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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 무너진 지방은행 연체율, ‘약한 고리’ 부실 확산 속 정부 개입 시급

‘1% 선’ 무너진 지방은행 연체율, ‘약한 고리’ 부실 확산 속 정부 개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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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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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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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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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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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체율 1% 돌파, 건전성 지표 악화 뚜렷
NPL 비율 동반 상승, 부실 채권 비중 확대
제조·건설·도소매 부진 영향, 기업 여신 건전성 악화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되는 1%대를 연이어 돌파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경기 침체가 수도권보다 체력이 약한 지방 핵심 산업군을 덮치면서 지방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무수익여신 확대와 대손비용 급증, 지역 여신 축소가 겹치며 지방 금융의 역할 자체를 뒤흔드는 양상이다.

중저신용자 부실 급증, 시중은행 대비 연체율 5배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3월 말(대출 잔액 기준) 평균 연체율은 1.308%로 나타났다. 2009년 2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 1.65%, 제주은행 1.46%, 부산은행 1.22%, 광주은행 1.15%, 경남은행 1.06%로, 5곳 모두 은행권에서 경고선으로 인식되는 연체율 1% 선을 넘어섰다. 연체 잔액 역시 약 1조9,000억원으로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3월 말 기준 평균 연체율(0.402%)의 3.25배 규모에 해당한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대비 지방은행 연체율 격차는 1.89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2배 안팎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말에는 3.29배로 크게 벌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3.25배 격차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졌다. 특히 연체율 악화는 중저신용자에 집중됐다. 5개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평균 연체율은 5.38%로,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은행의 중저신용자 연체율(2.41%)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이 10.28%로 가장 높았고, 제주은행도 6.88%를 기록했다.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인구 감소와 소비 위축, 지역 산업 기반 약화가 겹치며 지방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빠르게 악화한 영향이 크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부동산, 도소매 등 경기 민감 업종에서 상환 여력이 약해지면서 기업 여신 부실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수요 집중으로 지방 수요가 구조적으로 단절되면서 건설업종에서의 연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말 기준 법정관리에 들어간 종합건설업체는 42곳에 이른다. 이 중 상당수는 지방 건설사로, 은행은 대출해 준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해당 대출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금리 인상 땐 취약차주 직격탄

금리 상황도 불리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4.24%로, 같은 해 10월(3.96%) 이후 11월(4.14%)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취약 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부 정책 영향으로 경기는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란 전쟁과 내수 회복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하지만 한은 추산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국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조8,000억원 증가한다.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55만원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2회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올해만 이자 부담이 3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방은행 건전성에 상당한 압박 요인이다. 지방은행의 차주는 주로 지역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경기 변동에 취약한 차주 비중이 높다 보니 금리 부담이 커질수록 연체로 이어지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른바 ‘깡통대출’로 불리는 무수익여신 비중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담보가치 하락이나 상환 능력 저하로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대출이 증가하면서 대손비용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한 5대 지방은행과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전년 대비 25.4% 증가한 5조5,080억원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5대 지방은행의 총여신이 1,655조5,759억원에서 1,712조7,207억원으로 3.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무수익여신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방은행의 어려움은 시중은행들의 호실적과도 비교된다. 지난해 국내 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은 24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이익이 각각 1조3,000억원, 1,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지방은행은 3,000억원가량 수익이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은 비이자이익 성장과 안정적인 연체율 관리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간 데 반해,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비은행’으로 살길 찾는 지방은행, 생산적 금융도 부담

지방은행이 연체의 늪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제기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지방은행의 위기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목소리다. 연체율 상승 속도와 내용이 모두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정책당국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간 정부는 지방 경기 악화와 부동산 시장 충격을 동시에 우려하며 선제 대응을 미뤄왔다. 여기에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구조조정과 공적 지원 논의 역시 사실상 유예 국면에 머물렀지만, 그 사이 지방은행 부실은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 더욱 깊게 축적됐다.

이런 부실 흐름은 지방은행의 여신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부실 위험이 커지자 지방은행들이 본래 강점이던 지역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대출을 늘리며 위험 분산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개 지방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조8,3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0% 늘어난 반면, 주력 영업 기반인 중소기업 대출 잔액(88조3,476억원)은 1.9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부 지방은행은 생존 전략으로 ‘비은행 강화’를 택하고 있다. 카드, 캐피탈, 자산운용 등 비이자 수익원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다. 전통적인 예대마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방은행의 지역 금융 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 자료를 보면, 지방은행의 지역 여신 비중은 지난해 말 81.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역 여신 성장세가 둔화하는 사이 수도권 여신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수신 비중도 68.7%에 그쳤다. 지방에서 모은 자금만으로는 영업이 쉽지 않아 수도권 등 역외에서 수신을 끌어오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지방은행의 ‘생산적 금융’ 역할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생산적 금융이란 담보 중심의 대출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생산성을 보고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정부는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은행에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은행이 대출을 늘려도 부담이 크지 않지만, 기업 성장이 정체되거나 부도율이 높아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돌아올 수 있다. 특히 연체율이 1%를 넘어선 상황에서 공격적인 여신 확대는 은행 부실로 옮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돈을 더 빌려주거나 만기를 연장해 주는 식의 단기 유동성 지원만으로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포용금융과 건전성 관리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잡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취약층을 지원하는 상생금융은 필요하지만 속도와 실적에 얽매여 은행의 부실 대출 위험성을 키우거나 역마진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경제학자는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실이 심각한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경쟁하며 매년 10조원 이상의 신규 여신을 발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기업은행 같은 공기업은 수익보다 공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손실을 감수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상황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정부 정책에 맞추다 보면 대출 심사 기준이 느슨해질 수 있고, 이는 앞으로 부실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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