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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트럼프 관세 반대 결의안’ 통과, ‘세수확보 명분·플랜B 방어막’에 실효성은 제한적

美 하원 ‘트럼프 관세 반대 결의안’ 통과, ‘세수확보 명분·플랜B 방어막’에 실효성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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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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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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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관세반대 결의안 상정 막는 규칙안 부결
상원과 대통령 거부권 있어 실질적 효력 제한
무역확장법 232조·무역법 301·122조 등 플랜B도 마련

미국 하원에서 이르면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결의안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여당 공화당 지도부가 해당 결의안의 표결을 차단하려 했으나, 당내 이탈표 발생으로 표결 절차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탈표가 유지돼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 통과와 대통령 거부권 등의 절차가 남아있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체 입법 카드까지 준비돼 있어 실질적 효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미 하원 ‘관세 반대’ 표결 길 열려

1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이 추진한 관세 반대 결의안 표결 봉쇄 시도가 전날 하원 본회의에서 좌절됐다. 이날 표결은 '7월 3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상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칙안'에 대한 것으로 찬성이 214표, 반대가 217표 나오면서 부결됐다.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케빈 카일리(캘리포니아), 토머스 매시(켄터키) 등 공화당 하원의원 3명이 민주당 의원 214명 전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진 결과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탈 표를 되돌리기 위해 표결을 1시간가량 연장했지만 3명 모두 뜻을 바꾸지 않았다.

공화당의 관세 균열이 확인된 이번 표결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할 길이 열렸다. 정가에서는 이르면 12일 민주당이 캐나다에 대한 관세 철회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합성마약인 펜타닐 밀매에 따른 비상사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캐나다를 통한 펜타닐 유입은 전체 유입량의 0.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캐나다 관세 철폐 결의안을 시작으로 브라질 등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 철폐 표결도 추진할 방침이다.

공화당이 관세 관련 표결을 당분간 금지하려 한 건 연방대법원의 대통령 관세 부과 권한 판결까지 시간을 벌려는 의도였다. 존슨 의장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법부에서 이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시간을 좀 더 주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표를 던진 베이컨 의원은 “관세를 포함한 세금 부과 권한은 헌법에 따라 의회가 가져야 한다”며 “공화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관세에 반대해 왔고 나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경제에 순손실(net negative)이며, 미국 소비자와 제조업체, 농민들이 부담하고 있는 상당한 세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관세 없으면 美 망한다” 대법원 압박

다만 하원에서 관세 반대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상원에서 가결돼야 하고,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실질적인 효력을 갖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대해 비평가들이 내놓은 모든 예측은 실현되지 않았다”며 “(내가 가진) 증거들은 압도적으로 관세가 미국 소비자가 아닌 외국의 중개인들이 부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법원에 대한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정당화한 법적 근거에 대해 위헌 여부를 다투는 사건의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광범위한 국가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는지 여부다. 당시 일부 대법관들은 대통령 권한이 지나치게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드러냈고,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행정부의 논리에 회의적인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1월 중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관세가 미국 재정적자를 축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미 재무부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관세 수입이 300억 달러(약 43조원)를 기록함에 따라 2026회계연도 누적 관세 수입은 1,240억 달러(약 179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5회계연도 같은 기간 대비 304% 증가한 규모다. 관세 수입 증가는 적자 개선으로 이어졌다. 1월 재정적자는 950억 달러(약 13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2026회계연도 누적 기준 재정적자도 6,970억 달러(약 1,006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일을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하면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일괄 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로 상호관세를 추가 적용했다. 이후 백악관은 주요 교역국과 협상을 이어오며 일부 고율 관세는 조정했지만, 기본적인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단기간에 세수 확대 효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이에 백악관 내부에서는 위헌 판단이 내려질 경우 그동안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대법원을 압박 중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38조6,000억 달러(약 5경5,700조원)에 달한다. 1월 한 달간 순이자 지출만 760억 달러(약 109조7,000억원)로, 메디케어·사회보장·보건 지출을 제외하면 가장 큰 지출 항목이었다. 회계연도 누적 기준 총이자 지출은 4,265억 달러(약 615조7,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3,922억 달러·약 566조원)보다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급이 현실화되면 재정 개선 효과는 상당 부분 되돌려질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주장이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사진/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관세 패소하면 즉시 대체 관세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관세에 제동을 걸 경우 이를 ‘면허 수수료(Licensing Fee)’로 대체할 수 있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상품 수입을 제한한 뒤 면허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관세와 동일한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다. 그는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방대법원이 어떻게 결정할지 모르겠지만, 면허를 도입하는 것은 허용된다”며 “관세는 차라리 면허보다 덜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문답에서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위법이라 판단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면허’라는 단어를 살펴보고, 다른 것들도 살펴보겠다”며 “내 말은 다른 대안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이 가장 좋고 강력하며 빠르고 쉽고 복잡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법원의 ‘합법’ 판결이 우선이지만, 만약 패소할 시 대안이 충분히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패소 판결이나 의회의 입법적 저항에 대비해 정교한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제232조, 무역법 301조·122조를 활용해 관세 부과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 제한·관세 부과 등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다. 이미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근거가 됐다. 반도체, 의약품, 항공우주 부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보복 조치를 허용하는 조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근거에 따라 중국, 브라질, 니카라과 등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조사했는데 대상 국가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역법 122조 역시 최대 150일 동안 교역 상대국에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 법안이다. 지난해 초 상호 관세 부과 수단으로 검토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관세법 338조도 발동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상거래를 차별하는 외국에 대해 정부가 즉시 최대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최근 사용된 적 없는 조항이지만 이 역시 지난해 초 상호 관세 부과 수단으로 검토됐다. 미국 대형 로펌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 소속 테드 머피(Ted Murphy) 변호사는 “관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저 다른 근거로 부과될 뿐이다.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리면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날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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