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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진단] "대만은 아직도 대졸자 월급 150만원이라는데"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 5,000만원 훌쩍 넘는 韓, 몸값 왜 여기까지 뛰었나

[생산성 진단] "대만은 아직도 대졸자 월급 150만원이라는데"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 5,000만원 훌쩍 넘는 韓, 몸값 왜 여기까지 뛰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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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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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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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중심' 성장구조 택한 대만, 대졸 평균초임 149만원에 그쳐
韓, 주요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 5,000만~7,000만원 수준
IMF 구제금융기 당시 발생한 구조적 문제 고착화

올해 대만 대졸자의 평균 초임이 한화 환산 기준 150만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 중심 성장 구조로 인해 시장의 비용 경쟁이 격화하며 임금 상승세가 정체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만의 저임금 흐름이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는 사뭇 대조된다는 평이 나온다.

임금 상승 속도 더딘 대만

6일 헤드헌팅업계에 따르면, 대만은 수십 년째 확고한 저임금 기조를 유지 중이다. 실제 대만 취업 사이트 104인력은행의 구직 회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대만 대졸자의 평균 초임은 3만3,713대만달러(약 149만원)로 집계됐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780만원 수준이다. 대만의 2025년 최저임금은 2만8,590대만달러(약 131만원)로 지난해보다 겨우 4.08% 인상되는 데 그쳤다.

분야별 임금을 살펴보면 이공계 전공자의 연봉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 대졸자 가운데 공학, 의약·보건, 기계, 수학·전산 분야 전공자의 평균 초임은 3만6,000대만달러(약 160만원)로, 문과생의 평균 초임을 13%가량 웃돌았다. 석사 출신 졸업자 평균 초임은 3만6,364대만달러(약 161만원)로 학사 졸업자보다 소폭 높았다.

대만의 임금이 낮은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핵심 원인으로는 '하청 경쟁'이 꼽힌다. 대만은 1970~1980년대부터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보다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산업에 힘을 쏟아 경제 성장을 이룩한 나라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하청 업체가 시장 생존을 위해 경쟁적으로 수주가를 낮췄고,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억제했다.

韓 대기업 초임은 '천정부지'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만의 임금 체계가 한국과 극명히 대비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대졸자의 초임은 기업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1월 발표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우리나라 대졸 초임 분석 및 한일 대졸 초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연 임금 총액)은 초과급여 제외 시 연 5,001만원, 초과급여 포함 시 연 5,30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사업장의 대졸 정규직 초임 평균(3,675만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대 대기업만 놓고 보면 정규직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더 올라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취업 포털 사이트 등의 자료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세전 기준 정규직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6,900만~7,000만원 △현대자동차 5,500만~7,000만원 △LG전자 6,000만~7,000만원 △LG화학 6,000만원 △기아 5,500만~7,000만원 △삼성SDI 4,100만~7,000만원 등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웃 국가인 일본과 비교해도 특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황 등을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대졸 초임 전체 평균(10인 이상)은 한국 기준 4만5,401달러(약 6,670만원)로, 일본(3만4,794달러·약 5,130만원)보다 약 30.5% 높다. 대기업 간 평균치를 비교해 봐도 국내 기업(500인 이상)은 5만7,568달러(약 8,320만원), 일본 기업(1,000인 이상)은 3만6,466달러(약 5,270만원)로 격차가 뚜렷하다. 해당 수치는 2023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일본 후생노동성 임금구조 기본 통계조사를 통해 산출됐다.

대기업 임금 뛰어오른 이유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기 전후부터다. 외환 위기는 대규모 고용 조정으로 이어졌고, 상당수 근로자가 한 직장에서 뿌리를 내리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이 시기부터 비정규직이 늘어났고, 대기업의 외주화가 확대됐다.

당시 대기업들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하도급 기업들에 단가 인하를 직접적 혹은 우회적 방법으로 강제하곤 했다. 원청 기업의 지위를 활용해 다수의 중소기업에 비용 요인을 전가한 것이다. 가격 협상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납품 단가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수익성 확보에 제약이 생기며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의 성장은 제한됐고, 이는 결국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확대로 이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산업계 핵심 축인 삼성전자의 인재 전략으로 인해 완전히 고착화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 연구·개발(R&D) 시너지 향상과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기획·개발 핵심 인력들을 수원으로 집결시키고, 이들에게 많은 임금을 지급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직접 나서서 임금 수준을 끌어올리며 대기업 특유의 고임금 체계를 확고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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