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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무인 전쟁’ 시대, 태평양 둘러싼 미·중 무인 전력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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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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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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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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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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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형 무인 잠수정 시험 운용 돌입
'무인 부대' 중심 지능화 전쟁 구상 확대
미국도 수중 무인전력 개발, 실제 전장 투입도

중국이 미국 서해안 접근이 가능한 초대형 무인 잠수정 시험에 나섰다. 미국 역시 장기 체류형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정을 실전 배치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상함과 잠수함 중심으로 유지돼 온 해군력 경쟁 구도에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력이 본격 편입되면서 미래 전쟁의 무게중심 역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中 해군, 무인 잠수정 시험 운용

1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군사전문 매체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은 해남도(하이난) 삼야 해군기지 인근 보안 도크에서 잠수함급 크기의 초대형 무인 잠수정(XXLUUV·Extra Extra Large Unmanned Underwater Vehicle) 프로토타입 2척을 해상 시험 중이다. XXLUUV는 중국이 수년 전 공개했던 HSU-001 계열보다 훨씬 대형화된 플랫폼으로 분석된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선체 규모는 현재 세계 각국이 개발 중인 대형 무인 잠수정 가운데서도 최상위 수준에 해당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항속거리가 최대 1만 해리(약 1만8,52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연안에서 출발해 태평양을 횡단하고 미국 서해안 인근까지 접근할 수 있는 거리다.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하와이, 괌, 파나마 운하 접근권이 모두 포함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추진 체계다. 전문가들은 해당 플랫폼이 디젤 엔진과 대규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존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스노클을 사용해야 하지만,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XXLUUV는 훨씬 긴 시간 동안 완전 잠항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일부 분석에서는 스노클링 상태로 약 7,000해리를 이동한 뒤 추가로 3,000해리를 배터리만으로 잠항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장거리 이동과 은밀성이 동시에 확보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XXLUUV의 활용 범위가 단순 정찰 임무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거리 정보수집과 해양감시 임무는 물론 기뢰 부설, 해저 인프라 감시, 특수작전 지원, 해양 통신망 정찰, 소형 무인 잠수정 운용 플랫폼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형 선체가 확보되면서 탑재 공간과 전력 공급 능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향후 수십 기 규모의 소형 무인 잠수정을 탑재·운용하는 '모함형 무인 잠수정' 개념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최근 수년 동안 무인 수상정(USV), 무인 잠수정(UUV), 해저 감시체계를 동시에 확대해 왔다. 개별 플랫폼 확보보다 중요한 변화는 네트워크 구축이다. 수상과 수중에 분산된 무인체계가 정보를 공유하고 임무를 분담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 해군 현대화의 무게중심도 변화하는 중이다. 함정 수량 확대와 함께 자율항법, AI, 대용량 배터리를 결합한 무인전력 구축이 병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美 서부 해안 위협 장거리 항해 능력 탑재

중국의 XXLUUV 시험은 미국을 겨냥한 수중 비대칭 전력 구축의 성격이 짙다.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과 핵잠수함, 괌·하와이·일본·필리핀을 잇는 전진기지망을 통해 서태평양 해상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대형 수상함과 핵잠수함 전력에서 여전히 미국의 축적된 작전 경험과 감시망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 무인 잠수정은 이 격차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XXLUUV가 겨냥하는 공간도 명확하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필리핀해, 괌 인근 해역은 미군 증원 전력이 이동하는 핵심 통로다. 중국이 이 수역에 장거리 무인 잠수정을 투입하면 미 해군은 기존 유인 잠수함 탐지 체계에 더해 저소음·장기 잠항 무인 플랫폼까지 감시해야 한다. 감시 대상이 늘어나는 순간 미국의 대잠수함전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 또한 중국은 전면전 이전 단계에서도 해저 통신망 정찰, 항만 접근로 감시, 기뢰 위협 조성, 미군 기지 주변 정보수집을 통해 미국의 작전 계획 자체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중국의 의도는 잠수함 전력 보강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해군은 무인 수상정, 무인 잠수정, 공중 드론, 로봇견, 자율 지상장비를 동시에 전시하며 ‘무인 지능화 전력’의 전장 적용 가능성을 과시하고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열린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에서 신역·신질 작전역량 비중 확대와 무인·지능화 전투역량 발전을 지시했다. XXLUUV는 이 노선이 해저전 영역으로 확장된 결과물인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이 추진하는 ‘지능화 전쟁’ 구상과도 맞물린다. 중국군은 정보화 전쟁 이후 단계로 AI 기반 전장 인식, 자동화된 표적 식별, 기계 보조 의사결정, 무인 플랫폼 간 협업을 제시해 왔다. 특히 '무인 부대'는 이 구상의 실험장이자 선전물로, 인간 지휘관이 목표와 제한 조건을 설정하고 분산된 무인체계가 정찰·교란·기만·타격 임무를 나눠 수행하는 방식이 중국군 문헌과 군사훈련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분명하다. 중국은 유인 전력의 질적 열세를 무인 플랫폼의 양적 확산과 위험 분산으로 상쇄하려 한다. 미국의 강점은 고성능 플랫폼, 통합지휘체계,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인데, 중국은 이 강점을 정면으로 상대하는 대신 감시 대상과 위협 축을 늘려 미국의 대응 비용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 XXLUUV 수십 기가 작전망에 편입될 경우 미군은 괌과 하와이, 미 서부 해안 접근로, 해저 케이블, 군항 주변까지 방어 범위를 넓혀야 한다.

