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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퍼스트레이디에서 브랜드로" 비즈니스 야망 품은 멜라니아 트럼프, 다큐멘터리로 기반 다진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에서 브랜드로" 비즈니스 야망 품은 멜라니아 트럼프, 다큐멘터리로 기반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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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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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트럼프, 다큐멘터리 출연하며 은둔 이미지 벗고 전면에
브랜드가 된 퍼스트레이디 정체성, 美 중장년 여성층 '열광'
미디어·럭셔리 아우르는 '멜라니아 비즈니스 모델' 본격 시동
美 영부인 다큐멘터리 '멜라니아' 홍보 이미지/사진=아마존 MGM 스튜디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Melania)’ 시사회를 열고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쌓아 온 '은둔의 영부인' 이미지를 지우고, 퍼스트레이디의 입지를 브랜딩의 토대로 적극 활용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전략은 향후 멜라니아 여사가 구축해 나갈 비즈니스 모델을 떠받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 여사 다큐멘터리 본격 개봉

5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정부 각료와 지지자들이 결집한 가운데 다큐멘터리 시사회를 열고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다. 해당 작품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 20일의 기간 동안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을 조명한다.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설립한 제작사 뮤즈 필름스(Muse Films)와 미국의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사 뉴 엘리먼트 미디어가 공동으로 제작했고, 연출에는 ‘러시아워’ 등 액션 영화로 이름을 알렸으나 성추문으로 할리우드에서 퇴출당했던 브렛 래트너가 참여했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30일 미국과 캐나다 1,778개 극장에서 개봉됐으며, 현재 전 세계 27개 지역에서 상영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떠받친 것은 아마존이 지불한 거액의 판권료다. 아마존은 지난달 초 이 영화의 라이선스를 4,000만 달러(약 586억원)에 사들였다. 이는 다큐멘터리 장르 역사상 최고가이자, 차순위 입찰자였던 디즈니가 제시한 1,400만 달러(약 205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고객들이 이 영화를 사랑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라고 계약 이유를 밝혔으나, 영화업계에서는 아마존의 참전이 보수 진영 시청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더해 아마존은 멜라니아 여사에게 대규모 개런티를 지급했다. 해당 작품과 관련해 멜라니아 여사가 아마존으로부터 받은 자금은 4,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봉을 목전에 두고 아마존이 투입한 마케팅 비용도 3,500만 달러(약 500억원)에 이른다. 이는 과거 유명 다큐멘터리 홍보 예산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2018년 CNN이 제작한 진보성향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RBG'의 홍보에는 300만 달러(약 42억원)가 쓰였다.

중장년 여성 관람객 대거 몰려

시장에서는 해당 다큐멘터리 제작의 목적이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유지했던 은둔의 이미지를 씻어내는 데 있다고 본다. 그가 단순 백악관의 안주인을 넘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고자 한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영화의 상업적 성패와 별개로, 멜라니아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라는 지위를 고급화해 '포장'하는 데 성공했다"며 "미국의 중장년 여성들 사이에서는 해당 다큐멘터리 개봉 이후 일종의 신드롬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멜라니아'는 미국 중장년 여성층의 관심에 힘입어 개봉 후 첫 주말 동안 북미에서만 700만 달러(약 102억원) 규모의 입장권 판매 실적을 올렸다. 시장분석기관 프랜차이즈 엔터테인먼트 리서치 조사를 살펴보면 해당 작품 관람객 중 72%는 여성이었으며, 이 가운데 83%가 4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15~44세 남성 관객을 주 타깃으로 삼는 주류 영화 시장 관습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인 지표다.

이들은 완벽하게 연출된 작품 속 멜라니아 여사를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대변하는 '롤모델'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다큐멘터리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완벽히 세팅된 차림으로 굽이 높은 신발을 신은 채 마러라고, 트럼프타워, 백악관 등을 오가며, 정치적 상황과는 거리를 둔 채 다가올 만찬과 드레스의 세부 사항 등에 몰두한다.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퍼스트레이디의 삶이 집중적으로 묘사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할리우드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의 수석 영화 평론가인 오웬 글라이버먼은 “지나치게 치밀하게 연출되고, 미화되고, 꾸며져 노골적인 인포모셜(정보 제공을 가장한 홍보물)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이 프린팅된 수집용 팝콘 통/사진=아마존 MGM 스튜디오

정치적 영향력의 브랜드화

이 같은 이미지 전환은 멜라니아 여사가 추진하는 ‘비즈니스 제국’ 건설 전략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멜라니아 여사의 작품 개봉 이후 행보는 크게 미디어 커머스와 럭셔리 굿즈 라인 확장으로 요약된다. 현재 멜라니아 여사는 영화의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큐멘터리 시리즈물 제작 및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네시주 내슈빌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개최되는 멜라니아 여사의 ‘큐레이션 경험(Curated Experiences)’ 이벤트는 고가의 굿즈 판매 창구가 될 전망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유럽 프리미엄 향수 및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하겠다는 포부 아래 전용 향수와 고사양 콤팩트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그는 영화관에서 12.99달러(약 1만8,800원) 상당의 수집용 팝콘 통을 판매하며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로우엔드(Low-end) 상품군 개발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멜라니아 여사가 퍼스트레이디의 정체성을 '브랜드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개인 자산을 불리고, 스스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멜라니아 여사는 패션을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던 전통적인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에서 벗어나 본인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이 먹혀든다면 퍼스트레이디가 명품 패션 브랜드로부터 협찬을 받는 대신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홍보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 명품 기업들은 이 같은 멜라니아 여사의 전략에 불만을 품을 가능성이 높다"며 "멜라니아 여사가 기존 강자들의 공격을 버티고 시장에서 유의미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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