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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사모펀드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초강수, 투자 위축·역차별 우려 증폭

금융위원회, 사모펀드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초강수, 투자 위축·역차별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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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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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PEF 대상 고강도 규제안 발표: 원스트라이크 아웃·내부통제-보고의무 강화
PEF 급성장과 홈플러스가 촉발한 규제 강화, 투자 심리 위축 및 국내외 PEF 간 역차별 우려
글로벌 스탠다드 '리스크 모니터링' 중심의 규제 전환 및 LP 책임 강화 통한 자율 견제 필요

금융위원회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과 내부통제 의무화 등을 담은 고강도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시장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국은 150조원대로 급성장한 시장의 책임성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업계는 과도한 개입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외국계 운용사(GP)와의 역차별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직접적인 경영 간섭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인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출자자(LP) 책임 강화를 통한 시장 자율 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위, PEF에 감시망 좁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기관전용 PEF 제도 개선방안’을 공개하고, 단기 차익을 위해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일부 PEF의 운용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대책은 GP의 책임성 강화와 내부통제 보완을 골자로 한다. 특히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중대한 법령 위반'이 1회만 적발돼도 즉시 GP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도입하는 등 시장 규율을 강화했다.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 기준도 신설된다. 당국은 운용 규모 5,0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GP에 준법감시인 선임을 의무화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해 부적격자를 퇴출할 방침이다. 당국에 대한 보고 의무 역시 대폭 강화된다. 기존 파생상품 매매 현황 등에 그쳤던 보고 범위가 확대돼, 앞으로는 피투자기업의 주요 경영정보와 GP 보수 산정 방식까지 담은 정기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LP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도 구체화했다. 유럽 사례를 벤치마킹해 자산·부채 등 재무 지표와 펀드 변동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LP에 의한 시장 감시 기능을 작동시키겠다는 취지다. 차입 한도는 순자산의 400%인 현행 규제를 유지하되, 차입 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사유와 관리 방안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절차를 추가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개입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적용 기준인 '중대한 법령 위반'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가령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발생한 과로사 등 노무 이슈가 GP의 등록 취소 사유로 직결될지, GP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사안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구체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자의적 해석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준법감시인 의무화 역시 PEF업계의 구조적 특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초대형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PEF는 소수 정예 파트너 체제로 운영돼 별도의 준법 감시 인력을 두기 어렵다. 그런 만큼 전문 인력 구인난과 고정비 증가는 결국 중소형 GP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화된 보고 의무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피투자기업의 내밀한 경영 정보와 보수 구조까지 제출하라는 요구는 단순한 현황 파악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의 ‘운용 개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차입 비율 200% 초과 시 보고 의무까지 더해지면서, 자율성이 생명인 PEF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150조 시장·홈플러스 사태가 부른 규제

금융위는 이번 규제 강화의 표면적 이유로 PEF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꼽았다.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20여 년간 덩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이제는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수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논리다. 실제로 2007년 44개에 불과했던 기관전용 PEF 수는 지난해 1,137개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약정액은 9조원에서 153조6,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신용카드사 총자산(188조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용협동조합중앙회(153조원)과 비슷하고, 저축은행(121조원)보다는 33조원이나 큰 규모다. 당국은 이처럼 거대해진 PEF가 단기 이익에 매몰돼 기업 가치를 훼손할 경우,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규제 드라이브의 실질적인 트리거는 홈플러스 사태로 재점화된 PEF 책임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홈플러스의 부실 원인 중 하나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 전략을 공식 지목했다. MBK가 2015년 인수 당시 4조3,000억원의 인수금융과 7,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 부담을 피인수 기업에 전가했고, 이에 따른 과도한 금융 비용과 자산 매각이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진단이다.

우려되는 대목은 이 같은 규제 강화 기조가 시장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기관전용 PEF 투자 집행 규모는 전년 대비 25.8% 감소한 24조1,000억원에 그쳤다. 국내 GP만 규제 대상이 되는 역차별 문제도 제기된다. 본사를 해외에 둔 글로벌 PEF는 감독권 밖에 있는 반면, 국내 GP만 각종 의무를 적용받아 경쟁력 저하를 겪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개별 사례를 근거로 산업 전체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신평은 홈플러스 부실 원인을 분석하면서 대주주의 전략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의 부진과 투자 여력 제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홈플러스 사태는 유통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특수한 인수 구조가 맞물린 결과인 만큼, 이를 일반화한 획일적 규제는 자칫 PEF 본연의 모험자본 공급과 구조조정 역량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EU는 시장 리스크 감시에 주력, 한국도 직접 개입 대신 시장 자정 기능 살려야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한 가운데 PEF업계는 입법 및 하위 규정 설계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내부 대응 체계 정비에 착수했다. 당국의 권고 사항을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 상시적인 관리·검사 체계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탓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향후 투자 집행 과정에서 당국과의 해석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운용의 운신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배경에는 한국의 규제 방식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건전성을 내세우지만, 이는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 리스크 모니터링에 방점을 둔 선진국 흐름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은 운용 전략을 직접 제한하기보다 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한다. 일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대형 PEF GP로부터 'PEF 리스크 집계보고서(Form PF)'를 받아 레버리지와 유동성을 점검하지만, 이는 시스템 리스크 관리용일 뿐 개별 펀드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2024년 6월 미 연방항소법원이 SEC의 PEF 규제안에 대해 권한 범위를 넘어선다고 판단한 것 역시, 투명성 강화가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유럽연합(EU) 또한 행위 통제가 아닌 정보 공개 중심의 규제 프레임을 통해 금융 시스템으로의 위험 전이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글로벌 기준에 맞춰 당국의 사전 통제가 아닌 시장 자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한다. 배당 제한이나 의무 보유 기간 설정 같은 직접 규제는 PEF 본연의 구조조정 역량을 저해하고, 자금의 해외 이탈을 초래해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LP가 주도하는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융위가 이번 안에서 LP 정보 제공 의무를 구체화하고 표준계약서를 도입한 것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한다.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 LP가 스스로 부실 GP를 선별하는 평판 시장이 작동할 때, 비로소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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