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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 vs. 합참 우려 교차, 이란 전면전 가능성에 중동 정세 일촉즉발

트럼프 압박 vs. 합참 우려 교차, 이란 전면전 가능성에 중동 정세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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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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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합참의장 “장기전 함몰” 경고 목소리
호르무즈 봉쇄 리스크에 국제유가 급등
러·중 군사 개입 가능성↓, 이란 고립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5월 26일(현지시각) 자국 현충일을 맞아 댄 케인 합동참모의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발언 중이다/사진=백악관

미국과 이란 사이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군 수뇌부 내부에서 장기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레바논 주재 미 대사관 일부 인력에 대피령이 내려지며 상황은 실제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는 단계로 진입했다. 외교계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과 함께 전면 충돌 시 이란이 꺼내 들 수 있는 대응책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군사 긴장 고조에 군 수뇌부 제동

24일(이하 현지시각)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군 작전 최고 지휘관인 댄 케인 합동참모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케인 의장이 백악관 고위급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베네수엘라의 경우와 달리 우리 측 사상자를 대거 발생시키고, 장기 분쟁으로 휘말릴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주장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케인 의장을 비롯한 미 국방부 주요 인사들이 “대이란 공습은 방공 미사일 비축량과 미군 병력에 상당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 국방부 내부에서는 방공 미사일 비축량이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지원 등으로 2주가량 사용할 수준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방공 자산이 소진될 경우, 중국을 비롯한 여타 적성국에 대한 방어 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군 수뇌부의 판단이다. WSJ는 “케인 의장은 이러한 우려에 더해 이란을 공격하는 데 영공을 내주지 않겠다’는 중동 동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 또한 어려움을 가중하는 점이라고 짚었다”고 말했다. 

케인 의장은 지난해 6월 실시된 이란 핵시설 공습과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을 진두지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인물이다. 이전 대외 작전에서 적극적 움직임에 나선 인사가 이란을 둘러싼 사안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내부 기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보도에 대해 “100% 틀렸다”며 “우리 군 수뇌부 역시 최종 군사적 결정이 내려질 경우엔 쉽게 이길 수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반박했다. 이는 군사 행동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이 대통령인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는 사이 외교 현장에서는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전날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현지 직원 32명을 포함한 약 50명의 인원을 해외로 대피시켰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외교관과 그 가족에게 철수 지시가 내려졌으며, “지역 안보 환경 평가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중동 현지에서는 미국 항모전단 2개와 F-35 전투기 18대, F-15 전투기 17대, A-10 공격기 8대가 인근에 배치되며 군사적 긴장을 한층 높였다. 이란 역시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공격은 침략 행위에 해당한다”고 경고하며 충돌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에너지 공급망 충격 가시화

중동을 무대로 한 전면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0.26% 상승한 배럴당 66.48달러(약 9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역시 0.10% 오른 71.56달러(약 10만2,000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대로, 시장 참여자들이 지정학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핵심 변수로 봤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경우, 공급 차질은 단기간에 현실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심지어 일부 분석가들은 실제 교전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4,000원) 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제2의 오일쇼크’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공급망 물리적 차단과 선박 보험료 상승, 운항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깔려 있다. 이는 심리적 위험 프리미엄은 물론 실물 수급 충격이 동반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유가 상승의 여파는 비단 에너지 분야 내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유가가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면, 정유는 물론 화학, 항공, 해운 등 연료비 비중이 높은 산업의 원가 구조가 직접적으로 압박받는다. 이는 기업의 마진 축소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소비자 판매가로 전이돼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나아가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도 조정된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은 통화 긴축 기조의 유지 또는 강화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채권 금리와 환율, 주식시장 변동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가능성에서 촉발된 원유 가격의 급등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거시 변수로 작용하는 배경이다. 

동맹국 외교적 지지-실제 행동 사이 간극

양국의 전면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이란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국가이자, 전통적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실질적인 군사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러시아는 지난 19일 이란과 오만만에서 북인도양으로 이어지는 해역에서 소규모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중국까지 참여하는 3국 합동훈련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 2개와 대규모 공군력을 전개한 상황과 비교하면 상징적 조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러시아의 경우 이란에 S-300 방공 시스템과 통신·위성 신호 교란 장비 등을 제공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추가 충돌을 감수할 여지는 제한적이다. 러시아에게 이란은 중동 내 전략적 파트너임이 분하지만, 미국과 직접 군사 대결에 나설 만큼의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서 최근 수년간 미사일 부품을 공급한 전력이 있지만, 대미 관계 관리와 대만 해협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알렉산더 파머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을 위해 미국과 전쟁을 감수할 만큼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에 대한 근거로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기대하는 첨단 무기·기술 지원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들었다. 이처럼 외부 군사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이란은 자체 전력과 역내 비국가 행위자 네트워크에 의존한 비대칭 대응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대응의 강도와 범위 역시 중동 내 군사 긴장 수준과 핵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공산이 큰 만큼 이란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외교계 전반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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