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에서 핵심 전선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 속 의미 바뀐 中 3T, 美 견제·전략적 한계로 질서 재편 동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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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통하는 '3T', 정치적 금기 아닌 외교·통상 긴장 중심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현재까지도 3T 견제 기조 지속 中의 성급한 패권국 도전, 美 견제와 신뢰 훼손으로 입지 확대 제동

중국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3T'의 의미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정치적 금기를 의미하던 용어가 중국을 둘러싼 국제 사회 내 핵심 전선을 상징하는 용어로 변모한 것이다. 2선 당선 전부터 이 같은 맹점을 정조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까지도 강력한 대(對)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 중이며, 중국의 패권국 등극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中 3T, 본질적 의미 변화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과거 중국을 설명하던 핵심 키워드는 대만(Taiwan), 티베트(Tibet), 천안문(Tiananmen)로 대표되는 3T였다. 이 세 단어는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가장 민감한 정치적 금기로 꼽혀 왔다. 대만은 주권 문제와, 티베트는 민족·종교·인권 문제와, 천안문은 1989년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문제와 각각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일하거나 중국을 상대하는 외국인에게 “3T만큼은 피하라”는 조언이 반복돼 온 이유다.
하지만 현시점 중국을 둘러싼 3T는 대만(Taiwan), 기술(Technology), 무역(Trade)으로 재편돼 가고 있다. 이는 공산당 체제의 금기가 아닌 중국이 세계 질서와 충돌하는 세 개의 전선이다. 우선 대만은 두 3T를 잇는 유일한 공통분모이나, 그 의미는 달라졌다. 최근 대만은 단순한 정치적 역린을 넘어 중국의 공세와 대만의 군사 대비가 동시에 맞물리는 실전 안보 이슈로 꼽힌다. 중국은 다른 나라를 압박해 대만의 국제 행사 참여를 막아서는 등 군사적 압박을 넘어 외교적 압박까지 이어가고 있으며, 대만 역시 전술 훈련을 강화하며 대응 태세를 갖추는 중이다.
기술은 새로운 3T의 두 번째 축이다. 과거 중국의 기술 문제는 주로 검열과 감시, 인터넷 통제 등이 중심이었으나, 지금의 기술 전선은 반도체, 인공지능(AI), 공급망 자립 등을 둘러싼 패권 경쟁에 방점을 둔다. 중국이 미국의 통제를 얼마나 우회할 수 있는지,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얼마나 지연시킬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세 번째 축인 무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과의 갈등이 핵심이다. 미국의 통상 규제를 직면한 중국은 과잉 생산된 물량을 전 세계에 밀어내듯 저가 수출했고, 이는 서방 주요국 시장에서 막대한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고급 기계류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산업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하는 실정이다.
對중국 제재 이어가는 트럼프
미국은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수년 전부터 중국의 3T에 대한 견제를 이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2선 도전 당시 평균 3%대였던 미국의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로 상향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의 최혜국 지위 박탈, 필수재 수입 축소, 핵심 공급망의 미국 회귀 등을 내세우며 중국 기술·제조업에 대한 압박도 예고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군사 개입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으면서도, 대만 방어를 공개적으로 약속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실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관세 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시발점은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었다. 해당 관세는 같은 달 발효됐고, 중국은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자동차·농기계 등에 10% 보복 관세를 매기며 맞섰다. 이어 미국은 같은 해 3월 대중 추가 관세율을 20%로 올렸고, 4월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해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한 10% 기본 관세와 중국에 대한 34% 상호관세를 추가했다. 그 뒤로도 양국은 맞보복을 거듭했고, 미국의 대중 관세율은 한때 145%,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25%까지 치솟았다. 이후 휴전 합의와 연장이 이어지며 관세율은 일부분 하향 조정됐으나,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통상법 301조 관세와 글로벌 기본 관세 등이 중첩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통제 역시 꾸준히 강화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소위 '딥시크 쇼크' 이후 일본·네덜란드 등 동맹국에 중국의 반도체 장비 접근을 더 제한하라고 압박했고, 올해 들어서는 고성능 AI 반도체의 중국·마카오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첨단 칩을 안보·관세 정책의 결합 대상으로 취급 중이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개입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억지를 국가안보전략의 우선순위로 두고 기존 파트너십과 군사력 기반의 억지 기조를 유지 중이지만, 중국 침공 시 미군 투입 여부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中 패권 전략의 한계
중국이 이 같은 미국의 압박을 뚫고 패권국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패권국이 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기반은 군사력이지만, 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경제력이 선행돼야 한다. 중국은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당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섰고,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했을 무렵에는 약 63% 수준까지 추격했다.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2027~2028년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디커플링과 공급망 통제, 대중 관세 압박이 본격화하며 상황이 뒤집혔다. 중국의 대미 GDP 비율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후퇴를 거듭 중이다.
이는 중국이 패권 도전 의지를 너무 일찍 드러낸 결과다. 덩샤오핑 전 중국 최고지도자는 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를 강조했고,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 역시 패권을 자처하지 말라는 전략적 신중론을 남겼다. 그러나 시진핑 체제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완전히 성숙하기 전 패권 확보 의지를 사실상 공식화했고, 이는 미국의 견제를 앞당기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중국이 세계 각지에서 구축해 온 전략 거점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최근 파나마와 베네수엘라, 이란 등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정작 중국은 군사적 지원은 물론 외교적 중재 방면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는 중국이 세계 질서 유지의 부담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으로 이어진다.
소프트파워의 취약성도 중국 패권론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패권국은 경제력과 군사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국제사회가 그 나라의 질서와 규범, 제도, 정치적 약속을 신뢰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과 민주 진영 탄압, 신장·티베트 인권 문제,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압박 등으로 인해 꾸준히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어 왔다. 중국이 서부 진출을 위해 제시한 국가급 정층 전략 '일대일로' 역시 개발 협력의 상징이 되기보다는 부채 의존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 논란을 낳았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은 막대한 제조업 역량을 갖췄으며, 군사 현대화를 빠르게 실현하고 있다"면서도 "세계가 자발적으로 따를 만한 규범적 매력과 신뢰는 아직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