미해군이 시험 제작한 만타레이 가오리 무인 잠수정이 테스트를 위해 수중에서 견인되고 있다/사진=노스럽 그루먼

美 해군, 무인 병기 실전 운용 단계 돌입

미국도 중국의 압박에 대응해 수년 전부터 수중 무인전력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 해군은 2023년 보잉과 헌팅턴잉걸스가 개발한 초대형 무인 잠수정 오르카(Orca)를 인도받았다. 오르카는 장기간 독자 작전과 모듈형 임무 탑재를 전제로 설계된 플랫폼이다. 기뢰전, 감시·정찰, 전자전, 특수 임무 지원 등 다양한 작전 개념이 거론된다. 중국의 XXLUUV가 서태평양 해역에서 미국의 접근 비용을 끌어올리는 수단이라면, 오르카는 미국이 분산형 수중전력으로 대응 범위를 넓히려는 핵심 자산이다.

미 국방부 산하 연구조직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하는 만타레이 프로그램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노스럽 그루먼이 제작한 만타레이 프로토타입은 2024년 캘리포니아 남부 해역에서 실해역 시험을 마쳤다. DARPA는 이 프로그램을 장기 체류형 수중 무인체계의 에너지 관리, 저전력 추진, 수중 항법, 임무 관리 기술 검증 사업으로 설명하고 있다. 해저에 장시간 머물며 필요 시 임무를 수행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미국의 무인전력 확장은 수중 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미 해군과 해병대는 2021년 ‘무인 캠페인 프레임워크’를 통해 공중·수상·수중·지상 무인체계를 통합하는 장기 계획을 제시했다. 목표는 전장 전 영역에서 생존성, 확장성, 치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있다. 유인 함정과 항공기가 모든 위험을 떠안는 방식은 고비용 전장 환경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반면, 무인 플랫폼은 위험 지역 선투입, 감시망 확장, 기만 작전, 표적 탐지, 인명 구조까지 담당하는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무인전력 투자는 이미 실전 투입 검증도 마쳤다. 지난 9일 오만만에서 이란군에 격추된 미 육군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의 승무원 2명을 구조하는 작전에서 무인 플랫폼이 직접 임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무인 수상 드론이 수색구조 임무에 나서 실제 인명을 구조한 최초의 사례다. 당시 팀 호킨스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미 군사전문매체 TWZ에 “오만 해안에서 아파치 승무원 구조를 지원한 수상 드론은 미 해군 제5함대의 태스크포스 59가 운용하는 미 해군 코르세어(Corsair) 무인 수상정”이라며, “태스크포스 59는 지난 3월 말부터 해당 전구(戰區)에 이 드론들을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르세어 수상드론이 승무원 2명을 구조하는 동안 공중에는 유인 전투기와 MQ-9 리퍼(Reaper)드론이 떠 있었으나, 실제 구조작업을 수행한 것은 코르세어였다. 중부사령부는 코르세어가 “그들을 회수했다(picked them up)”고 표현했다.

TWZ는 “미 해군이 특히 광대한 태평양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해상 감시와 정찰 능력, 존재감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무인 드론의 성공적인 구조 임무 수행은 무인 수상정이 앞으로 전세계 해상 수색구조 작전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명확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남중국해와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무력 충돌 시, 중국의 미사일ㆍ전투기 사정권 하에 들어 미군 자산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투 중 격추되거나 고립된 미군을 찾아 구조하는 작전(CSAR)에서 코르세어와 같은 무인 수상드론이 유용하게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 전투기의 예상 비행 경로를 따라 무인 드론을 사전에 분산 배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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