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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美 ‘외국인 감시’ FISA 702조 개편 논쟁, 안보 수호냐 AI 혁신이냐

[딥폴리시] 美 ‘외국인 감시’ FISA 702조 개편 논쟁, 안보 수호냐 AI 혁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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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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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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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정보감시법 702조, 외국인 도·감청 권한 확대 논란
영장 없는 미국인 정보 조회 헌법 충돌 쟁점 부상
안보 유지와 AI 혁신·개인정보 보호 균형 과제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3년 보고서와 감독 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 기관이 영장 없이 실시한 정보 조회는 5만7,000건에 달했다. 이른바 ‘백도어 조회’는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조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베이스에서 미국 시민의 개인 메시지를 열람한 사례를 포함한다. 본래 FISA 702조는 해외 거주 테러 용의자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을 허용하는 조항이다. 국가안보를 위한 권한이지만, 수집 과정에서 미국인의 통신이 함께 포함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을 겨냥한 감시 체계가 자국민 통신 열람으로 이어진 현실은 제도 운용의 경계를 재검토하게 한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광범위한 정보 접근 권한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자국민 정보에 대해 엄격한 영장주의와 통제 절차를 확립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신뢰,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 환경까지 고려할 때 FISA 702조의 구조 보완은 시급한 정책적 의제로 꼽힌다.

국가안보와 개인 정보권의 충돌

최근 수년간 법원과 감독 기관은 FISA 702조의 집행 범위와 위헌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뉴욕 동부연방지방법원은 연방수사국(FBI)이 702조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영장 없이 미국인 정보를 조회한 행위가 수정 헌법 제4조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행정부와 일부 정치권은 해당 조항이 대테러 및 대외 안보 대응에 필수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안보 효용성과 헌법적 보호 원칙이 충돌하는 구도 속에서 의회의 입법 판단 또한 지연되는 모양새다.

쟁점의 본질은 제도의 구조적 특성에 있다. 해외 정보를 대규모로 수집·저장한 뒤 검색 가능한 형태로 운용하는 현행 방식에서는 미국인의 통신 내용이 섞여 들어갈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 결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 수집 권한이 자국민 정보에 접근하는 우회 경로로 확장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개편 방향도 점차 구체화되는 추세다. 미국인 정보에 대해서는 무영장 열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긴급한 안보 위협 상황에 한해 제한적 예외를 두되 신속한 사후 법원 심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통제 절차를 제도화하는 식의 전면적인 정비 구조다.

아울러 제도 개선은 법률 규정과 기술적 통제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검색 목적과 대상을 엄격히 특정하는 것은 물론, 모든 조회 행위를 기록·감사 체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원 승인 없이는 미국인 식별 정보를 자동 비식별 처리하는 기술적 장치 도입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최근 개정을 통해 미국인 또는 미국 내 대상과 관련된 조회의 영장 요건을 구체화하고 긴급 승인 절차를 보완하기도 했다.

주: 미국인 대상 무영장 조회는 대규모로 집행된 반면, 공개된 안보 사건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기밀 정보와 학습 데이터의 구분

ODNI 보고서에 따르면 FISA 702조에 따른 미국인 정보 조회는 2023년 5만7,000여 건에서 2024년 5,518건으로 1년 새 90% 이상 감소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가 미국의 AI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 기술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보기관이 활용하는 비공개 안보 정보와 기업이 AI 학습에 사용하는 대규모 정제 데이터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스탠퍼드대 AI 인덱스에 따르면 2023~2024년 최상위 AI 모델 다수는 미국 기관에서 개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간 성능 격차 축소 역시 연산 인프라 확충과 반도체 경쟁력, 엔지니어링 역량 등 복합 요인의 결과로 분석된다. 즉, 정보기관 수집 데이터의 접근 여부가 상업용 모델 성능을 좌우했다는 실증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또한 702조 조회가 AI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도 명확히 계량되지 않았다. 개인정보·시민자유 감독위원회(PCLOB)는 해당 조항이 구체적으로 몇 건의 사건 해결에 기여했는지에 대한 확정적 통계를 제시하지 못했다. 대테러·사이버안보 분야의 특수 목적 AI에는 일정 부분 활용 가능성이 존재할지 모르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서는 공개 데이터셋과 민간 협력 체계가 여전히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결국 정책의 초점은 데이터의 성격과 활용 범위를 정교하게 분리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 정보기관 수집 자료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활용을 차단할 경우 연구 생태계에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반대로 통제 없는 확장은 공공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의회는 익명화·검증 절차를 거친 데이터 활용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동시에 공공 데이터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

주: 미국은 최첨단 AI 모델 개발에서 여전히 앞서 있지만, 중국이 성능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한 신뢰 회복

702조 개정의 핵심은 권한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집행 기준을 구체화해 해석 논란을 줄이는 데 있다. 이는 동시에 기술 혁신의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기도 하다. 우선 미국인과 국내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정보 조회에는 영장주의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인명 구조나 중대한 안보 위협 등 예외적 상황에서는 신속한 검색을 허용하되, 사후 법원 심사를 의무화해 집행의 적법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단순 언급만으로 통신을 표적화하거나 특정 인물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는 구조적 공백 또한 정비 대상에 포함된다.

데이터 관리 체계 역시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보관 기간을 법률로 명시하고, 미국인 식별 정보는 비식별화 조치를 통해 접근을 원천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모든 조회 행위를 기록 체계에 남겨 주체와 목적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한편, 정기적 보고를 통해 시민사회가 이를 점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둬야 한다. 외국정보감시법원(FISC) 절차에 독립적 대리인을 참여시키는 방안이 개인정보 보호 관점을 제도적으로 반영할 대안으로 지목된다.

영장 없는 대규모 정보 조회는 민주적 기본 질서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만큼 제도 설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통제 체계를 정비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영장주의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고 비식별화 조치와 전면적 로그·감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국가안보와 기본권을 동시에 지키는 토대가 된다. 이는 차세대 AI 혁신을 이끌 연구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선택이기도 하다. 결국 702조 개편은 민주적 가치와 기술 경쟁력을 병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적 여정인 셈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ection 702 Reform and the AI Race: Securing Privacy Without Losing the Futur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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