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AI 시대의 그늘, 자본의 독식과 소외된 노동자들
[AI MEMO] AI 시대의 그늘, 자본의 독식과 소외된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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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벌어지는 빈부 격차와 임금 정체 교육·자격 개편 늦을수록 계층 고착화 심화 조세 개편 통한 AI 수익의 사회 환류 시급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확산이 업무 효율 개선을 넘어 소득 분배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기술과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낮추고 생산을 확대하면서 수익을 빠르게 늘리는 반면, 상당수 노동자는 고용 안정성과 임금 측면에서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실제로 여러 국가의 분석에서 기업 이윤과 자본 수익률은 임금 상승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자동화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넓게 창출하기보다 기존 업무를 축소하거나 대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 결과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노동소득 비중은 반등하지 못한 채 정체되는 흐름이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공공 재정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AI가 창출한 막대한 자본 수익을 어떤 방식으로 과세하고 환원할 것인지가 정책 의제로 부상했다. AI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만 접근할 경우 교육·조세·사회안전망 전반을 재정비할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AI 확산 이후 노동 계층 재편
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노동시장 구조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술과 데이터를 보유한 플랫폼 기업과 대형 기업은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인다. 생산성 향상의 이익이 이들 기업과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다수 노동자와 중소 사업자는 AI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 기존 지위를 유지하는 데 주력한다. 대체 가능성이 낮은 전문직이나 현장 기반 직무는 일정 수준의 소득을 유지하고 있으나,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기는 어렵다. 이와 달리 반복적·규칙 기반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큰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자동화 속도가 빠른 분야일수록 인력 수요는 줄어들고 임금 상승 여력도 제한된다.
이 같은 변화는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다수 국가에서 노동소득 비중은 이미 장기간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AI 확산은 이러한 추세를 더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노동소득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은 반면, 기업 이익은 완만한 성장 국면에서도 확대되는 흐름을 보인다. 국가별 차이가 있긴 했으나 방향성은 유사했다. 20세기 후반부터 이어진 소득 구조 변화가 AI를 계기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자격 제도 개편 과제
이 같이 노동시장 격차가 구조화되는 상황에서 교육 정책의 방향 전환도 불가피해졌다. 자동화 영향권에 놓인 인력이 장기간 노동시장 밖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전환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현재 고용을 유지하는 노동자가 소득 기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되, 자격 취득 부담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체계도 필요하다.
기술 교육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생산성 향상분이 자본에 집중되는 구조가 유지될 경우 개인 역량 제고만으로 소득 정체를 해소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술 교육과 분배 구조, 제도 설계를 함께 조정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교육 내용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우선 기술 교육을 산업 구조와 연계해 AI의 수익 창출 방식과 이익 귀속 구조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단기 과정과 현장 중심 훈련을 단계적으로 인정하는 자격 체계를 확대해 노동시장 재진입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 AI 환경에서 요구되는 판단·감독·윤리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동시에 지역 산업과 연계한 전환 프로그램을 확충해 교육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작업 역시 시급하다.
지역 간 재교육 인프라 격차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전환 기회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중앙정부와 민간 부문은 지역 재훈련 거점을 확대하고 자격의 지역 간 이동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훈련 세액공제, 소득 연계 금융 지원, 취약 계층 대상 공공투자 등은 전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검토된다.

조세 개편을 통한 교육 재원 확보
소득이 임금보다 자본에 빠르게 집중될 경우 급여와 근로소득에 의존해 온 기존 조세 체계는 점차 취약해질 수 있다. 임금 기반 세수가 줄어들면 공교육과 직업훈련 예산도 영향을 받는다. 노동시장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교육 재원이 동시에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AI 수익과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과세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으로 발생한 추가 이익 일부를 사회적 재원으로 환류하자는 취지다. AI 이익을 별도 기금으로 적립해 직업훈련과 지역 재교육에 투입하는 방안, 자동화로 비용을 절감한 기업이 전환 비용을 일정 부분 분담하도록 하는 제도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과세는 기업의 투자와 기술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에 연구개발(R&D) 세제 지원을 유지하되 초과 수익에 한해 과세하는 방식 등 균형설계가 논의된다. 핵심은 재원 확보 이후의 배분 구조다. 새로 마련된 세입이 일반 재정으로 흡수되지 않고 전환 지원과 자격 이동성 강화에 직접 연결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재교육의 한계와 정책적 제약
AI 확산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최근 연구를 보면 광범위한 신규 고용 확대보다 기업 내부 업무 재편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그 결과 이익이 자본에 우선 귀속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다만 제도 개편에는 정치적 제약이 따른다. 자본 집중 구조의 수혜 집단은 조세 조정이나 분배 개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교육기관은 노동단체, 지역 기업, 시민사회와 협력해 지역 단위 전환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 고용을 직접 연결하는 구조가 마련될 때 정책의 실행력과 지속 가능성도 높아진다.
구조 변화에 맞춘 교육·재정 개편
AI로 인한 노동시장 분화는 정책 설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교육 현장은 산업과 소득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단계적으로 취득 가능한 자격 체계를 다시 정비할 때다. 정부 역시 변화한 소득 흐름을 반영해 조세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기반 전환 시스템을 구축에 나설 시점이다.
대응이 지연될 경우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사회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임금 중심 세입이 줄어들면 교육 재원은 불안정해지고, 취약 지역은 전환 기회를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AI로 확대된 이익 일부를 평생학습과 전환 지원에 재투입하고, 소득 구조 변화를 반영한 과세 체계를 마련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조치가 병행될 경우 자본과 노동 간 소득 격차의 구조적 고착을 완화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AI Labor Divide: Who Wins, Who Survives, and Who Falls AwayAc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