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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분의 2토막, 대출 규제 성적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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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국 주택 거래량 2달 연속 감소
대출 막히며 시장에 ‘마이너스피’ 등장하기도
가계대출 관리 위해 높은 대출 문턱 이어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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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인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보다 약 35%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의 피해는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내놨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금융비용을 낮추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7월 정점 찍은 후 가파른 감소세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거래량은 8,20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거래량인 1만992건과 비교해 25.3% 줄어든 수치다. 지난 7월 2년 11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던 서울 주택 거래량은 불과 석 달 만에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이 가운데 아파트 거래는 4,951건으로 전월(7,609건) 대비 34.9% 감소했다.

전국 주택 거래량 또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9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전월보다 15.5% 내린 5만1,26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내내 4∼5만 건대에 머물던 주택 거래량은 집값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며 7월 6만8,000건을 넘어섰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를 기점으로 8월에는 6만1,000건, 9월에는 5만 건대로 주저앉았다. 1월부터 9월까지 누계된 전국 주택 거래량은 49만9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늘었다.

9월 주택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 역시 19만146건으로 전월보다는 9.2%,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5.6% 감소했다. 전세 거래량은 8만1,59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7.5% 줄었으며, 월세 거래량은 10만8,551건으로 같은 기간 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주택도 6만6,776가구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그렸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1만3,898가구로 전월(1만2,616가구)보다 10.2% 증가했고, 지방은 5만2,878가구로 전월(5만4,934가구)보다 3.7% 줄었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8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9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총 1만7,262가구로 전월(1만6,461가구)보다 4.9% 늘었다.

반쪽짜리 성과지적도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지며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피해까지는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거주 목적임에도 대출이 막혀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줄을 이으면서다. 일례로 서울 동작구의 한 신축 단지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은, 소위 ‘마이너스피’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수분양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을 받았는데, 살던 집은 안 팔리고 새집은 대출도 안 나오니 울며 겨자 먹기로 마피를 붙여 내놓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공급 대책을 강화해야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의 시장 흐름에서 알 수 있듯 대출 규제는 그 효과가 일부·단기에 그치므로 확실한 공급 대책이 추진되지 않으면 집값 상승세는 언제든 다시 가팔라질 것이란 주장이다.

유경원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막은 12·16 대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도입 직후 2개 분기까지는 규제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지만, 이후에는 뚜렷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 또한 “7월 8,000건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음에도 호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짚으며 “정부의 공급 계획에 따라 2~3년 후 입주 물량이 확대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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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계대출 관리 최우선 과제로

이런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대출 빙하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또한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일 신청량을 최저 수준으로 제한한 상태며, 우리은행은 그간 비대면으로 판매되던 12개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지난 30일부터 올 연말까지 전면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넘어선 상황에서 자연 상환분을 초과하는 수준의 대출을 신규 공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신용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은행 입장에선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어 한동안 높은 심사 문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은행 중도상환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간 수수료 때문에 대출 원금 상환을 미뤘던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춰 상환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고객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으로, 통상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는 1.2~1.4% 수준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중도상환수수료를 실비용 안에서 부과하기 위해 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하며 “지금까지의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수수료 수준에서 대략 절반 정도로 내릴 수 있겠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대출 추가 규제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10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9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정확한 수치가 집계된 후 추가 규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9월에는 추석 연휴가 끼어있어서 10월 대출 규모가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정확한 숫자를 확인한 후 추가 조치에 나설지, 좀 더 지켜볼지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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