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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공급망 탈중국 키워드는 ‘희토류 재자원화’, 재활용 기술로 中 추월 노린다

美의 공급망 탈중국 키워드는 ‘희토류 재자원화’, 재활용 기술로 中 추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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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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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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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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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폐기물 기반 핵심광물 회수 전략’ 박차
버려진 컴퓨터·스마트폰·배터리 등서 희토류 추출
핵심광물 자립·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을 흔들기 위해 미국이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광산 개발 확대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전자 폐기물 재활용과 초정밀 정제 기술을 결합해 공급망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핵심광물 재자원화는 폐배터리·전자폐기물·폐영구자석·폐촉매 같은 재생 자원에서 희토류 같은 핵심광물을 회수해 산업 원료로 다시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버려진 제품에서 광물을 뽑아내 ‘두 번째 광산’을 만드는 셈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핵심광물 자립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美 에너지부 “폐기물 재활용, 게임체인저 될 것”

10일(이하 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오드리 로버트슨(Audrie Robertson) 미국 에너지부(DOE) 차관보는 이날 외교협의회(CFR) 행사에서 “새로운 광물 재활용 기술이 향후 1년 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미·중 간 핵심광물 경쟁의 흐름을 뒤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에서 금속과 자석을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공급망 변화를 가장 신속하게 이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리튬이온 배터리 잔여 분말인 ‘블랙 매스(Black Mass)’ 처리 기술이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버트슨 차관보는 이어 핵심광물 정제 및 가공 분야에서 미국이 이룬 진전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현재 미국 연구소들은 기업 파트너들과 협력해 하나의 공정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광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력과 용수 사용량, 그리고 수개월이 걸리던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면 기존 공정에 안주하고 있는 중국을 완전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이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성공적으로 줄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로버트슨 차관보는 이를 일축했다. 미국 광물 분리 기술 전문기업인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Alta Resource Technologies Inc.)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네이선 랫리지는 “미국이 2년 안에 중국의 30년간의 전략적 독점을 해소하는 것은 것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로버트슨 차관보는 “기존 공정에 기반한 중국 기업들이 혁신 속도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기술 발전이 결국 정제 및 가공 영역에서 중국을 추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프로젝트 볼트’ 통해 광물 비축 및 도시광산 개발 속도

현재 미국은 생산 활동에 필요한 핵심광물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 휴전’에 합의하면서 미국은 펜타닐 관련 관세를 낮추고, 중국은 갈륨·게르마늄·안티몬 등 핵심광물의 대미 수출 금지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공급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전 세계 광물 생산의 약 70%, 가공의 80%를 틀어쥐고 있는 중국은 분기별 생산량을 제한하는 동시에 수출 허가 절차를 장기간 지연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중국 상무부가 최종 사용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신규로 광물 조달을 시도하는 기업들은 사실상 확보 경로가 막힌 상황이다. 전기차와 풍력발전 등에 쓰이는 디스프로슘 등 중희토류 기반 소재의 소량 공급도 거의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도 희토류는 매장돼 있지만, 생산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데다 매장지가 보호구역에 위치해 개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광물 확보를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하고, 광산 개발부터 정제·제련,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공급망을 미국 내에 구축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희토류 생산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해저 광물 개발 승인, 광물 생산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 등을 잇따라 시행하며 공급망 내재화 전략을 가속하는 흐름이다. 또한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광물 공급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다자 협력 체계보다는 양자 협력 확대에 무게를 두며 중국 중심의 공급망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50여 개국이 참여한 핵심광물 협력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라는 120억 달러(약 17조6,700억원) 규모 핵심광물 비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에너지부가 이번에 언급한 핵심광물 재자원화 역시 프로젝트 볼트의 일환이다. 미국의 새로운 광물 전략은 정부가 시장에 깊숙이 개입해 자금을 대고 민간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달 초 에너지부는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NETL)를 통해 핵심광물 및 소재 회수 기술을 대상으로 총 1,950만 달러(약 287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공모를 발표했다. 공모 대상은 네 가지 기술 분야다. 석탄 및 석탄 폐기물 등 탄소 기반 비전통 원료에서 핵심광물과 제조 전구체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 이차 및 비전통 자원에서 중·후기 희토류를 회수하는 기술,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수에서 리튬 등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기술, 재활용 자원과 비전통 원료를 활용해 희토류 산화물이나 염을 생산하는 공정 기술이 포함된다. 미 정부는 이를 통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리튬·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국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폐기물을 순환경제 자원으로 전환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폐모터·폐전자기판 희토류 추출 보조금 지원

일본도 핵심광물 재활용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6 회계연도부터 운송·보관·시험 장비 등을 포함한 희토류 재활용 인프라 구축에 보조금을 지원해 안정적인 국내 공급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환경성은 재활용 원료 확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폐기물을 거점 시설로 운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저장 창고 설비 구축에도 재정을 투입한다. 아울러 폐기물에서 추출한 희토류가 실제 제품에 다시 활용될 수 있는지 품질을 검증하는 시험 사업과 관련 장비 도입에도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환경성은 이번 사업을 위해 올해 예산안에 60억 엔(약 557억원)을 신규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특히 폐모터에 포함된 네오디뮴 회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강력한 자성을 지닌 네오디뮴은 전기차(EV), 발전기, 스마트폰 등 다양한 첨단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비용 부담 때문에 폐모터를 중고품 형태로 해외에 판매하거나 용해 과정을 거쳐 철만 회수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폐모터를 자원으로 재활용해 국내 희토류 확보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폐모터뿐 아니라 폐전자기판에서도 희토류를 회수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유럽 등에서 폐전자기판을 수입해 국내에서 재활용하고 있는데, 환경성은 이러한 처리 규모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폐전자기판 처리량을 2020년 대비 약 50% 늘려 연간 50만 톤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국가 차원을 넘어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더 가운데 하나인 글렌코어는 캐나다 퀘벡 제련소 투입 원료의 약 15%를 폐전자 제품에서 회수한 재활용 소재로 충당하고 있다. 이 공정에서 추출된 구리·금·은·백금 등 금속은 다시 제조업체로 공급된다. 독일의 빌란트와 아우루비스도 각각 1억~8억 달러(약 1,470억원~1조1,800억원) 규모의 구리 및 합금 재활용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며 자국 공급망 자립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캐나다·독일 등지의 신생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하드디스크, 전기차 모터, MRI 장비 등에서 희귀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캐나다 사이클릭 머티리얼스의 경우 전기차 모터·풍력발전기 등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공정을 개발, 미국 애리조나에 2,000만 달러(약 295억원) 규모의 공장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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