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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독제 재차 추진하는 CJ CGV, 실패 전례에도 재무 부담에 '궁여지책'

영화 구독제 재차 추진하는 CJ CGV, 실패 전례에도 재무 부담에 '궁여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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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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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정부와 함께 영화 구독 패스 도입 검토
과거 유사 모델인 'CGV PLUS' 실패 전례 존재
수조원대 부채 압박 속 재무 부담 완화 카드 될까

CJ CGV가 구독형 영화 관람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2년 출시한 구독 서비스 'CGV PLUS'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프랑스·미국 등의 성공 전례를 벤치마킹하며 유사 사업을 구상하는 모습이다. 이는 CJ CGV를 짓누르는 대규모 재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일종의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CJ CGV, '구독형 모델'에 눈독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월 업무 보고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영화관 무제한 구독제’ 도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매달 1만5,000원~2만원을 내면 극장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제도다. CJ CGV는 이에 발맞춰 최근 정부 및 영화업계와 함께 구독제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단계에선 월 5만원 수준의 무제한 관람 모델 적용 가능성이 내부적으로 거론됐지만, 실제 추진 시에는 일정 기간 내 관람 횟수가 정해져 있는 패스형 모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해외 극장가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시도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예가 UGC(Union Générale Cinématographique), 파테(Pathé) 등 프랑스 주요 극장 체인들이다. 이들은 2000년대 초부터 월 구독료를 받고 영화 관람을 허용하는 모델을 도입해 관객 기반을 확대해 왔으며, 이는 영화 산업의 전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라앉은 프랑스 극장 산업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이 같은 구독형 모델이 일정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극장 체인 AMC가 구독 모델을 발판 삼아 위기에서 벗어난 사례가 있다. AMC는 2018년 월 구독료를 내면 주 최대 3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AMC Stubs A-List’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후 반년 만에 약 6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관객들의 관람 빈도가 늘면서 매출액도 2017년 50억 달러(약 7조3,270억원)에서 2018년 55억 달러(약 8조602억원)까지 성장했다. 이후 AMC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며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이미 형성된 구독 기반 관객층에 힘입어 빠르게 기초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韓 영화계의 구조적 한계

다만 CJ CGV가 이들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수년 전 유사한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CJ CGV는 CGV 영화 관람 및 CJ 산하 OTT 서비스 티빙(TVING) 이용권 혜택이 함께 제공되는 구독 서비스 ‘CGV 플러스’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CGV 플러스 싱글’은 일반 2D 영화 관람 1회, CGV 콤보 3,000원 할인 쿠폰 1매, TVING 베이직 1개월 이용권으로, ‘CGV 플러스 더블’은 일반 2D 영화 관람 2회, 동반인 영화 관람 3,000원 할인 쿠폰 2매, CGV 콤보 3,000원 할인 쿠폰 2매, TVING 스탠다드 1개월 이용권으로 구성됐다. 개인의 콘텐츠 관람 패턴에 따라 구독 형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CGV 플러스는 출시 이후 유의미한 실적 개선 효과를 내지 못했다. 부족한 혜택으로 인해 유료 회원 전환율이 상당히 낮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영화관 산업의 구조적 한계 역시 족쇄로 작용했다. 구독제 도입이 성공한 프랑스의 경우 극장 체인이 관련 시장 전반의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영화 편성, 수익 배분, 가격 책정 등 대부분의 의사 결정권이 극장에 돌아간다. 구독제 도입 과정에서 극장이 재량껏 시장 내 이해 충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례로 UGC는 구독 회원들의 관람 내역을 바탕으로 각 배급사에 수익을 정산하는 시스템을 채택 중이다. 극장에서 구독 회원들이 특정 영화를 많이 관람한다면 해당 영화가 구독 금액에서 더 높은 비율의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반면 한국 영화계는 영화사, 배급사, 투자사 등 수많은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극장 체인은 시장의 플레이어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구독제가 도입될 경우 그만큼 수익 배분 계산이 복잡해진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한국은 영화표를 판매할 때마다 부가가치세(10%), 영화발전기금(3%) 등이 추가로 부과되는 만큼, 구독제를 시행하면 부과 단위가 모호해지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시스템이 구독제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이에 결국 CGV 플러스 가입 및 정기 결제는 도입 1년 만인 2023년 10월 전면 종료됐다.

재무 상황 '적신호'

CJ CGV가 이 같은 실패 전례에도 불구하고 재차 구독형 모델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회사의 막대한 재무 부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CJ CGV의 총차입금은 2조6,965억원에 육박한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700.9%, 차입금 의존도는 66.8%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 등 일부 자본성 조달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CJ CGV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1,428억원에 달했으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손실도 1,432억원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상반기부터는 7,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콜옵션 행사 시점이 돌아온다.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이자율이 기존보다 3%P 상승하고, 이후 매년 0.5%P씩 추가로 오르는 스텝업 구조다. CJ CGV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재무 레버리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CJ CGV는 구독 모델 도입 검토에 더해 자본 확충을 위해 종속회사인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며 2,800억원의 담보 설정을 마쳤다. 이는 CJ CGV 자기자본의 48.55%에 달하는 규모다. 아울러 또 다른 자회사인 씨제이포디플렉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7.45%의 고금리로 인수하기로 했다.

비용 구조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영화관은 대부분 복합쇼핑몰이나 대형 상업 시설에 입점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계약 기간이 15~20년에 달하는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관객 수가 급감한다고 해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의미다. 이에 CJ CGV는 최근 일부 부동산 운용사들과 기존 고정 임대료 대신 매출 연동 방식으로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극장 순매출의 약 90%를 임대료로 지급하는 대신 일정 수준의 상한선(캡)을 두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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