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인도 부상과 중국 둔화, 세계 성장 축 이동의 분기점
[딥폴리시] 인도 부상과 중국 둔화, 세계 성장 축 이동의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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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성장 기여도 16%로 부상한 인도 투자 확대·인구 구조가 결합한 구조적 전환 교육·기술 체계가 가르는 성장 지속 가능성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도가 세계 성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분의 약 16%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성장률 역시 6.5~7% 수준이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성장 기여의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부채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는 새로운 대체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시험대는 성장의 속도가 아니라 구조에 있다. 투자 확대와 인구 구조상의 이점이 제도적 역량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과는 일시적 모멘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교육과 기술 체계가 산업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그것이 생산성 개선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이 흐름은 구조적 경쟁력으로 전환된다.
세계 성장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는 인도
현시점 인도는 글로벌 성장의 핵심 기여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성장의 동력은 소비 회복, 인프라 투자 확대, 제조업 진흥 정책이 맞물리며 형성됐다. IMF는 2047년 선진 경제 도약을 목표로 한 구조 개혁의 기회가 현재의 성장 국면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소비는 빠르게 되살아났고, 정부의 도로·항만·에너지 등 인프라 지출은 제조업과 물류 투자 확대를 견인했다. 여기에 기업의 설비 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더해지며 성장 기반은 한층 다층화됐다. 생산 역량과 산업 저변이 동시에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인도가 글로벌 성장 판도에서 차지하는 위상 또한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젊은 인구와 기술 격차가 공존하는 구조
성장의 질은 결국 인적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 인도의 평균 연령은 약 30세로, 주요 경제권 가운데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이는 대규모 기술 축적과 생산성 도약이 가능한 인구 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교육과 훈련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이러한 인구적 이점은 곧바로 성장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술 격차가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기업 조사에 따르면 초급 인력은 풍부하지만,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숙련 기술자와 중간 수준의 관리 인력, 공정 운영 인력을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크다. 세계은행과 인도 정부 보고서 역시 직업·대학 교육 이수율이 높아지고 전공과 직무가 일치하는 취업 비율이 상승할 때 비로소 투자 확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분석한다. 향후 5년 내 취업 연계율을 20~30% 끌어올려야 한다는 정책 제안도 제시된 바 있다.
성장의 속도가 교육 체계와 기술 인증 제도의 확장 속도를 앞지른다면, 산업 정책의 효과는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인구 구조의 잠재력이 실제 경쟁력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과 산업 수요 간의 정합성이 관건이다.
투자 확대·제도 정비의 동시 추진 과제
투자 확대는 분명한 흐름이지만, 제도 정비가 병행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최근 투자 비중은 GDP의 30% 수준에 근접했고, 분기별 투자 증가율도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장려 정책과 항만·도로·에너지 중심의 물류 인프라 확충은 경제가 자본 심화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설비투자와 FDI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생산 기반 역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공·민간 투자가 교육과 직업훈련,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 개선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설비만 늘어나는 구조로 고착될 위험이 있다. 전국 단위 자격 인증 체계 구축과 1년~1년 6개월 내 고용주가 인정하는 표준 체계 확립이 과제로 제시되는 이유다. 직업훈련 재정을 성과 기반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경우에만 보상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검토된다. 이처럼 교육과 금융 지원이 동시에 작동할 때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급망 재편과 자동화 대응 전략
외부 환경의 변화도 인도의 성장 경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다국적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은 인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은행은 물류 효율 개선과 기업 비용 절감,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인도가 대안적 제조 거점으로 부상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한다.
자동화 확산은 또 다른 구조적 변수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직무는 기술 중심으로 재설계되고 있다. 런던정경대학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소속 스와티 딩그라(Swati Dhingra)와 스티븐 매친(Stephen Machin)의 연구에 따르면, 직업 보장 장치를 갖춘 노동자는 경기 침체기에도 고용 상실과 소득 감소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회복력을 보였다. 이는 제도적 안전망과 기술 역량이 함께 작동할 때 충격 흡수력이 커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 해결 능력, 현장 감독, 설비 유지보수처럼 자동화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을 중심으로 한 단기 직업훈련이 대응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성장의 성패는 기술 투자와 인적 역량 축적이 병행되는지에 달려 있다.
구조적 확대 국면의 시험대
주요 국제기구와 인도 정부의 공식 자료는 공통된 방향을 가리킨다. 인도의 성장이 투자 확대와 인구 구조 변화가 결합한 ‘구조적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IMF가 지난달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 인도 재무부의 '2025–26 회계연도 경제조사 보고서', 인도 상공부의 '2024–25 회계연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보고서', 그리고 세계은행의 '2025년 인도 국가경제보고서'와 '중국 경제 업데이트'는 모두 유사한 결론에 도달한다.
다만 이러한 구조적 확대가 장기적 경쟁력으로 정착할지는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교육·기술 체계가 산업 수요와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장세는 지속력을 갖기 어렵다. 성장의 다음 단계는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역량을 제도화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India Growth Momentum and the Global Power Shif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