슈트라우스(Chaim Goodman-Strauss)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조셉 사무엘 마이어스(Joseph Samuel Myers)에게 추가로 연락을 취했다. 굿맨-슈트라우스 수학자와 마이어스가 모자 모양의 타일이 비주기적 모노타일임을 증명하는 동안 스미스로부터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에는 "또 다른 아인슈타인 타일을 찾은 것 같다"고 적혀있었다. 스미스의 모자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 모자는 '거북이', '유령',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다른 수학적 경이로움으로 이어졌다.
'모자' 모양의 비주기적 모노타일이 평면을 무한히 채우고 있다/사진=Scientific American
평면을 무한히 채우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속성
수학자들이 본격적으로 타일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부터다. 이른바 평면의 타일링은 평면을 빈틈없이, 겹치지 않고 덮는 도형의 무한한 집합을 말한다. 여기서는 타일링에 포함된 무한히 많은 타일이 유한한 개수의 서로 다른 모양을 한 경우에 초점을 맞춘다. 무한한 테이블 위에 타일 도형을 잘라내어 테이블의 모든 부분이 한 겹의 종이로 덮이도록 하는 것이다. 반사(종이를 뒤집는 것), 회전(그 자리에서 돌리는 것), 평행이동(돌리지 않고 도형을 미는 것)을 조합하여 타일을 평면 위에 채워나갈 수 있다. 그 결과 도형의 집합은 타일링을 '인정'하게 되고, 더 일반적으로는 도형이 평면을 타일링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모든 도형 집합이 타일링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정사각형은 모노타일(하나의 집합)로서 평면을 타일링 하지만, 정오각형은 그 자체로는 평면을 타일링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정팔각형도 스스로 평면을 타일링할 수 없지만, 정팔각형과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집합은 평면을 타일링 할 수 있다.
평면을 빈틈없이 채워야 "타일링이 됐다"고 표현할 수 있다/사진=Scientific American
그렇다면 주어진 도형 집합이 평면을 타일링하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으며, 실제로 존재할 수도 없다. 이는 이론 컴퓨터 과학에서 '결정 불가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을 통해 타일링을 증명할 수 있는데, 스미스의 모자가 등장하기 전에는 항상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로 작동했다.
첫 번째 속성은 도형을 그 자체의 복사본으로 완전히 둘러싸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도형은 타일링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한 층으로 에워싸는 것으로 타일링을 담보하지 못한다. 하나 이상의 동심층을 허용하는 기만적인 '비타일러'가 있기 때문이다. 1968년 수학자 하인리히 히쉬(Heinrich Heesch)는 한 번은 둘러싸일 수 있지만 두 번은 둘러싸일 수 없는 도형을 보여주며 비타일러 주위에 만들 수 있는 동심원의 수에 상한이 있는지 물었고, 이 수치는 도형의 '히쉬수'(Heesch number)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높은 히쉬수는 6이며, 세르비아 노비사드대학의 보얀 바시치가 2020년에 발견한 히쉬 수 6은 매우 화려한 다각형이다.
현재 가장 높은 히쉬 수는 6이다/사진=Scientific American
두 번째 속성은 도형이 주기적으로 평면을 타일링한다는 특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주기적 타일링에서는 타일의 배열이 무한한 평행 사변형 격자 위에 규칙적인 패턴으로 반복된다. 즉 병진 단위(translational unit)라고 하는 유한한 타일 클러스터를 식별해서 해당 병진 단위의 복사본이 병진 이동을 통해 평면을 무한하게 덮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히쉬 수와 마찬가지로, 도형이 평면을 타일링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병진 단위의 하한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이어스가 발견한 최소 병진 단위는 10개의 타일이었다.
가장 낮은 병진 단위는 10개 타일을 포함하고 있다/사진=Scientific American
스미스에게 모자 타일이 특별해 보였던 이유는 모자 도형이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속성 중 어느 것도 따르지 않고 평면을 타일링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모자의 병진 단위가 몇 개로 이뤄져 있는지 알아낼 수 없었지만, 모자의 히쉬수는 계속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모자가 히쉬수가 높은 비타일러이거나 병진 단위가 큰 주기적 모노타일일 수도 있지만, 스미스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한 가지 가능성(비주기적 모노타일, 또는 아인슈타인 타일)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플란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비주기적 모노타일을 찾기 위한 여정
약 60년 전 수학자들은 주기적으로 반복되지 않고 평면을 타일링할 수 있는 도형 집합, 즉 병진 단위 없이 임의로 큰 주기적 타일링을 형성할 수 없는 도형 집합이 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집합을 강한 비주기성(aperiodicity)이라고 하는데, 일반 비주기성(nonperiodicity)에서 임의로 큰 주기적 타일링이 없다는 조건이 추가된 속성이다. 예를 들어 평범한 2×1 직사각형을 포함한 많은 도형에서 약간의 배치 변형으로 주기성과 비주기성을 모두 허용하는데, 강한 비주기성은 어떤 주기성도 허용하지 않는다.
