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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에 안전 규제까지" 中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 압박 심화, '신질생산력'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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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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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차 안전성 검증·품질 관리 규제 대폭 강화
내수 부진·출혈 경쟁 속 규제發 구조조정 압력 가중 전망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中 산업계 '신질생산력' 전략 확산

중국산 전기차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현지 규제 당국의 감시가 심화하고 있다. 반복되는 리콜 사태와 차량 결함 논란 속 기업들의 품질 관리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규제 강화 흐름이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중국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기술 혁신·품질 향상을 중시하는 중국의 '신질생산력’ 전략과 맞물릴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中 완성차 규제 문턱 높아져

12일(이하 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공안부·생태환경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자동차 제품의 혁신 설계 및 연구개발 시험·검증 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의견수렴안)'를 공개했다. 해당 방안의 핵심은 신차의 안전성 검증 의무를 강화하고, 혁신 설계에 대한 심사 기준을 확대하는 데 있다. 우선 완성차 제조사는 신모델의 형식 승인 과정에서 최소 3만km의 차량 신뢰성 검증 시험을 진행해야 하며,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와 기존 내연기관차가 모두 대상에 포함된다. 검증이 필요한 항목은 차량의 종합 신뢰성·내구성, 차체 구조, 소프트웨어 기능 안정성, 환경 적응성, 냉난방 성능, 방수·방진 및 밀폐 성능 등이다. 이에 더해 제조사는 최소 1년간 차량의 환경 적응성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신기술을 적용한 차량 설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당국은 요크형 운전대, 전동식 도어, 가상 버튼, 특수 좌석,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41개 혁신 설계 항목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완전 매립형 도어 손잡이와 접이식·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적용은 금지되며, 무중력 자세를 구현하는 '제로 그래비티' 좌석과 회전식 좌석 등에는 충돌 안전성·끼임 방지·작동 신뢰성에 대한 별도 검증이 요구된다. 이러한 신규 승인 기준은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는 신차 승인 신청 시 혁신 설계의 기술적 특성과 시험·검증 자료를 추가로 내야 하며, 기존 승인 차량 역시 2027년 7월 1일까지 관련 기술 자료와 검증 결과를 보완해야 한다. 요구된 시험을 충분히 실시하지 않았거나 허위 검증 자료를 제출한 신모델은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없으며, 이미 승인을 받은 차량도 안전상 결함이 확인될 경우 생산 중단 및 리콜 대상이 될 수 있다.

車 품질 관련 잡음 반복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8월에도 완성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품질·안전 점검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공업정보화부·공안부·생태환경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 4개 기관은 '도로 자동차 제품 생산 일치성 및 품질 향상 특별 행동'을 공동 발표하고, 전국적으로 1년간의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점 점검 분야는 △생산 일치성 △제품 신뢰성 △내구성 △신기술 시험·검증 등 4개 부문으로, 실제 양산 차량의 사양이 정부 승인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부품 조달부터 생산 공정, 품질 관리 체계, 핵심 부품의 내구성까지 폭넓게 조사하도록 했다. 여기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기능의 시험·검증 절차를 비롯해 기능 안전, 사이버 보안, 데이터 보안, 사고 기록 보존 여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처럼 규제 당국의 개입이 심화하는 배경에는 현지 시장에서 반복되는 품질 논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테슬라와 중국 완성차 업체 8곳은 비상 상황에서 차량 문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안전 우려에 따라 총 430만 대가량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이 중 테슬라의 리콜 대상만 약 298만 대에 달하며, 샤오미·립모터·샤오펑 등도 대규모 리콜에 참여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바이트댄스 산하의 유력 자동차 정보 플랫폼 '동체디(Dongchedi)'가 공개한 비공개 차량 성능 테스트 영상이 재차 시장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해당 영상에는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실시하는 긴급 제동 시험 도중 시험에 투입된 3대의 화웨이 마에스트로 V800 전기차 모두에서 브레이크 페달 브래킷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표1. 중국의 자동차 품질·안전 규제 강화

구분주요 내용
신차 승인 기준주행 신뢰성·환경 적응성 시험 의무화, 혁신 설계의 안전성 검증 및 자료 제출 요건 강화
양산 품질 관리승인 사양과 실제 생산 차량의 일치 여부, 부품 조달, 생산 공정, ADAS, 사이버 보안 등 전방위 점검
제재 조치검증이 부족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한 신차의 승인 제한, 안전 결함 차량은 생산 중단·리콜 대상
자료:중국 공업정보화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로이터통신

완성차 업계 수익성 '곤두박질'

시장에서는 이 같은 규제 강화 기조가 현지 업계의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 완성차 시장에서는 수요 둔화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승용차 판매량은 약 163만 대로 전년 동월 대비 28.1% 감소했으며,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16.7% 줄어든 약 108만 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92만3,000대로 73.2% 급증했다. 현지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생산 물량을 해외로 대거 밀어낸 결과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업체 간 출혈 경쟁이 벌어지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이 중국승용차협회(CPCA)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자동차 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7조62억 위안(약 1,405조7,940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용은 6조2,370억 위안(약 1,251조4,540억원)으로 4% 늘었고, 이익은 2,534억 위안(약 50조8,450억원)으로 16% 급감했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은 2024년 4.3%에서 2025년 4.1%, 올해 1~8월 3.6%까지 낮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하위 산업군의 평균 이익률(6.6%)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역량 부족 기업 걸러질까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의 자동차 안전 규제 강화는 업계 내 구조조정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만성적인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적지 않은 만큼, 비용 부담을 동반하는 강력한 규제가 '거름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는 129개 브랜드 중 2030년까지 재무적으로 존속 가능한 브랜드가 15개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전체의 약 12%에 불과한 수준이다.

규제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은 신차 개발 단계에서 두드러질 확률이 높다. 신차 승인에 필요한 주행·내구성 시험과 극한 환경 검증 요건이 강화되면 제조사는 시험 인력, 설비, 테스트 차량 운용 등에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설계 변경과 재시험이 필요해지고, 이에 따른 신차 출시 지연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시험 기간을 줄여 개발비를 절감하고 신차 개발 주기를 단축해 온 업체들의 경우, 이러한 변화로 인해 한층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기존 판매 차량에 대한 결함 점검과 리콜 의무 역시 추가적인 재무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힘 실리는 신질생산력 정책

일각에서는 당국의 규제 행보가 현지 산업계 전반에서 추진되는 질적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최근 생산량 확대와 저가 경쟁 중심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이른바 신질생산력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신질생산력은 지난 2023년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첨단 기술과 높은 생산 효율, 품질 향상을 핵심으로 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9일에도 신질생산력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고, 첨단 산업의 무분별한 투자 및 과잉 생산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신흥 산업의 출혈 경쟁을 방지하고 기술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한편,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특히 두드러지는 분야로는 인공지능(AI)이 꼽힌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8월 'AI 플러스(人工智能+)'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AI를 제조업·과학기술·소비·공공서비스 등에 접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6대 핵심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AI 에이전트의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여기에 금융 부문에서도 첨단 기술 개발과 산업 고도화에 자금을 집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과학기술 혁신·기술개조 재대출 프로그램의 한도를 1조2,000억 위안(약 240조7,800억원)으로 확대해 기술 기업과 노후 설비 교체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늘렸다. 지난달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한 은행 대출 규모는 총 1조5,000억 위안(약 300조9,750억원)에 달했다. 이에 더해 지난 9일 발표된 신질생산력 지침에도 기술 기업의 상장·채권 발행·인수합병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본 공급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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