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해외정부정책
  • 중간선거 노린 이란의 유가 공세에도 美는 타협 대신 봉쇄, 핵시설 재타격까지 검토

중간선거 노린 이란의 유가 공세에도 美는 타협 대신 봉쇄, 핵시설 재타격까지 검토

Picture

Member for

1 year 11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이란, 선거 앞둔 트럼프 압박해 유리한 종전 조건 확보 시도 
美·이스라엘은 핵시설 재공격 검토로 맞대응
핵 재건 차단 넘어 이란 지도부 권력 기반 약화 겨냥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의 해상 공격과 미국의 원유 봉쇄가 맞물리며 종전 조건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거세지고 있다. 이란은 원유 공급을 흔들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를 받아내려는 구상이지만, 미국은 이스라엘과 이란 핵시설 재공격을 검토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핵 역량 재건의 길을 끊어 이란의 협상력을 꺾고, 지도부의 전후 권력 기반까지 흔들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이란, 원유 환적 선박 집중 공격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공격받은 선박은 최소 24척으로 파악됐다. 올해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2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로, 11일 하루에만 선박 6척이 공격받았다. 피격 지점도 해협 수로가 좁아지는 케슘섬 인근부터 약 500㎞ 떨어진 카타르 앞바다까지 넓게 분포했다. 국제해사기구(IMO) 집계에서도 이달 들어 원유 운반선을 중심으로 공격이 잇따라, 해협과 주변 해역을 오가는 상선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란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대상은 봉쇄를 피해 원유를 실어 나르는 해상 환적 선박이다. 걸프 산유국들은 소형 유조선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뒤 오만만에서 대기 중인 대형 유조선에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해협 통과를 맡는 선박과 최종 구매자에게 원유를 운반하는 선박이 구간을 나눠 운항하는 구조다. 미국도 해협을 빠져나가는 원유 수송을 지원해 왔으며, 이 같은 환적 방식은 걸프 지역의 수출 물량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이란군은 해상 환적을 시도하는 소형 선박을 매일 밤 최소 5척씩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협을 빠져나온 원유가 대형 유조선에 실리는 과정까지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상선들을 잘 찾아내기 위한 전술도 개발하고 있다. 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으로 레이더 전력이 상당 부분 파괴되자 소형 선박에 비무장 감시 인력을 태워 해상 표적을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상선과 미 해군 함정의 위치를 확인해 혁명수비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지난주에도 전통 목조선인 다우선에서 이런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해 탑승자들을 퇴선시킨 뒤 선박을 파괴했다. 이란 측 관계자들은 최근 공격 수단과 빈도를 조정하는 방침이 지도부 차원에서 결정됐으며, 미국과 동맹국의 유가 안정 노력을 저지하려는 목적도 담겼다고 전했다.

美 선거 앞두고 에너지 공급망 겨냥

이란이 해협 봉쇄를 더욱 조이는 데는 다음 달 3일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경유·휘발유 가격 급등에 지친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란 정부 당국자들은 로이터에 “이란 새 전략의 목표는 미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국제 유가를 낮추려는 미국 및 동맹국들의 노력을 좌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 전술 변경은 이란 최고 지도부가 결정했으며, 권력기관 간 조율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협상에서 요구해 온 조건은 자국 항만에 대한 미군의 봉쇄 해제와 석유 제재 완화다. 해협 통제력을 앞세워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려는 의도도 이번 공격 강화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을 공습하며 이란의 전략에 발맞추고 있다. 후티는 13일 예멘 국경에서 약 1,100㎞ 떨어진 사우디 동부 다란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본사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요격한 미사일 잔해가 주변 주택가에 떨어졌다고 밝혔고, 사우디 에너지부는 아람코 행정용 건물에서 제한적인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후티는 공격에 앞서 사우디 석유시설 주변의 직원과 민간인에게 대피를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예멘 수도 사나의 석유시설을 공습하자, 후티는 아람코 본사와 리야드 정유시설 등을 거론하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였다. 공격 다음 날인 14일에도 후티는 사우디 공항과 석유시설에 대한 추가 타격 방침을 내놨다. 당시 후티는 다란의 아람코 시설과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 정유시설을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표1.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핵 역량 복구 저지 움직임