2×1 직사각형으로 만든 주기적 타일과 비주기적 타일링/사진=Scientific American
강한 비주기성은 1960년대 초 하버드대학교의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하오 왕(Hao Wang)이 처음 설명한 개념이다. 그는 현재 우리가 '왕 타일'이라고 부르는 정사각형 타일, 즉 가장자리에 라벨이나 색상이 있는 정사각형 타일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타일 집합이 주어졌을 때 위쪽과 아래쪽 가장자리의 레이블 순서가 같고 왼쪽과 오른쪽 가장자리도 일치하는 직사각형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직사각형은 병진 단위이므로 그 집합이 평면을 타일링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그는 반대로 왕 타일 집합이 평면을 무한히 타일링할 수 있으면 그러한 직사각형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추측했다. 따라서 그는 왕 타일이 결코 강한 비주기성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타일링에 대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왕의 추측은 상당히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몇 년 후 왕의 제자인 로버트 버거(Robert Berger)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20,426개의 왕 타일로 구성된 최초의 비주기적 타일 세트를 구성해 냈다. 버거는 더 작은 비주기적 집합을 발견하기 위해 집합의 크기가 얼마나 작을 수 있는지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수학적 탐구을 시작했다. 1971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라파엘 M. 로빈슨(Raphael M. Robinson)은 6개의 변형된 정사각형 집합을 찾아냈다.
가장 작은 왕 타일 집합은 6개의 변형된 정사가형으로 구성된 로빈슨 타일/사진=Scientific American
그리고 1973년 옥스퍼드대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는 '연'(kite)과 '다트'(dart)라는 단 두 개의 타일로 이뤄진 결과를 선보였다.
스미스의 모자 타일이 등장하기 전 가장 적은 타일 수를 기록했던 펜로즈의 연과 다트 타일/사진=Scientific American
펜로즈의 연구로 비주기적 모노타일(aperiodic monotile)이라는 결승선으로부터 한 걸음만 남겨두게 됐다. 비주기적 모노타일은 '하나의 돌'이라는 뜻의 독일어 '아인슈타인'에서 유래한 '아인슈타인 타일'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비주기적 모노타일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아인슈타인 문제라고 불린다.
펜로즈 이후 거의 50년 동안 진전이 없었다. 굿맨-슈트라우스가 발견한 것을 포함해 몇 가지 다른 듀얼 집합이 발견됐을 뿐이고, 일부 수학자들이 제안한 단일 타일은 타일 게임 규칙을 수정해야 했다. 예를 들어 소콜라-테일러 타일(Socolar-Taylor Tile)은 비주기적으로 배열되도록 하려면 육각형을 3차원으로 돌출시키거나 단절된 조각으로 쪼개는 등의 수정을 거쳐야 했다.
비주기적 모노타일이 되기 위해 변형이 필요했던 소콜라-테일러 타일/사진=Scientific American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아인슈타인 문제에 매료됐던 이유 중 하나는 비주기적 모노타일의 존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명확한 증거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수학자들은 비주기적 모노타일이 존재할 수 없다고 단념했지만, 희망을 가진 이들은 존재 증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보다 더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묵묵히 연구를 이어 나갔다. 스미스는 결국 모노타일을 발견했고, 이는 오랜 침체의 끝을 알리듯 창발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Inside Mathematicians’ Search for the Mysterious ‘Einstein Tile’
The quest for the einstein tile—a shape never seen before in mathematics—turned up even more discoveries than mathematicians counted on
In November 2022 a colleague of mine casually asked what I was working on. My dazed answer reflected the swirl of ideas that was consuming all my mental energy at the time: “Actually, I think the solution to a major open problem just fell into my lap.” A week before, I had received an e-mail asking me to look at a shape. That was the first time I saw “the hat,” an unassuming polygon that turned out to be the culmination of a decades-long mathematical quest.
The e-mail came from David Smith, someone I knew from a small mailing list of people interested in tilings—different ways to arrange shapes to cover a flat surface. Smith isn't a mathematician; he is a self-professed “shape hobbyist” who experiments with geometry in his spare time from his home in Yorkshire, England. After Smith sent me the hat shape he'd been playing with, we began corresponding regularly, spending the rest of 2022 studying the hat and its properties. In 2023 we reached out to two additional researchers, mathematician Chaim Goodman-Strauss and software developer Joseph Samuel Myers, both also members of the mailing list and well known in the larger world of tiling theory. The four of us continued to study the hat and, in what felt like record time, succeeded in proving that the shape was a long-sought object that many assumed couldn't exist: an aperiodic monotile, also known as an einstein tile.
As it turns out, Smith's hat was just the beginning of a sequence of revelations. As we explored the new landscape of ideas revealed by this shape, we were surprised multiple times by additional discoveries that further deepened our understanding of tiling theory. Soon the hat led to “turtles,” “spectres,” and other wonders that yielded more insights than we could have expected at the outset.
Tiles have fascinated humans since ancient times, but mathematicians began studying them in earnest in the 20th century. A so-called tiling of the plane is an infinite collection of shapes that cover a flat surface with no gaps and no overlaps. I will focus on cases where the infinitely many tiles in a tiling come in a finite number of distinct shapes. Imagine a handful of templates that can be used to cut copies of the shapes out of an unlimited supply of paper. Our goal is to arrange cutouts on an infinite tabletop so that every bit of table is covered by exactly one layer of paper. We can move each cutout into position through some combination of reflection (flipping the paper over), rotation (turning it in place) and translation (sliding the shape around without turning it). If we achieve our goal of constructing a tiling, we say that the set of shapes “admits” the tiling and, more generally, that the shapes tile the plane.
