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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인도의 강대국 도전, 현실 인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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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8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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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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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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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견국 현실주의 시험대 
아시아 질서 재편 속 인도 역할 확대 
제조업·인적자본·중견국 연대, 강대국 도약 조건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도가 지난해 인구 14억6,000만 명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 인구국에 올랐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경제·군사적 기반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조1,500억 달러(약 6,37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나 1인당 GDP는 2,800달러(약 430만원) 수준에 그친다. 국방예산도 꾸준히 확대됐지만 미국·중국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인도는 풍부한 인적 자원과 대규모 군사력, 전 세계에 걸친 네트워크, 인도양의 전략적 입지라는 강점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규모만으로 강대국 지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과제는 현재의 중견국 위치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이를 장기적인 국력 확대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국력의 출발점은 현실 인식

인도는 중견국이라는 평가를 현재의 국가 역량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중견국 현실주의는 인도의 한계를 부각하기보다 강대국 도약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보여주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강대국의 위상은 정치적 선언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다른 국가들이 인도의 영향력을 고려해 정책과 전략을 조정하도록 만드는 실질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생산과 투자를 뒷받침하는 산업 기반은 물론 효율적인 행정과 사법 체계, 원활한 물류망, 신뢰도 높은 통계 시스템, 경쟁력 있는 도시 환경까지 국가 운영 전반의 역량 축적이 필요하다.

인도는 최근 주요 경제권 가운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물류 체계와 기반 시설 개선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주요국들도 인도를 더 이상 주변적 행위자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의 위상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영향력의 범위와 지속성이다. 국가 역량을 과도하게 소모하지 않으면서 자국 영향권 밖의 국제 현안에도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향후 위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주: 인도의 중견국 역할은 서방과 글로벌 사우스, 인도·태평양을 잇는 다자 협의체 네트워크 속에서 형성된다.

지역 강국 넘어 질서 형성 주체로

이 같은 과제는 국제질서 재편과 맞물리며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동안 인도의 안보 전략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분쟁 등 남아시아 현안에 집중돼 왔다. 이들 사안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지만 인도 규모의 국가가 지역 갈등 관리에만 역량을 투입하기에는 경제적·외교적 이해관계가 크게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부상은 인도를 둘러싼 전략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어느 한 국가가 단독으로 아시아 질서를 주도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규범과 공급망, 경제 협력 체계, 안보 협력 구조 형성에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외교적 위상보다 정책 집행력과 제도 구축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인도의 경제 현실도 이러한 과제와 맞닿아 있다. 낮은 1인당 소득은 조세 기반과 복지 재원, 국방 투자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제 규모는 크지만, 소득 수준은 아직 높지 않은 만큼 정책 실패나 투자 비효율이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직결될 위험이 크다.

주: 아시아 중견국들은 공식 연합체 대신 안보·무역·전략 협력을 바탕으로 독자적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군사력 뒷받침할 산업·인적 기반 과제

국가 역량은 제조업 기반과 첨단 기술, 물류 체계, 에너지 인프라, 재정 여력, 지휘 체계 등이 함께 작동할 때 지속 가능한 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는 2024년 약 860억 달러(약 132조원)의 국방비를 지출하며 세계 주요 군사 지출국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최근 무기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지만 인도는 여전히 세계 주요 무기 수입국에 속한다. 이는 국방력 강화와 함께 방위산업 자립 기반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비스 산업은 소득 증가와 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방산 생산 능력과 공급망 경쟁력은 제조업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물류 환경도 개선되고 있으나 일부 산업 거점을 중심으로 성과가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국 단위의 물류망 고도화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적 자원의 활용도 중요한 과제다. 인도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남성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는 가계소득과 소비, 조세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과 직결된 과제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교육과 의료, 도시 인프라 등 사회 기반 확충도 병행돼야 인구 규모를 생산성과 혁신 역량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인도의 인구 구조가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이러한 기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아시아 중견국 협력과 인도의 전략적 역할

인도의 전략적 인식 변화는 아시아 전반에서 나타나는 외교·안보 환경 변화와도 방향성을 같이한다. 미국 중심 안보 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 주도의 지역 질서에 대한 경계심도 이어지면서 역내 국가들은 외교 전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안보와 경제 모두에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중견국은 국가별 안보 여건과 외교적 우선순위가 서로 다르다. 이 때문에 단일한 정치·군사 협력체를 구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 안보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 재난 대응, 디지털 규범, 에너지 안보, 방산 협력 등 실질적인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연계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다.

인도는 이러한 협력 구도에서 역할 확대가 기대되는 국가로 꼽힌다.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외교 노선을 유지하면서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동,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폭넓은 관계를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위상은 외교적 수사보다 실질적인 기여 역량에 의해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항만 인프라와 디지털 공공 인프라, 개발 금융, 해양 안보 지원 등 주변국이 필요로 하는 협력 수단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때 역내 영향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향후 10년을 위한 중장기 국가 전략과 수십 년에 걸친 국력 강화 로드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산업 경쟁력과 국가 역량, 제도적 기반을 꾸준히 확충하며 대내외 과제에 대응해 나갈 때 중견국 현실주의는 한계가 아닌 성장의 토대로 기능할 수 있다. 인도의 강대국 도전은 현재의 위치를 부정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냉정하게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India Middle Power Realism Is the Only Route to Great-Power Statu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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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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