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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값은 NBA급, 수요는 기대 이하” 사상 최대 수익 노린 FIFA의 욕심, 비싼 푯값에 월드컵 흥행 ‘빨간불’

“티켓값은 NBA급, 수요는 기대 이하” 사상 최대 수익 노린 FIFA의 욕심, 비싼 푯값에 월드컵 흥행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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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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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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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이틀 전인데 재판매 입장권 17만 장
미국 개막전 표도 4,000장 이상 매물
축구 수요 한계에 흥행 실패 우려 확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임박했지만 흥행에는 벌써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북미 스포츠 시장의 고가 소비 문화를 근거로 FIFA가 가격 상단을 높였지만, 축구의 현지 흥행력은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가 좌석은 대거 매물로 쌓였고, 재판매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 압력이 확산되면서 일부 경기 입장권이 액면가를 밑도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공식 재판매 플랫폼서 17만6,000장 매물 쏟아져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는 조별리그 입장권 17만6,000장이 매물로 나와 있다. 재판매와 별개로 FIFA 역시 조별리그 입장권 약 1만5,000장을 여전히 팔고 있다. 특히 조별리그 경기를 중심으로 팔리지 않은 티켓이 대거 쌓이면서, 일부 경기에서는 관중석이 채워지지 않는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판매 물량이 쌓인 데는 FIFA의 가격 정책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회 티켓 정책은 시작부터 논란이었다.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 가구당 경기별 4장, 최대 40장까지 입장권을 살 수 있게 한 뒤, 이를 재판매 플랫폼에 되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과거 대회에서 ‘액면가’로만 재판매를 허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재판매 가격에 상한을 두지 않아, 시세 차익을 노린 ‘되팔이’(암표상)가 대거 몰렸다. FIFA는 자체 재판매 플랫폼을 운영하며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부과했지만 결과적으로 암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FIFA는 개최가 확정된 이후 오랫동안 티켓 가격과 판매 물량, 판매 절차 등을 공개하지 않아 팬들의 불만을 샀다. 이후 암호화폐 플랫폼을 통해 '구매권(Right To Buy·RTB)'을 판매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구매권을 확보한 팬들도 실제 티켓 가격을 별도로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 과정에서는 수시간에 달하는 대기열과 시스템 오류, 잘못된 링크 발송, 좌석 배정 문제 등이 잇따르며 혼란이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같은 등급의 티켓을 구매했음에도 예상보다 좋지 않은 좌석을 배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수요에 따라 값이 오르내리는 변동가격제(Dynamic Pricing)까지 처음 도입하면서 초기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졌고, FIFA는 사상 최고가 티켓값 논란에 휩싸였다.

FIFA 티켓 판매 정책 후폭풍, 되팔이도 안 팔린다

문제는 개막이 임박하면서 팔리지 않은 표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렸다는 점이다. 재판매 중간값은 지난 한 달 새 20% 급락했고, 거래 때 부과되는 26%의 재판매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이제 대부분의 재판매가 손해로 끝날 수 있다. 이는 일부 경기에서 관중석이 텅 빈 채 경기가 치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흥행 부진은 특정 팀 경기에 집중돼 있다. 이란 경기는 약 1만6,000장이 팔리지 않았고, 일반석 최저가는 138달러(약 21만원)에 그쳤다. 주최국인 미국조차 고전하고 있다. 미국의 파라과이전(미국 개막전) 입장권이 재판매 포털에만 4,400장 남았는데 중간값이 800달러(약 120만원)를 웃돌고, FIFA에서 직접 살 수 있는 최저가도 1,120달러(약 170만원)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스페인·우루과이 등 우승 경험국과 한 조에 묶이는 ‘좋은 대진’을 받고도 세 경기에 평균 3,900장씩 매물이 남았고, 중간값은 액면가를 밑돈다. 2034년 월드컵 유치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대표팀 인기는 인구 50만 명 안팎의 카보베르데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국 높은 가격과 변동가격제는 팬 단체와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미국 뉴욕주와 뉴저지주 검찰은 FIFA의 티켓 판매 방식과 가격 정책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FIFA가 단계별 가격 인상 전략과 좌석 등급 운영을 통해 인위적인 희소성을 조성하고 가격을 끌어올렸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FIFA가 월드컵 티켓 가격을 북미 스포츠 시장 수준에 맞추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반발을 샀다"며 "확실한 매진이 가능했던 대회를 불필요한 논란의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팬 단체들은 한 팀을 따라다니는 비용이 4년 전의 5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뉴저지에서 열리는 결승전 입장권은 최저 4,185달러(약 636만원)에서 시작해 일반석 5,575달러(약 847만원), 프리미엄석 8,680달러(약 1,320만원)까지 치솟는다.

결승전 열리는 뉴욕엔 오히려 '농구 특수'

다만 월드컵 티켓 가격만을 두고 과도한 상업화라고 단정하기에는 북미 스포츠 시장의 가격 구조 자체가 이미 고가 체제로 고착화된 상태다. 미국 주요 스포츠 리그는 오래전부터 프리미엄 좌석과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티켓 가격을 끌어올려 왔고, 최근에는 재판매 시장과 동적 가격제가 결합되면서 관람 비용이 급등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일례로 올해 NBA 파이널에서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MSG)에서 열린 경기의 평균 티켓 가격은 7,000달러(약 1,070만원)를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명 인사들이 앉는 코트사이드 인근 좌석 일부는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22만 달러(약 3억3,600만원)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들과 티켓 플랫폼들은 이번 NBA 파이널 티켓 가격이 최근 슈퍼볼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MLB)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 매체 부키스닷컴은 다저스타디움 직관 경험을 토대로 4인 가족 기준 관람료가 총 413.16달러(약 62만2,500원)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포함시킨 직관 비용은 4장의 입장권과 주차비, 핫도그 4개와 맥주, 음료수 각각 2개씩이다. 주차비는 45달러(약 6만7,800원)가 들었고, 입장권 평균 가격은 78.11달러(약 11만7,600원)다. 맥주 가격은 28달러(약 4만2,000원)로 책정됐다. 여기에 유니폼, 굿즈 등 각종 기념품까지 구매하면 한화로 한 경기를 보는 데 1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이 들어가는 셈이다.

그럼에도 수용 인원 5만 명이 넘는 다저스타디움은 매 경기마다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인기구단의 위상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일본)가 가세하면서 일본 팬 대거 유입으로 이어진 상태다. 일본에서 다저스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적잖은 비용을 투자해 날아오는 팬들도 상당수다. NFL 플레이오프와 슈퍼볼의 경우 사실상 고소득층 중심의 소비 시장으로 재편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미국 스포츠 산업 전반에서 현장 관람은 이미 대중 소비재보다 프리미엄 엔터테인먼트 상품의 성격이 강해진 셈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현재 월드컵 티켓 시장에서 나타나는 혼란은 축구의 현지 수요와 시장의 기대치가 충돌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결승전이 열리는 뉴욕은 월드컵이 아닌 NBA 열기로 들끓고 있다. 뉴욕 닉스가 27년 만에 안방에서 파이널 무대를 치르면서 도시 전체가 53년 만의 우승을 향한 '역대급'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3차전이 열린 9일 뉴욕주 매디슨 스퀘어 가든 주변과 맨해튼 일대는 닉스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로 넘쳐났고, 타임스스퀘어 전광판도 닉스 관련 뉴스로 도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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