Not all sets of shapes admit tilings. A square yields a tiling resembling graph paper, among other patterns, and is therefore a monotile: it tiles the plane on its own (as a set of one). A regular pentagon, in contrast, cannot tile the plane by itself. Neither can a regular octagon, although a two-element set consisting of an octagon and a square does tile.
How can we determine whether a given set of shapes tiles the plane? There's no algorithm we can use to answer this question, and in fact none could exist—the problem is what's known in theoretical computer science as “undecidable.” Nevertheless, we can study individual sets and attempt to build tilings through trial and error or other methods. Along the way we often encounter fascinating examples of how local interactions (the different ways two tiles can sit side-by-side) influence global behavior (the large-scale structure of the tiling out to infinity in every direction).
There are multiple ways to figure out whether a single shape can tile the plane. Some people, such as Smith, will even cut out physical paper copies of a shape using a computer-controlled cutting tool and play with them on actual (regrettably finite) tabletops, recruiting the immediacy of touch to augment visual intuition. In the hands of a skilled explorer like Smith, a shape will disclose its tiling secrets in short order. And in the pre-hat era, a shape would invariably behave in one of two ways.
The first possibility is that the shape will not tile the plane. As a quick test, we might try to surround it completely by copies of itself; if we can't, then the shape certainly does not admit any tilings. For instance, the regular pentagon is unsurroundable, which immediately outs it as a nontiler. But although surroundability provides evidence of tilability, it is not firm proof: there are deceptive nontilers that can be completely surrounded by one or more concentric layers of copies before getting irretrievably stuck. In 1968 mathematician Heinrich Heesch exhibited a shape that could be surrounded once but not twice and asked whether there was an upper limit to the number of concentric rings one might build around a nontiler, a quantity now known as a shape's “Heesch number.” The current record holder is a particularly ornery polygon with a Heesch number of six, discovered in 2020 by Bojan Bašić of the University of Novi Sad in Serbia.
The second possibility is that the shape tiles the plane periodically. In a periodic tiling, the arrangement of tiles repeats in a regular pattern determined by an infinite grid of parallelograms. We can describe a periodic tiling using three pieces of information: a finite cluster of tiles called a translational unit and two line segments that define the sides of a parallelogram in the grid. We can slide a copy of the translational unit out to every vertex in the grid, without rotating or reflecting it, and these copies will interlock to complete a tiling. This method offers a quick test of a shape's ability to tile: we assemble candidate translational units and then see whether any of them covers the plane by repeating in a regular grid. As with Heesch numbers, no one knows whether there is any bound on the smallest translational unit a shape might require before it can be repeated to tile the plane. Myers discovered the current record holder, a shape whose simplest translational unit contains 10 tiles.
When Smith began experimenting with the hat, what caught his eye was that it refused to conform to either of these options. The hat did not obviously tile the plane: he couldn't find a way to build a translational unit of any size. But it did not obviously fail to tile the plane, either: with effort, he could surround a hat with multiple layers of copies without getting stuck. It was conceivable that the hat might be a nontiler with a high Heesch number or a periodic monotile with a large translational unit, but Smith knew that such cases were rare. He reached out to me because he also knew that there was one other possibility, one so extraordinary that it demanded to be considered in full.
About 60 years ago mathematicians started wondering whether there were sets of shapes that could only tile the plane without ever repeating periodically—that is, that someone could assemble copies into arbitrarily large patches without ever encountering a translational unit. Such a set is called aperiodic. Crucially, aperiodicity is a much stronger property than nonperiodicity. Lots of shapes, including a humble 2 × 1 rectangle, can admit tilings that are periodic as well as tilings that aren't periodic. Aperiodic sets have no possible periodic tilings.
The notion of aperiodicity was first articulated by Hao Wang in the early 1960s, while he was a math professor at Harvard University. He was studying what we now call Wang tiles: square tiles with symbolic labels or colors on their edges that must be positioned so that neighboring squares have the same markings on their adjoining edges. (These labels are a convenient shorthand for equivalent rules that can be expressed geometrically.) Wang observed that if, given a set of tiles, one can find a rectangle whose top and bottom edges have the same sequence of labels and whose left and right edges also match, then that rectangle is a translational unit, and hence the set tiles the plane. He then conjectured the converse: that if a set of Wang tiles admits a tiling of the plane, then it must be possible to build such a rectangle. In other words, he claimed that Wang tiles can never be aperiodic.
Based on what was known about tilings at the time, Wang's conjecture was quite reasonable. Building on this work a few years later, however, Wang's student Robert Berger disproved the conjecture by constructing the first aperiodic tile set, a sprawling system of 20,426 Wang tiles. In passing, Berger speculated that it should be possible to construct smaller aperiodic sets, inaugurating an irresistible mathematical quest to see how small a set could be. By 1971 Raphael M. Robinson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had gotten down to a set of six modified squares.
Then, in 1973, University of Oxford mathematician Roger Penrose achieved a stunning breakthrough with a set of just two tiles: the “kite” and the “dart.”
Penrose's work left us one step short of an obvious finish line: an aperiodic monotile, a single shape that admits only nonperiodic tilings. Such a shape is also sometimes called an “einstein,” from the German “ein stein,” meaning “one stone.” (It's a pun on the name “Einstein” but otherwise has no connection to the famous Albert.) The question of whether an aperiodic monotile exists has been called the einstein problem.
