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란 항복과는 무관" 전쟁 조기 종결 가능성 시사한 美, 이란 측은 강력 반발
[미국-이란 전쟁] "이란 항복과는 무관" 전쟁 조기 종결 가능성 시사한 美, 이란 측은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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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명시적 항복 없어도 목표 달성 시 전쟁 종료 예정 트럼프 "이란 군사력·지도부 붕괴, 전쟁 며칠 내 끝날 수도" 美 태도에 발끈한 이란, 호르무즈 봉쇄 위협 속 군사적 긴장 지속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조기 종결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란의 군사 능력 및 지도부 권력이 사실상 대부분 제거됐으며, 군사 작전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될 시 이란의 명시적 항복 여부와는 무관하게 전쟁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은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자국이라며 이 같은 미국의 태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美, 전쟁 조기 종결 여지 열어둬
10일(이하 현지시각)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이란 군사 작전 종료 시점에 대해 "궁극적으로 작전은 최고 사령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그리고 이란의 선언 여부와 무관하게 (이란이) 완전하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명시적 항복이 없더라도 미국의 목표가 달성될 시 전쟁을 빠르게 끝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이란으로부터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이란이 무조건 항복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고 언급한 것이지, 이란 정권이 실제로 그러한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말로는 위협을 할 수 있겠지만, 뒷받침할 행동이 없다면 공허한 위협이 될 뿐”이라며 “대통령의 발언은 탄도미사일 전력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이란의 전 세계에 대한 핵 위협이 더는 유효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이란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무조건 항복 상태인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군 투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최고 사령관으로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다"며 "작전 개시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90% 이상 감소했고, 드론 공격도 약 85% 줄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인해 급등한 국제 유가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에너지 팀은 시장을 면밀히 중시하며 업계 리더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미군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개방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추가 대응 옵션을 마련 중"이라며 "최근의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이번 작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으로 치명적 충격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앞서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9일 플로리다주 도럴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안에, 또는 며칠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전쟁의 가장 큰 위험은 이미 지나갔다"며 “전쟁의 큰 위험은 이미 사흘 전에 끝났고, 우리는 처음 이틀 동안 그들을 사실상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의 군사 능력이 거의 제거됐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해군도, 공군도, 대공 방어 장비도 없다”며 “레이더도, 통신망도, 지도부도 모두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사일은 거의 남지 않았고 드론도 25% 수준으로 줄었다”며 “드론 생산 시설도 현재 공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군사 작전을 두고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군사적 성공”이라며 "미국은 최고의 군대와 장비, 장군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작전은 매우 빠르게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이번 군사 작전으로 이란 지도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고, 여기에는 지도부도 포함된다”며 “이란에는 두 단계의 지도부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지만, 최소 두 단계의 지도층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지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는 “그 선택이 같은 문제를 계속 낳을 수 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향후 이란의 지도부와 관련해서는 “외부 인물보다 내부 인물이 권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란의 강경 대응 의지
미국이 전쟁의 조기 종식 가능성을 시사하자, 세계 각국은 잇달아 휴전 중재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9일 이란 ISNA 통신 및 국영TV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나라가 휴전과 관련해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이란이 국제 사회로부터 휴전 요청을 받은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며 이란 전쟁 상황에 대해 대화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전쟁 종식을 논의했다.
하지만 현재 이란 측은 백악관의 태도에 반감을 드러내며 항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10일 이란 정예 군사 조직 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은 국영 매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결 관련 발언을 일축했다. 그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중동에서 석유 단 1리터도 실려 나가도록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중동 지역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위협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 P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세 차례의 협상 후 미국 협상단 스스로 우리가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는데도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며 “따라서 더는 미국과의 대화가 우리 의제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측의 발언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이라도 할 경우, 미국은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강력하게 이란을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맞불을 놨다. 그는 "이란이 국가로서 재건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도록 쉽게 파괴 가능한 목표물들을 제거할 것"이라며 "죽음과 불길, 분노가 그들 위에 닥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다만 나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