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이낸셜] 비선형 필립스 곡선이 남긴 인플레이션의 교훈
[딥파이낸셜] 비선형 필립스 곡선이 남긴 인플레이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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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노동시장 긴축이 동시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국면 비선형 필립스 곡선에서 판단 오류가 비용으로 전이된 구조 학교 예산과 교육 운영에 필요한 국면별 대응 방식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은 급등했다. 유럽의 물가는 2022년 10.6% 상승했고, 미국은 9.1%에 달했다. 이는 각국이 목표로 설정해 온 2%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물가가 이 정도로 상승한 국면에서는 기존의 경제적 판단 기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교육 재정과 임금 결정, 경제 교육 역시 변화한 환경을 전제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인력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에서는 작은 비용 변화도 물가와 예산에 즉각 반영된다. 이러한 국면에서 과거의 모형에만 의존할 경우, 정책 대응의 시점을 놓치기 쉽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예측하는 일이 아니다. 기존과 다른 국면에 진입했는지를 식별하고, 이에 맞는 대응 방식을 적용하는 데 있다. 평상시에는 인플레이션의 소폭 변동이 재정 운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2021~2022년처럼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난 시기에는 작은 판단 착오도 빠르게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임금과 계약 조건에 대한 조정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기존의 재정 운용 방식은 한계를 드러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이 동시에 긴축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 대응 체계를 사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학교 예산의 구조적 취약성
비선형 필립스 곡선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틀이다. 노동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급격히 커진다. 이는 구직자 수보다 일자리가 많고, 채용 속도가 빨라지며, 임금 상승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조건은 2021~2022년에 실제로 나타났다. 2022년 3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1,200만 건을 넘었고,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도 1을 상회했다. 노동시장에서 인력 부족이 구조적으로 나타난 시기다.
이 국면에서는 비용 변화가 물가에 즉각 반영된다. 임금이나 운영비가 소폭 증가하더라도 이를 흡수할 여지는 제한적이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은 짧은 기간에 빠르게 확대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2% 수준의 물가를 전제로 설계된 기존의 예산 연동 방식이 현실과 괴리를 보이게 된다. 비용 증가 속도가 기존 가정을 벗어나면서, 연간 단위의 조정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임금 인상 구조, 장학금 규모, 조달 계약에는 물가와 노동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되는 기준을 사전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보다 빈번한 점검과 조정이 요구된다. 이는 비용 압력이 누적되는 구간에서 재정 운용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 과정에서도 반영돼야 한다. 다수의 교과서는 필립스 곡선을 안정적인 선형 관계로 설명하지만, 이는 물가와 고용이 정상 범위에 있을 때만 유효하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국면은 노동시장이 경색될 경우 물가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해는 향후 교육 행정과 정책 분야에서 예산 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하게 된다. 같은 비용 증가라도 국면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 비용이 상승하는 충격은 하락할 때보다 훨씬 큰 가격 변동으로 이어지고, 비용이 오를수록 예측 오차도 더 빠르게 커진다. 이런 비대칭성은 비선형 필립스 곡선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으로, 작은 상방 비용 충격도 큰 가격 변동으로 이어진다.
2021~2025년 물가 국면의 핵심 신호
최근 수년간의 흐름은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2% 수준을 크게 벗어났고, 이 시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노동시장은 인력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태였다. 물가와 고용이 동시에 압박을 받으면서, 작은 충격이 빠르게 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 이후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가 정상 범위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급격한 물가 상승이 노동시장이 긴축된 국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과정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일부 연구는 기업이 가격 인상에는 신속하게 반응하지만, 인하에는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가격 조정의 비대칭성이 물가 급등을 설명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다른 연구는 이런 요인이 과도하게 평가됐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함께 고려하면, 전반적인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인 범위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두 해석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노동시장이 긴축된 환경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기 쉬우며, 동시에 기대의 변화에 따라 그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교육 재정과 조직 운영의 관점에서 중요한 점은 어느 하나만을 전제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물가 압력과 기대 형성이라는 두 요소를 함께 고려한 대응이 요구된다.

주: 기조 인플레이션이 제로 수준이나 마이너스 영역에서 2%에 근접할수록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는 빠르게 가팔라진다. 이때는 같은 수요 충격이라도 인플레이션이 훨씬 크게 반응한다. 이러한 곡선의 특성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서 멀어질수록 예산 운용 방식의 전환이 필요해지는 이유를 보여준다.
작은 오류가 비용으로 전환되는 시점
경제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제한적인 조정만으로도 예산 관리가 가능하다. 등록금의 소폭 인상, 일부 지출 조정, 계약 조건의 부분 수정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물가와 노동시장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국면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임금이나 운영비가 소폭만 증가하더라도 예산 부담은 빠르게 확대된다.
이 시기에는 비용 증가가 연쇄적으로 나타난다. 인건비 상승은 조달 비용과 운영비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추가적인 비용 압박으로 연결된다. 그 결과 기존 예산 계획이 전제로 삼았던 비용 증가 속도와 실제 지출 증가 사이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진다. 작은 판단 착오가 단기간에 큰 재정 부담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대응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한다. 평상시에는 정기 인상과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한 운영이 가능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국면에서는 에너지와 식료품 계약을 보다 짧은 주기로 점검하고, 임금과 지원 항목에 대한 조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연간 계획만으로 예산을 관리하기 어려워지며, 중간 점검과 조정을 전제로 한 운용 방식이 요구된다.
학교 운영을 위한 실천 기준
학교 운영에서는 상황 변화에 따라 예산과 계약이 함께 조정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관찰할 지표를 제한적으로 정하고, 수치 변화에 따라 취할 조치를 사전에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몇 달간 4%를 넘고 인력 수요가 높은 상태가 이어질 경우, 비용 압력은 빠르게 확대된다. 이 구간에 진입하면 연간 단위로 고정된 운영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급여 협상은 더 자주 진행돼야 하고, 중간 점검이 전제돼야 한다. 에너지와 식료품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은 장기 고정 계약보다 조정이 가능한 구조가 바람직하다. 학생 지원 역시 과거 기준이 아니라 최근 물가를 반영해 조정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예산과 계약을 고정된 상태로 유지하지 않는 데 있다.
이러한 접근은 교육 내용에도 적용될 수 있다. 2021~2023년의 경험은 노동시장과 물가가 동시에 압박을 받을 때 예산 운용 방식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플레이션이 2%일 때와 8%일 때의 예산을 비교하면, 차이는 운용 방식에서 나타난다. 같은 비용 증가라도 안정된 환경에서는 흡수되지만, 압박이 큰 국면에서는 즉각적인 조정이 필요해진다. 운영 과정에서의 설명 역시 단순해야 한다. 조건 변화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사전에 제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생활비 지원을 조정하고, 인력 수급이 완화되면 기존 체계로 복귀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하는 식이다.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은 안정적인 환경을 전제로 한 기존의 판단 방식이 언제 한계에 도달하는지를 보여줬다. 노동시장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작은 비용 변화도 물가와 예산에 빠르게 반영되며, 그 영향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다. 이런 국면에서는 단일한 판단 기준만으로 모든 상황을 관리하기 어렵다. 교육 재정과 경제 교육 모두 여건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달라지는 체계를 전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준비가 이뤄질 경우, 다음 충격은 비용 부담을 남기더라도 운영 전반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줄어들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en Small Errors Become Big: The Nonlinear Phillips Curve and the Inflation Lesson Schools Can’t Ignor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