After Penrose, progress stalled for nearly 50 years. A few other sets of size two were discovered, including one by Goodman-Strauss. Some mathematicians proposed single-shape solutions, but these inevitably required small amendments to the rules of the game. For example, the Socolar-Taylor tile is a modified regular hexagon that tiles aperiodically. The catch is that for copies of this hexagon to conspire to force all tilings to be aperiodic, nonadjacent tiles must come to an agreement about their relative orientations. There is no way to bake this restriction into the outline of the tile without introducing a trick, such as extruding the hexagon into three dimensions or breaking it into disconnected pieces.
Even when a problem in mathematics is unsolved, there is often a broad consensus among mathematicians about its likely answer. For example, Goldbach's conjecture states that every even number greater than two is the sum of two odd primes. This conjecture is unproven, but the evidence we have overwhelmingly suggests that it's correct. One reason I was always fascinated by the einstein problem is that I did not see clear evidence for or against it (apart from the grim reality of a 50-year dry spell). Some mathematicians were resigned to the impossibility of aperiodic monotiles, but I was open to either outcome. If nothing else, I suspected that an existence proof would be more tractable than a nonexistence proof. The former was likely to be an argument about the properties of a specific shape, but the latter would necessarily be a statement about all shapes. As we now know, in this instance there is some justice in the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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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당시 인력 대거 감축한 호텔·콘도업, 엔데믹 후 '비상'
관광 수요 돌아오는데 인력 상태는 그대로, 내국인 고용 어려워
위기 감지한 정부, 관련 분야에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도입 본격 허용
엔데믹 전환 이후 인력난에 시달리는 호텔·콘도업에 고용허가제 외국인력(E-9 비자) 도입이 허용된다. 정부는 29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개최,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신규 허용 업종을 확정했다. 고용 허가서 발급 등 본격적인 외국인력 신청 가능 시점은 내년 4월쯤으로 전망된다. 송출국 지정, 인력 선발 및 취업 교육기관 지정 등 일련의 과정을 고려해 계산한 시기다.
호텔·콘도업, 'E-9 비자' 외국인 고용 허용
고용허가제는 국내 기업이 내국인 인력을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외국인력 도입이 필요할 경우, 정부(노동부장관)로부터 허가를 받아 외국인력을 근로자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기업은 고용허가제하에 비전문 취업(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들을 일정 기간 고용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장 인력난 호소와 외국인력 허용 요구가 이어졌던 호텔·콘도업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와 수요조사를 진행, 최종적으로 외국인력 고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업종 확장은 주요 관광 권역인 서울·부산·강원·제주에 위치한 호텔·콘도 업체(호스텔 포함)의 청소원, 주방 보조원 직종에 시범 도입된다. 이로써 호텔·콘도업체와 청소 등 1:1 전속 계약을 맺는 협력 업체, 호텔·콘도업체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식당 근무자 등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후 고객 등 국민과 해당 업종 근로자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관계부처 합동 시범사업 평가 등을 통해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신규 허용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협회 등을 통해 직무교육 및 산업안전 교육 등을 실시한다. 2024년 하반기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호텔·콘도업 외국인력 고용관리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황 및 고용허가제의 특성 등을 고려한 인력관리 보완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방기선 외국인력정책위원장은 "지난번 음식점업에 이어 금번 호텔·콘도업까지 외국인력(E-9)을 시범적으로 허용했다"며 "향후 내국인 일자리 잠식 가능성, 사업주 관리 노력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추후 확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인력 결손'의 충격
현재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하는 호텔·콘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막대한 충격을 입었던 업종이다. 당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수입이 급감하자, 이들 업종은 직원들을 해고하며 '생존'에 총력을 기울인 바 있다. 관광산업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3월부터 2020년 9월 사이 호텔업 객실 매출액 47.7%, 고용인원은 24.6%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직후 호텔업 종사자 4명 중 1명이 직장을 잃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상황이 뒤집혔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하며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28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11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1~11월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999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5.9% 증가한 수치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하면 62% 수준이다.
문제는 관광업계의 인력 보충 속도가 관광 수요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호텔업의 경우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3D 업종(Dirty, Difficult, Dangerous의 준말)'이라는 평을 받으며 내국인 인력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객실 청소, 홀서빙 부문 등 가장 기본적인 부문의 인력부터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고용허가제 업종 확장은 과연 인력난에 짓눌리던 호텔·콘도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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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AP 획득 SaaS 솔루션 89개, 계약 체결한 솔루션은 19개
비용 부담 크고 수익성은 부족해, 외면받는 공공 시장
SW 기업 공급, '거대 수요' 기업용 SaaS 시장에 몰렸다
공공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28일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따르면, 공공시장 공급을 위해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받은 89개 SaaS 솔루션 중 계약을 한 건도 체결하지 못한 솔루션이 70개(79%)에 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공사업 특유의 낮은 수익성이 관련 시장의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W(소프트웨어) 기업이 B2B(기업간거래) 모델의 매력을 뒤로 하고 굳이 공공용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다.
