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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美 규제가 성장 촉진했다" 증시서 자금 쓸어담는 中 반도체 기업들, 로봇·우주까지 열기 확산

[중국 반도체] "美 규제가 성장 촉진했다" 증시서 자금 쓸어담는 中 반도체 기업들, 로봇·우주까지 열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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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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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기업들, 줄줄이 증시에 도전장 내밀어
"공모가 대비 6배 뛰었다" 무어스레드·메타X 등 IPO 흥행 사례도 누적
급격히 가속화한 기술 자립, 핵심 원인은 美 대중 수출 규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무어스레드, 메타X 집적회로 상하이(메타X) 등이 나란히 증시에 입성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가운데, 여타 현지 기업들도 홍콩·상하이 증시에 도전장을 던지며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중국 반도체업계의 열기가 현지 첨단산업계 전반에 들불처럼 번져 나가자,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미국이 단행해 온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의 '역풍'이라는 평이 나온다.

中 반도체업계 'IPO 러시'

29일 외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유망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비런테크놀로지는 내년 1월 2일 홍콩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홍콩 증시에 중국 GPU 업체가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런테크놀로지는 상장을 통해 H주 2억4,8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며, 주당 발행 가격 범위는 17~19.6홍콩달러(약 3,140~3,62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번 IPO를 통해 비런이 조달하게 되는 자금은 6억 달러(약 8,900억원) 규모다.

중국 빅테크 바이두 역시 인공지능(AI) 반도체 자회사 쿤룬신의 홍콩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쿤룬신은 데이터센터 서버 구동용 칩을 생산하는 기업이며, 기업가치는 최소 30억 달러(약 4조4,000억원)로 평가된다. GPU 스타트업 상하이 일루바타르 코어엑스 반도체도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IPO를 통해 최대 3억~4억 달러(약 4,400억~5,900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8년 AMD 출신들이 설립한 상하이 엔플레임 테크놀로지는 중국 본토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미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기가디바이스반도체와 몽타주는 각각 최대 10억 달러(약 1조4,350억원)를 조달하기 위해 내년 1월께 홍콩 증시에서 2차 상장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3D 나노플래시 메모리 설계·제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의 상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IPO를 통해 자사의 속사정을 노출하기를 꺼리던 중국 반도체업계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본격적으로 노선 전환에 나선 것이다.

무어스레드·메타X 흥행에 기대 확대

이들 기업에 대한 흥행 기대는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소위 중국의 ‘4대 GPU 유망주’로 꼽히는 기업인 무어스레드와 메타X가 이달 상하이 증시에 줄줄이 상장해 각각 80억 위안(약 1조6,900억원), 42억 위안(약 8,9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무어스레드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425%나 급등했으며, 메타X의 상장 첫날 주가도 693% 뛴 채 마감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무어스레드는 엔비디아 글로벌 부사장 및 중국 총괄이었던 장젠중이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출범 당시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해 화제가 됐으며, 창립 초기부터 중국 주요 기관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받았다. 현재 무어스레드는 AI, 영상 처리, 고차원 계산 등 다방면에 활용 가능한 GPU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X는 2020년 미국 AMD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회사로,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고성능 AI용 GPU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현시점 무어스레드와 메타X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6배가량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양 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상장 이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무어스레드와 메타X의 흥행을 기점으로 중국 기술업계에 더 많은 자금과 인력이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뚜렷한 주가 상승세와 낙관적 전망이 관련 산업계의 성장을 견인하리라는 시각이다. 실제 무어스레드, 메타X와 '중국판 엔비디아'라 불리는 캠브리콘이 모두 상장된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의 커촹50 지수는 올해 들어 약 35% 상승했다.

中 첨단산업계, 美 규제 발판 삼아 급성장

중국 반도체 시장이 증시 자금을 쓸어 담으며 시장의 우호적 여론을 입증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기술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앞당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엔비디아 고성능 칩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으며, 2023년에는 저성능 칩으로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본격적으로 무역 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올해 4월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으로 설계한 H20 칩의 수출까지 사실상 막혔다. 이에 중국은 강력한 반도체 기술 자립 의지를 내비치며 자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섰고,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자체 공급망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 시작된 '봄바람'은 로봇·항공우주 등 중국의 여타 첨단 산업계로 빠르게 번져 나가는 추세다. 지난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딥로보틱스가 본토 A주 상장을 위한 상장 지도(튜터링)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최종 심사는 내년 4~6월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딥로보틱스는 저장대 부교수 출신의 주추궈가 2017년 설립한 로봇 기업으로, 딥시크·유니트리 등과 함께 ‘항저우 육소룡(항저우 소재 6개 유망 기술 기업)’으로 꼽힌다.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유니트리는 이미 지난 10월 상장 지도 절차에 착수했으며, 러둥로봇은 이달 초 홍콩 증시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최초의 재활용 로켓 ‘주췌-3’ 발사로 주목받은 민간 우주 기업 랜드스페이스도 IPO 심사 지도를 마쳤다. 이처럼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증시가 활성화되자, 외국인 자금도 속속 중국 증시로 유입되는 추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A주로 들어온 해외 자금은 506억 달러(약 73조원)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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