국가대응 방향주요 내용
이스라엘종전 조건 제시이란 정권 붕괴 또는 핵 프로그램 중단이 불가피할 수준의 약화 요구
핵 역량 재건 경계기존 공습으로 핵 개발 수년 지연 주장, 시설·역량 재건 가능성 경고
정권 압박 지속네타냐후 총리, 이란 정권이 수립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
미국지하시설 공격 준비화강암 아래 곡괭이산 시설 대상 기존 대형 관통탄의 타격 효과 한계 고려, 군사적 준비 추진
실사격 시험 준비DTRA 계약 문서에 화이트샌즈 지하 시험시설 긴급 복구·실사격 시험 준비 명시. 관련 소식통, 이란 지하시설 공격 방법 개발과 연관된 작업으로 설명
자료: 폭스뉴스, 미 국방위협감축국(DTRA) 등

미국·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추가 타격 검토

이란과 후티가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며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도 대이란 군사작전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주 전화 통화에서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공동 군사작전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려는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판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이란을 공격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준비는 해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타격 논의의 핵심에는 이란이 지하시설을 활용해 핵 프로그램을 복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나탄즈 핵시설에서 남쪽으로 약 2㎞ 떨어진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 단지가 주요 감시 대상으로 꼽힌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달 공개한 위성영상 분석에 따르면 올해 이 일대의 도로 활동이 관측 기간 중 가장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 출입구 보강과 도로 포장, 굴착토 제거 작업 등이 포착돼 지하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란이 원심분리기와 관련 부품을 이곳으로 옮겼다는 정보를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지하 핵시설 공격 대비 실사격 준비

이란의 핵 역량 복구를 경계해 온 이스라엘은 지도부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압박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7월 2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공습으로 이란의 핵 개발을 수년 지연시켰다고 주장하면서도, 파괴된 시설과 역량을 재건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어 이란 정권이 무너지거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할 만큼 약해지는 것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핵시설 재건을 거듭 저지해 이란 지도부가 핵 역량 회복에 기대어 전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구상까지 흔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5일에도 이란 정권이 수립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권 자체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도 이란의 핵 개발 기반을 무력화하기 위해 지하시설 공격에 필요한 군사적 준비를 진행해 왔다. 곡괭이산 시설이 단단한 화강암 아래 들어서 있어 기존 대형 관통탄으로도 충분한 타격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공개된 미 국방위협감축국(DTRA)의 계약 문서에는 올해 2월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의 특수 지하 시험시설을 긴급 복구하고 실사격 시험을 준비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 관련 소식통들은 이 시험 계획이 이란의 지하시설 공격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샌즈 시험시설 역시 화강암 내부에 조성돼 있어 지하 표적에 대한 무기 효과를 검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美, 이란 전비 고갈 겨냥해 압박 지속할 듯

미국이 군사적 압박과 함께 원유 수출을 통한 자금 확보까지 차단하면서 이란의 전쟁 수행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게 미 행정부의 판단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 8일 이란산 원유·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 운송에 관여한 선박 17척 등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재무부 당국자는 봉쇄선 밖 선박에 남아 있는 이란산 원유가 약 2,000만 배럴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며, 해상 봉쇄와 제재로 이란의 원유 선적과 하역도 중단됐다고 전했다. 제재의 목표로는 전쟁 비용과 미사일 제작, 혁명수비대 활동에 쓰이는 자금줄 차단을 제시했다. 이란이 해상 공격으로 상대국의 부담을 키우더라도 자국의 수출 수입과 군수 조달을 회복하지 못하면 장기전을 버틸 여력은 계속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판단에 따라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란이 협상 조건을 받아들일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 다수는 당장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기보다 제재와 봉쇄의 효과를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 당국자는 경제적 압박이 점차 효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현 기조를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일 대이란 봉쇄를 전면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기조에 비춰볼 때 미국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봉쇄를 유지하며 이란이 협상 조건을 수용하도록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11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