"들어가는 돈은 많고, 나오는 돈은 없다"
올해 공공 시장 SaaS 계약 전체 건수는 135건, 계약 금액은 약 37억원에 그쳤다. 2022년(153건)과 비교하면 20건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한 건이라도 계약을 체결한 SaaS 솔루션은 19개에 불과했다. 이는 2020년 10월 공공 분야 클라우드 공급을 위한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저치다. 어떤 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70개 기업은 사실상 고가의 CSAP 인증 비용만 지불한 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공공기관은 공공 SaaS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제품 부족'을 지목한다. 영국(공공용 SaaS 1만1,800여 개), 미국 (1만5,000여 개)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선택지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애초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공공 시장에 많은 기업이 뛰어들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CSAP 유료 인증 장벽, 공공 시장의 낮은 수익성 등 기업에 불리한 구조가 시장 침체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공공 SaaS 전환은 상용 SW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SaaS 평균 계약 금액은 1건당 약 2,740만원에 달한다. 설사 SaaS 전환에 성공한다고 해도 공공 시장의 낮은 수익성이 다시 한번 발목을 잡는다. 올해 계약 체결에 성공한 19개 SaaS 솔루션 중 CSAP 인증 비용 이상의 수익을 거둔 기업은 절반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CSAP를 비롯한 보안 규제, 낮은 수익성 등 공공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SW 기업들, 전망 밝은 'B2B' 시장으로
공공 SaaS 사업에서 등을 돌린 SW 기업들은 B2B 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들의 SaaS 도입 수요가 폭증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SaaS 활용도는 세계 각국의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독일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SaaS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970억 달러(약 258조원)에 달했다. 2015년(41조원) 대비 6배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최근 영국의 SW 개발사 데브스쿼드(DevSquad)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70% 이상이 SaaS(2023년 기준)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 기업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약 85%가 SaaS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미국의 통합 SaaS 관리 플랫폼 기업 베터 클라우드(Better Cloud)도 전 세계 기업의 54%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SaaS 도구를 사용 중이며, 78%가 기업의 민감한 데이터를 SaaS 소프트웨어에 저장 및 관리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B2B SaaS 시장은 수많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흡수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의 외부 서비스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흐려지는 가운데, 수많은 SW 기업이 계약을 따내며 자리를 굳혀 나가는 양상이다. 현시점의 공공용 SaaS 시장은 B2B라는 '금광'을 이길 수 없다. 공공 SaaS 시장의 침몰을 막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미끼'를 제공, SW 기업의 시장 유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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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C 생태계 갖추는 크림, 중고명품 플랫폼 '팹' 투자 확대
MZ세대 덮친 '명품 리셀' 문화, 중고로 팔고 중고로 산다
각국 럭셔리 시장도 '중고'에 주목, 더 이상 틈새시장 아냐
사진=크림
네이버의 손자 기업 크림이 자회사를 활용한 중고명품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 22일 크림은 중고명품 플랫폼 '시크' 운영사 팹의 유상증자에 참여, 총 29억9,900만원을 출자했다. 중고명품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팹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틈새시장이었던 중고명품 업계가 '레드오션'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크림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한정판에서 명품까지, 크림의 'C2C' 사업 확장
크림은 2020년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5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기업으로, 현시점 국내 최대 한정판 거래(리셀) 플랫폼으로 꼽힌다. 서비스의 출발 지점은 개인 간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중개 서비스였다. 프리미엄가를 지불하더라도 희소성 높은 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후 서비스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고, 크림의 취급 항목은 한정판 운동화에서 △시계 △명품 △장난감 △음반 △게임 카드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크림은 지난 2021년 시리즈 A와 시리즈 B 단계에서 각각 200억원과 1,000억원의 규모를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미래에셋캐피탈, 알토스벤처스, 삼성증권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2,206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매듭지었다. 이후 지난 22일 크림은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업가치는 1조206억원까지 뛰었다.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반열에 오르며 입지를 굳힌 것이다.
시장 기반을 확보한 크림은 국내외 유망 C2C(개인간거래) 플랫폼에 지분 투자를 단행, 글로벌 C2C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30억 규모 자본 출자를 단행한 팹 역시 이 같은 '크림 C2C 생태계'의 구성원이다. 팹이 운영하는 시크는 지난해 5월 국내 최대 규모 명품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시크먼트'를 기반으로 론칭한 서비스다. 팹은 시크 출시 이후 제품 발송, 검수, 판매 및 정산 등 중고 명품 판매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시크 피프티' 서비스로 C2C 수요를 흡수, 빠르게 덩치를 불려온 바 있다.
