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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다음 승부처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中 맥스웰 5억 달러 베팅

태양광 다음 승부처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中 맥스웰 5억 달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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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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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태양전지 생산 인프라 구축에 속도
지상 발전소 중심→우주 전력 공급 영역 확대
日 상용화 초입, 中 장비 전략 시장 진입 가속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맥스웰 테크놀로지스 본사 및 연구개발 시설/사진=맥스웰 테크놀로지스

중국 첨단 장비 기업 맥스웰이 대규모 태양전지 장비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차세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경쟁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기존 실리콘 태양광 시장에서 압도적 생산력을 확보한 중국이 장비·소재 영역까지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수요가 지상 발전을 넘어 우주 전력 시장으로까지 확장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차세대 태양전지를 둘러싼 한중일 기술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실리콘 태양전지 한계 극복

10일(이하 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쑤저우에 본사를 둔 첨단 정밀 장비 제조업체 맥스웰 테크놀로지스(Maxwell Technologies)는 최근 5억600만 달러(약 7,400억원)를 투입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 제조 장비 전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와 기존 실리콘을 겹겹이 쌓아 발전 효율을 극대화한 ‘탠덤(Tandem) 셀’ 대량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게 핵심으로, 이를 위해 맥스웰은 자사 본사 인근 9만㎡ 규모의 국유 토지 사용권 취득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중국이 기존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고도화에 나선 신호탄으로 봤다.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한 탠덤 셀은 기존 단일 접합 실리콘 태양전지가 지닌 효율 한계를 뛰어넘은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일반적인 실리콘 태양전지는 이론적 효율 상한이 약 29% 수준에 머물지만,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두 개의 태양전지를 적층하는 탠덤 구조를 적용하면 발전 효율을 최대 3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까닭이다. 이러한 기술적 잠재력을 근거로 업계에서는 탠덤 셀을 가리켜 “태양광 산업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부른다.

현장에서도 차세대 태양전지 경쟁은 효율 기록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다. 중국 롱기(LONGi)가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은 셀과 모듈 수준에서 각각 34.9%와 30.1%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모듈 효율 기준으로 기존 단일 접합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20%가량의 발전 성능 향상에 해당한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한화큐셀이 개발한 M10 규격 탠덤 셀이 28.6% 발전 효율을 기록해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연구소의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한화큐셀은 상용 모듈에 적용 가능한 대면적 규격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두며 기술 경쟁의 선봉에 섰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맥스웰의 투자는 차세대 태양전지 공급망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는 이미 페로브스카이트 양산을 위한 산업 기반이 빠르게 구축되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우트모라이트(UtmoLight)는 2024년 2월 우시에 연간 1기가와트(GW) 규모의 양산 라인을 가동했고, 같은 해 6월에는 GCL페로브스카이트가 1GW급 공장을 추가로 가동했다. 맥스웰은 이러한 양산 라인 확장 흐름에 핵심 장비를 공급함으로써 차세대 태양광 산업에서 중국의 공급망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효율 경쟁에서 응용 분야 확장으로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며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수요 기반을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로쓰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산업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산업은 단순한 지상 발전 설비를 넘어 ‘우주 전력 인프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이 본격화하면서 자체 전력 생산 시스템을 갖춘 우주용 에너지 기술의 필요성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초경량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가 핵심 후보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주 비즈니스에서는 발사 비용이 무게에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에 전력원의 경량화가 경제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존 실리콘 태양광 패널의 무게당 출력은 일반적으로 0.5~2W/g 수준에 머무르는 반면, 필름형 구조로 구현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3~30W/g 수준의 출력이 가능할 것으로 제시된다. 동일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시스템의 무게가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 대비 약 10분의 1에서 15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곧 발사 비용과 운용 비용을 동시에 낮출 가능성을 내포한다. 

여기에 필름형 구조 특유의 높은 유연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발사 단계에서는 패널을 말거나 접는 식으로 부피를 최소화하고, 목표한 궤도에 도달한 뒤에는 대면적으로 펼치는 방식의 설계가 가능하다. 아울러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기술적 약점 또한 우주 환경에서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에서는 수분과 산소가 전지의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지만, 우주 공간에서는 이러한 열화 요인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은 국제 표준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61215 인증을 통과해야 상용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이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 구조로 해당 테스트를 통과하기 시작하면서 상용화 단계 진입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기업 투자도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한화큐셀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기존 실리콘 생산 라인을 탠덤 셀 생산 설비로 전환 중이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영국 옥스퍼드PV 역시 상업용 탠덤 모듈 생산 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 초부터 유럽 프리미엄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을 시작한 상태다. 

생산 기반 확대 vs. 원료 공급망 구축

과거 태양광 전지는 한국 기업이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해 집중하던 전략 영역이었다.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의 특성상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고효율 기술 확보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과 생산 투자에 동시에 속도를 높이면서 경쟁 구도가 달라졌다. 이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가 인증한 탠덤 셀 발전 효율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롱지그린에너지는 34.85% 효율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고, 징코솔라는 34.76% 효율을 발표했다. 통웨이솔라와 트리나솔라 역시 각각 31.4%, 31.1% 효율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중국 기업들은 이 같은 연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생산 설비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CL은 지난해 6월 1GW 규모의 탠덤 셀 생산시설을 완공했고, 이보다 앞선 같은 해 2월 우트모라이트 역시 GW급 생산 설비 구축 계획을 밝혔다. 규모를 조금 낮추면 원더솔라와 마이크로퀀타가 각각 100메가와트(MW) 규모의 생산 라인을 확보한 상태다. 연구 단계의 효율 기록과 실제 생산 능력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는 양상이다.

일본은 중국과 다른 방식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공급망 선점에 나섰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40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20GW 도입 방침을 제시하며 핵심 원료인 요오드와 필름 생산 체계 구축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일본촉매(Nippon Shokubai)가 대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핵심 소재인 FAI(Formamidinium iodide)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시험 제작에 성공했다. 일본촉매는 자국 최대 수용성 천연가스전에서 추출한 요오드와 천연가스를 활용해 FAI 원료인 요오드화수소산과 포름아미딘을 모두 생산하는 만큼 이 같은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 체계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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