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역대급 관세 수입으로 재정 부담 억누른 美, 대법원 변수·가계 부담 리스크 여전

역대급 관세 수입으로 재정 부담 억누른 美, 대법원 변수·가계 부담 리스크 여전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美 2026 회계연도 관세 수입 304% 급증, 단기 재정 개선 효과 드러나
대법원 위헌 여부 판단 지연, 관세 환급 현실화 위험 상존 
美 기업·가계에 전가된 관세 부담, 경제 성장 제동 걸릴까

미국의 관세 수입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월 상호관세 부과 등을 기점으로 본격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즉각적인 세수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단기적인 수입이 늘며 미국의 재정 부담 역시 일부분 완화됐으나, 이 같은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의 관세 정책 위헌 여부 판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을뿐더러, 관세 장벽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갉아먹는 '자충수'라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관세 정책, 단기적 성과 입증

11일(현지시각) 미 재무부는 1월 한 달간 관세 수입이 300억 달러(약 43조2,42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6 회계연도 누적 관세 수입은 1,240억 달러(약 178조원)까지 확대됐다. 이는 2025 회계연도 같은 기간 대비 304% 증가한 규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일괄 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로 상호 관세를 추가 적용하며 무역 장벽을 대폭 높인 바 있다. 이후 백악관은 주요 교역국과 협상을 진행하며 일부 고율 관세를 조정했지만, 기본적인 보호무역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급증한 관세 수입은 미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연방정부 재정 적자는 약 950억 달러(약 13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누적 기준 2026 회계연도 재정 적자는 6,970억 달러(약 1,004조원)로 2025 회계연도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으며, 달력일 조정을 적용하면 적자 감소 폭은 21%까지 확대된다. 이는 부채 부담에 허덕이는 미국에 있어 유의미한 호재다. 현시점 미국의 국가부채는 38조6,000억 달러(약 5경5,640조원) 규모에 육박한다.

변수는 현재 연방대법원의 관세 정책 관련 판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정당화한 법적 근거를 문제 삼는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달 중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결론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백악관은 만약 위헌 판단이 내려질 시 그동안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급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 나타난 재정 개선 효과의 상당 부분이 무의미해지게 된다.

美 재정 부담 가중 요인은?

미국의 재정이 단기 수입에 의존해야 할 만큼 위태로워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진 핵심 원인으로 이자 비용 증가를 지목한다. 작년 기준 미 연방정부가 지출한 이자 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2%로 집계됐다. 미 의회예산처(CBO)가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이 비중은 10년 뒤인 2036년 4.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BO는 앞으로 10년간 물가가 연 2% 상승에 수렴해 가고, 2036년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의 이자율이 연 4.4%, 기준금리가 연 3.3% 수준에 머무르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은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OBBBA)’도 재정 부담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필립 스웨겔 CBO 국장은 이 법안이 감세 기간 연장으로 세수를 줄이는 동시에 국방과 국경 안보 지출을 대폭 늘려 향후 10년간 4조7,000억 달러(약 6,770조원)의 추가 적자를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억제 정책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 중이다. CBO는 이민 감소가 노동 시장 성장을 저해하면서 결과적으로 10년간 5,000억 달러(약 720조원)의 추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에 따른 메디케어 및 사회보장 비용 증가 역시 미국의 지출 규모를 키우는 요소다.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겹겹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적자 확대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CBO는 2036년 미국 연방정부의 적자 규모가 3조1,000억 달러(약 4,470조원)까지 불어나 GDP의 6.7%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과거 50년 평균 적자율(3.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99%였던 미국 공공부문 부채 비율은 2030년 107.7%까지 치솟으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106%)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만약 대법원이 관세 정책과 관련해 위헌 결정을 내리며 환급을 명령할 경우, 이 같은 재정 위기는 한층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관세는 자충수" 지적 쏟아져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에 마냥 유리한 성격을 띠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세로 인해 발생한 비용 부담 대부분을 해외 수출업자가 아닌 미국 내 수입업자와 소비자가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2,500만 건 이상의 미국 수입 기록과 총 4조 달러(약 5,765조원) 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증가한 미국 관세 수입 2,000억 달러(약 295조원) 중 해외 수출업자 부담 비중은 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96%는 미국 내 구매자에게 전가됐다는 설명이다.

연구 책임자인 율리안 힌츠는 "관세는 자충수"라며 "외국이 관세를 낸다는 주장은 허구고, 실제로는 미국인이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사실상 미국 내에서 소비세처럼 작용하며 상품의 다양성과 물량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IfW는 관세 인상이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의 이익을 압박하고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분석을 내놓는 것은 ifW만이 아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최신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소비자 물가를 약 1.3% 밀어 올리고, 평균 가구당 1,751달러(약 252만원)의 구매력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올해 미국 실질 GDP 성장률이 약 0.4%포인트 낮아지고, 실업률이 최대 0.7%P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HBS) 연구진도 지난해 10월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돼 CPI(소비자물가지수)에 약 0.7%P 기여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