"MZ 수요 잡아라" 중고명품 시장의 성장
크림이 중고명품 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MZ세대의 C2C 거래 수요를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Z세대 사이에서는 신상 명품을 중심으로 한 '보복 소비' 열풍이 불었다.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서 긴 줄을 서며 '오픈런'을 감수하는 일도 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품 가격과 금리가 동시에 뛰어올랐고, MZ세대의 구매 부담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주춤한 '신상 명품' 수요는 고스란히 중고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MZ세대들의 '투자'식 명품 구매 역시 중고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한정판 명품의 재판매를 통해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명품 소비 수요와 리셀을 통한 수익 창출 수요가 맞물리며 중고명품 시장 전반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실제 전체 명품 판매 중 중고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3.1%에서 2022년 3.9%로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2021년 약 39조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의 규모가 2025년 약 5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4조 원 규모였던 국내 중고명품 시장은 2020년 20조원으로 성장한 바 있다. 현재 국내 명품 시장이 '리셀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후 시장 성장세는 한층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불붙은 중고명품 시장 경쟁
중고명품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업계 내 경쟁 역시 치열해지는 추세다. 세계 각국에서는 중고명품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09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럭셔리 리세일 플랫폼이다. 틈새시장이었던 명품 중고거래 분야에 무게를 실어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미국 더리얼리얼, 스레드업과 함께 세계 3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2021년에는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프리미엄 수요'가 많은 명품 시계 시장에서도 중고거래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거래 수요가 폭증하는 양상이다. 와치박스(WatchBox), 크로노24(Chrono24), 워치파인더(Watchfinder) 등 온라인 명품 시계 마켓은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수요를 흡수, 관련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6년 중고 명품시계 거래의 약 60%가 온라인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국내 기업 역시 중고명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 명품 플랫폼'으로 출발한 트렌비는 최근 명품 중고거래 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2C 거래 특성상 발생하는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AI 정·가품 판단 시스템 '마르스'를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품 품질 보장에 공을 들인 트렌비는 총 거래액 중 중고 명품 거래액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명품 중고거래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크림이 팹을 앞세워 유의미한 궤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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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모듈 분리해서 정기 결제를 붙이려니 수 많은 사업 고민, 보안 고민, 관리 고민 이슈가 발생
적절한 해결책은 사업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법 규정은 어떻게 되는지, 개발 요건은 어떻게 되는지 복합적으로 따져야
그저 시키는 것만 잘 하는 개발자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냐
예전 파비클래스에 결제 모듈을 연동시킬 때, 회원 가입이 없어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일 경우에는 단순히 보험에 가입하고, 카드사 심사만으로 결제 심사가 끝났었다.
근데 이번엔 매주, 매월, 매년 정기 결제를 넣겠다고 하니 심사 절차가 훨씬 복잡해지더라. 가장 큰 문제는 회원 가입이 필수라는 부분이었는데, 지난 1월에 처음 생각했던 구조였다면 크게 복잡할 일이 없었지만, 서비스 웹사이트와 결제 웹사이트를 2개로 분리하게 되면서 문제의 난이도가 크게 올라가 버렸다.
회원 가입을 하는 순간에 결제 사이트에도 같은 회원을 하나 더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 됐고, 두 개의 회원이 같은 회원 ID 정보를 갖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거기다 정기결제가 이뤄지면 서비스 사이트에도 사용자 권한이 변경되어야 했다. 하나의 웹사이트에 묶어놨으면 단순히 귀찮은 작업 몇 개면 끝날 일이었는데 (물론 그 마저도 못 했던 개발자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보안 문제를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2개의 웹사이트로 분리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수 많은 문제들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후술하겠지만, 정말 수십번도 더 많은 유혹이 있었다. 그냥 보안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하나의 사이트로 뭉치고 싶더라. 고민해야 할 주제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회원 가입 연동: 1개 사이트 -> N개 사이트
일단 파비리서치에 가입하면 (주)파비에서 제공하는 모든 사이트에 가입하는 것이라는 방식으로 이용약관을 변경했다. 이것 때문에 회사 내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서비스들을 모두 pabii.com 산하에 이동시켜야 아닌가는 고민을 좀 했었는데, OTT랭킹(ottranking.com)의 경우는 실제로 11월까지만해도 리뉴얼 후에는 파비플레이(play.pabii.com)으로 운영할 계획이었기도 했다. 그러다 웹사이트 이름이 매우 중요하다는 시장 이해, 번역 서비스의 등장 등으로 인해 한국어 서비스 이름을 분리하기보다는 1개 이름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결국에는 영문 명칭인 OTT Ranking으로 정리되었던 적도 있다.
특히, SIAI 산하의 SIAI Extension School (한국식 평생교육원)으로 이동시킬 예정인 파비클래스의 경우, SIAI 산하로 들어가면서 한국어 서비스가 추가되는 수준인데 거기에 굳이 파비클래스라는 이름을 고집할 필요가 없지 않냐고 생각하는 중이다. 어차피 영어권 대상 AI/Data Science 전문 연구/교육 기관이 곁다리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에 번역기 하나 덧붙여주면서 (주)파비 산하에 따로 독립형 서비스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섰다. 위의 OTT Ranking도 같은 맥락에서 결정이 된 셈이다.
그 외에는 대부분 영문 서비스라 굳이 pabii.com으로 이동시킬 필요는 없는데, 워드프레스 커뮤니티 서비스 (이걸 기반으로 개발자 없이 벤처기업 도전하는 분들을 지원하려고 생각 중이다), 웹소설/웹툰 작가들이 OTT Ranking의 번역 서비스를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려고 할 때 테스트 사이트들 정도는 향후 한국어 사용자 전용으로 공급할 계획인만큼, 멀리보고 pabii.com 가입자들 대상으로 계정 총괄 사이트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현재는 파비리서치 가입자들은 자동으로 아래의 계정이 동시에 생긴다
파비리서치(https://research.pabii.com)
파비페이(https://pay.pabii.com)
파비계정(https://account.pabii.com ) - 가칭
글로벌 서비스들이랑 계정 관리를 통합할지, 분리할지 아직 미확정 상태인데, 거기에 맞춰 다른 글로벌 서비스 계정들을 따로 만들지 여부가 최종 확정이 될 것이다. 그간 한국어 사용자들의 행동 양태를 봤을 때 글로벌 서비스 계정으로 통합할 경우에는 거기에 또다시 한국어 번역기를 붙여줘야 될 것 같아서 관리가 불편하더라도 분리 서비스를 만들어야하지 않나는 생각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 (주)파비 이름으로 내놓는 서비스들을 쓸 수 있는 인력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고, 있더라도 영어로 된 계정 관리가 그렇게 부담스러울 것 같지 않아서 글로벌 통합 계정 서비스로 뭉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다. 아마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다면, 한국에 서비스를 내놓을 생각도 안 했을 것이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언어 지원을 할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겠지.
