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5만 대 제한" EU 통상 압박에 하이브리드차 수출 양보한 中, 대체 시장 확보·현지 생산 '난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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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서 대중국 무역 불균형·산업 피해 대응 논의 전망 하이브리드차 수출 제한에도 낙관론 유지하는 中, 시장 의구심 여전 中 완성차 업계 유럽 현지 생산 확대, 생산비·현지 조달 규제 '부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역 불균형 심화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EU의 추가 대응 방향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팽팽한 통상 긴장 속 하이브리드차 수출 물량 제한에 합의하는 등 일부 양보에 나서기도 했지만, 내수 부진과 대체 수출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고려하면 유럽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 對중국 무역적자에 '골머리'
1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상은 15~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산 자동차와 제조업 제품의 수입 급증에 따른 역내 산업 피해 및 통상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U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는 지난해 3,600억 유로(약 544조9,070억원)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2,000억 유로(약 302조7,26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적자는 양측 간 갈등의 주축이었던 자동차를 넘어 기계류·섬유·기초금속·화학제품 등 제조업 전반에서 발생 중이며, 이에 따라 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고용 감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EU 집행위원회의 정책 방향은 중국산 제품의 역내 유입을 억제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다. 집행위는 지난 2023년부터 약 1년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했으며, 2024년 7월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역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는 판단하에 중국산 전기차에 잠정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첫 대규모 무역 제재였다. 이후 같은 해 10월 EU는 회원국 승인을 거쳐 중국산 전기차에 업체별로 최대 35.3%의 추가 관세를 매기기로 최종 확정했다. 해당 관세는 기존 자동차 수입 관세 10%에 추가되는 것으로, 적용 기간은 2024년 10월 30일부터 5년으로 설정됐다.
中 하이브리드차 수입 물량 제한
이러한 통상 압박 속 중국은 최근 EU와의 협상에서 일부 양보안을 제시하며 갈등 완화에 나섰다. 지난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집행위가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연간 수입 물량을 35만 대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8~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등이 진행한 통상 협상에서 도출된 합의에 따른 것이다. 수입 제한 조치는 올해 12월 시행될 예정이며, 2027년 연간 수입 한도를 35만 대로 설정한 뒤 2028년부터 매년 6%씩 확대해 2030년까지 적용한다.
적용 대상은 중국에서 생산돼 EU로 수출되는 하이브리드차로, 유럽 완성차 업체가 중국 공장에서 제조한 차량도 포함된다. 다만 EU 역내에서 생산되는 중국 브랜드 차량에는 수입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EU 측은 중국의 올해 대EU 하이브리드차 수출 물량이 약 8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합의로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규모를 절반 이상 줄이고, 역내 시장 점유율을 현재 약 6%에서 3%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오히려 수출 확대" 中의 자신감
반면 중국은 오히려 해당 합의를 통해 자국 기업의 수출 확대 기회가 마련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상무부는 공식 설명 자료를 내고 "EU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EU의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량은 10만7,000대였고 2025년에는 30만2,000대로 늘었다"며 "양측은 2025년 수입 물량을 기준으로 이를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해, 중국 기업의 수출 여력과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EU는 올해 예상 수입량을 기준으로 수출 감축 효과를 강조한 반면, 중국은 지난해 실제 수입량인 30만2,000대를 기준으로 향후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는 이번 하이브리드차 무역 합의에 △사실 존중 △비차별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준수 등 세 가지 원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차별 원칙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중국산 제품만을 겨냥하거나 중국 기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에 배정되는 수입 쿼터는 EU의 다른 어떤 수입 대상국에 배정되는 물량보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WTO 규칙 준수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WTO 체제 내에서 분쟁 해결 절차를 개시하고 무역 보상을 요구하는 등 모든 권리를 보유한다"고 전했다.
표1.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제한 방안과 양측 입장
| 구분 | 주요 내용 |
|---|---|
| 수입 제한 방안 | 2027년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연간 수입 한도를 35만 대로 설정, 2028년부터 매년 6%씩 확대해 2030년까지 적용 |
| EU 측 입장 | 올해 예상 수입량과 비교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유입을 절반 이상 줄이고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조치 |
| 중국 측 입장 | 지난해 실제 수입량보다 쿼터가 늘어나는 만큼 수출 확대와 안정적인 성장에 유리한 합의 |
대체 시장 모색 어려워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낙관론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이 기존 유럽 수출 물량을 여타 시장에서 소화하는 데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국 내수 자동차 시장은 소비 심리 위축, 구매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침체한 상태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약 163만 대로 전년 동월 대비 28.1% 줄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체 수출 시장의 진입 장벽 역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중국산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하며 시장 진입을 사실상 차단 중이다. 멕시코 역시 지난해 12월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를 포함한 1,400여 개 품목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승인했으며, 브라질도 지난 7월부터 수입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를 35%로 인상했다.
기존 주요 수출 시장의 흡수 여력에도 한계가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회계법인 PwC가 발표한 자동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러시아 대상 경차량 수출량은 약 55만6,000대로 전년 대비 46% 급감했다. 러시아 정부의 수입 관련 세금 인상, 현지 자동차 수요 둔화 등 악재가 누적된 결과다. 중국이 새로운 수출 거점으로 공략 중인 동남아시아 역시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PwC 집계상 지난해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약 350만 대에 그쳤으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11%에 불과했다.
현지 생산 전략 실효성 '안갯속'
이 같은 상황 속 중국 업체들은 활로 마련을 위해 유럽 현지 생산 및 공급망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2일 스텔라 리 BYD 수석부회장은 프랑스 경제 방송 BFM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내 생산 거점 2곳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며, 프랑스를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BYD는 이미 헝가리에 유럽 내 첫 완성차 생산 공장을 건설했으며, 올해 4분기 중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샤오펑은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오스트리아 공장을 통해 위탁 생산을 지속 중이며, 향후 현지 제조업체와 손잡고 신규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뜯어보고 있다. 창안자동차 역시 유럽 내 생산능력을 2028년 연간 18만 대, 2030년 35만 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제는 유럽 현지 생산 확대가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로 직결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중국보다 높은 유럽의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데다, 현지 부품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EU의 산업 규제 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집행위는 현재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 IAA)을 통해 전기차 등의 현지 생산·부품 조달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회원국 및 업계에서는 유럽산 제품의 인정 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튀르키예·영국·모로코 등 EU 역외 국가에서 생산된 차량과 부품을 유럽산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차후 확정될 규정에 따라 부품 조달망과 생산 체계의 추가 조정 부담을 떠안게 될 위험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