회원 가입 연동: 결제 정보 연동
여러개 웹사이트에 동시에 계정이 만들어지도록 만들면서 생긴 고민은, 도대체 어느 사이트에서 프로필 사진, 닉네임 같은 정보를 관리하고, 자기가 남긴 글, 댓글 같은 것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줘야하는 문제였다. 이걸 모든 사이트에서 다 따로 관리할 수도 있고, 1개의 통합 계정에서 관리할 수도 있을텐데, 모든 서비스가 다 나오지도 않은 오늘 시점에 가장 합리적인 것은 파비리서치에서 관리하는 것이겠지만, 당장 OTT랭킹에 웹툰/웹소설 등록하는 작가들만 받아도 상황은 바뀌게 된다. 그 때 되어서 다시 추가 서비스를 만들지, 그 때는 OTT랭킹 전용으로 따로 계정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지 등등으로 고민이 많은데, 계정 관리를 각각 서비스에서 따로 할 경우에 또다시 관리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모든 정보를 1개 사이트에서 총괄할 수 있도록 해 줘야 관리 문제가 크게 줄어드는만큼, 통합 계정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야 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앞에 쓴 대로 한국어 사용 대상자들 대상으로 서비스를 일괄 pabii.com으로 몰아넣을지 말지 확정을 못한 상태인데, 그렇다고 파비페이를 글로벌 페이 서비스 명칭으로 쓸 수는 없는만큼, 어쩔 수 없이 한국어 사용자들 대상으로 분리된 통합 계정 서비스를 만들기는 해야될 것 같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나니 결제 정보 연동 부분도 한국 서비스 대상으로 분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리됐고, 계정 관리 서비스에 결제 정보를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더라.
이 시점에 괜히 파비리서치/파비페이 분리하는 건가는 생각이 슬몃 들었다. 일이 너무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몇 년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 전체 매출액의 10%도 안 나올텐데, 굳이 한국인, 한국어 전용 서비스를 만드는데 이렇게 시간을 써야 할까? 이 시장이 이렇게 힘들여 고생해야 될 시장이 아닌 곳인데?
정기 결제 모듈 연동: 신용카드사 연동 밖에 안 된다?
처음 주당 3,300원 결제 서비스를 계획하던 시점에 내 머리 속에는 휴대폰 정기 결제가 있었다. 1달 휴대폰 요금이 아무리 적게 내더라도 한국 구조상 2~3만원은 나올텐데, 1달에 13,200원을 더 내는 식으로 얹혀가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저렇게 주당 3,300원 결제하는 분들이 1번만 결제해서 몰아보고는 또 한참 있다가 다시 또 결제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원래부터 쓰던 KG이니시스도 그렇고, 그 외 각종 결제 모듈들을 살펴봤는데, 정기 결제는 그 자체도 심사 절차가 복잡하고, 우리 회사가 심사 받을 수 있는 내용은 신용카드 밖에 없단다.
앞으로 여러 절차를 거쳐 추가 인증을 더 받을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신용카드 결제 밖에 안 되고, 정기 결제를 위해서 개인 식별자를 따로 받아야 되어서, 사용자 숫자가 1천명을 넘어가면 개인 정보 관리 문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보고를 해야된단다.
해외 서비스였으면 페이팔(Paypal) 정기 결제만 하나 붙이면 굳이 우커머스 결제 연동하려고 고생하던 것부터 시작해서 이렇게까지 복잡하고 시간만 질질 끄는 심사를 받을 이유가 없었을텐데, 개인 정보 관리 문제로 또 정부 기관에 보고까지 해야된다니, 솔직히 '한국에서 진짜 사업하기 싫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
결국 전화번호를 개인 식별자로 쓰는 KG이니시스를 쓰면서 이메일을 변형해서 저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네이버/카카오 등에서 지원하는 페이 서비스를 쓰면 그 분들이 갖고 있는 개인ID/이메일로 개인식별자를 쓰던데, 그렇게 바꾸는 것이 합리적일지, 개인ID/이메일 대신 전화번호를 받고 보안 설정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쉬운 결정은 아니었고,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다.
만약에 파비페이가 해킹을 당해서 결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됐다고 했을 때, 네이버/카카오 연동이 되어 있으면 그 분들의 네이버/카카오 ID가 공개된다. 아마 보이스 피싱 회사들이 그걸 범죄에 이용할 것이다. 개인ID/이메일을 Hash해서 변형한 정보만 저장해놓고, 정기 결제의 Key값을 전화번호로 한 다면? 역시 전화번호가 유출되면 상황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럼 그 전화번호를 내부 DB에는 역시 Hash 처리해서 갖고 있다가 정기결제가 되는 시점에만 원형으로 복구해서 쓴다면? 이쪽이 조금은 더 안전해 보이기는 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구독자가 전화번호를 직접 입력해야하는 부분이 귀찮게 느껴질 것 같다. 굳이 Hash 처리해서 저장할 꺼라면 네이버/카카오ID도 그렇게 변형해서 갖고 있으면 되는거잖아?
사실 1월에 개발자들에게 정기 결제 모듈 연동을 부탁했을 때 내가 원했던 내용들이 위에서 내가 고민했던 내용들을 좀 나 대신 고민해달라는 거였다.
근데, 한국에서 그간 인력을 뽑아보고, 그들의 학습 속도, 생각의 범위 같은 것들이 가진 한계를 겪어보고, 결정적으로 개발자, 디자이너 같은 '기능직' 분들이 사업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기능'을 만드는 부분에서 매우 제한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냥 기대를 안 하게 됐다.
위의 사항은 내가 직접, 앞으로 1~2달, 길어지면 1년간 계속 뇌의 어느 부분이 고민하다가, 사업적으로 적절한 선택을 하고, 거기에 맞게 '기능'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뽑아내는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다.
개발자들아, 사업 목적에 맞게 개발할 수 있어야 월급 받을 자격 있는거야
다른 글에서 쓴 대로, 한국형 개발자들이 시키는 것을 속칭 '까라면 까'는 사고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뛰어난 반면, 사업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기능을 변형하는 부분에서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다. 내가 뽑았던 인력들은 심지어 소셜 로그인 연동마저도 플러그인 하나 붙여놓고 더 이상 손을 못 대는 수준이었으니 '까라고 해도 까지 못하는' 경우였다고 생각이 되긴 하는데, 국내 개발자 수준이 '깔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고 한다면 내 입장에서는 아예 한국인 개발자들에게 급여를 주고 싶지 않아진다.
내 입장에서 '깔 수 있느냐'에서 당연히 Yes가 안 되면 개발자라는 직업명을 가질 자격이 없는 분들이고, 경력직으로 인정받고 싶으면 사업 목적을 듣고 이해하고, 거기에 적합한 개발을 갖고 오는 것이다. 내가 사업 목적에 맞는 개발 관련 지식을 다 뒤져보고 나면, 나는 개발자들에게 설명시키는 시간에 직접 다 만들 수 있고, 그간 경험을 봤을 때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다. 결정적으로, 개발이 안 된다고 했을 때 플랜B를 뭘로 할 것이냐라는 고민이 생길 때도, 역시 사업 목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관련 법 규정을 직접 공부했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뭐가 안 된다고 할 때마다 개발자들에게 또 다시 설명해주는 시간을 쓰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바보 같은 선택이다.
예전에 자기네 기업가치가 10조원이라고 주장하는 모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어느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너네 감옥 안 가도록 도와주는데 왜 자꾸 날더러 너네 사업 망친다고 그러냐
라는 불만을 표현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 회사가 '기술 회사', '기술 스타트업'이라고 홍보하는 곳인데, 난 그 변호사의 불만을 들으면서
'기술'회사는 무슨, '기능'회사지, 너네가 진짜 글로벌에서 쓰는 'IT기술'이 있냐, 그렇다고 SIAI 수준의 수학/통계학 기반 AI/DS로 시스템을 만들 능력이 있냐, 그냥 한국에 워낙 개발 애들이 심각하니 좀 더 깔끔하게 잘 만드는 '기능'력 수준인 주제에 왜 저렇게 변호사 말 안 듣고 고집이나 피우냐
법, 규정에 맞춰 개발해야 그게 진짜 개발이지, 자기들이 망상하는대로 만드는건 개발이 아니라 그저 개발자들 자존심 싸움, 공돌이들 망상이지
개발자들이 기능직군이라 대학 학위 제대로 공부한 애들도 없을 것이고, 당연히 법 조항 하나 제대로 이해하는 애들도 거의 없을텐데, 변호사가 하나하나 다 설명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써야 했을까...
라고 생각했었다.
전술한대로, 한국은 '개발할 수 있느냐'에서 이미 막히는 개발자들 투성이인 나라다. 상황에 맞게 개발할 수 있도록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개발자는 당연히 희귀하다. 사업을 이해하고, 관련 법 규정을 이해하면서 따라갈 수 있는 개발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는 Go lang, 함수형 언어... 같은 성능 좋다고 알려졌지만 쓸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개발 언어를 쓸 수 있으니까 고급 개발자다
나는 서버 분산 처리를 WAS, DB에서 서버 100대까지 해 본 경험이 있는 Scale-out 전문 개발자다
저런 지식을 2달 안에 다 배우고 직접 회사 웹서비스를 Scale-out하고, 빅데이터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저걸 해 본 경험치가 더 급여를 높이는 원인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개발 언어를 못 배우면, Scale-out 같은 기본 지식을 빨리 못 배우면, 그건 아예 개발자 자격이 없는 거 아닌가? 회사가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빠르게 배우고 거기에 맞춰서 시스템을 고칠 수 있느냐, 최적 해결책을 얼마나 더 잘 뽑아내느냐가 연봉 상승의 조건이야 하지 않을까?
달라는 연봉 주고, 가르치고, 따라오는거 기다리느니, 그냥 내가 직접 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아니 그간 겪어보니 압도적으로 더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