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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부의 상징에서 애물단지로, 금과 도쿄로 향하는 자본 엑소더스

[중국 부동산] 부의 상징에서 애물단지로, 금과 도쿄로 향하는 자본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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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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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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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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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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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불패의 종말
안전자산 선호 속 금 구매 행렬
도쿄 아파트에도 중국인 투자 집중

중국 경제의 중추를 형성하던 부동산 시장의 신화가 퇴색하면서,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부의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편하는 ‘자산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부의 척도로 통용되던 부동산은 수익률 저하에 직면하며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고, 그 자리를 금과 일본 부동산 자산이 빠르게 대체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중국발 자본의 이동은 글로벌 금값 흐름과 일본 부동산 지형도를 뒤흔드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中 자산가 20%, 부동산 비중 축소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을 팔고 금으로 이동하는 은퇴·투자 전략의 재편이다. 중국 후룬연구소(胡润研究院) 자료를 보면 중국 고액 자산가들은 부동산 보유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신 금 보유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유동성과 자산 안정성에 대한 중국 고액 자산가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어서다. 오랜 기간 중국에서는 '집이 곧 부(富)'라는 인식이 만연했으나, 최근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급락하고 급속한 고령화가 이뤄지면서 부동산 대신 금을 투자하는 흐름이 탄력을 받고 있다.

광둥성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리장(60)씨의 사례는 중국 자산가들의 달라진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리씨는 지난 2020년부터 보유하던 부동산 7채 가운데 5채를 최근 매각했다. 현재는 본인이 사는 집과 아들에게 물려줄 한 채만 남겼다. 리씨는 부동산 판 돈을 금으로 바꿨다. 그는 "과거에는 부동산이 자산을 물려줄 으뜸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보유 자체가 부담"이라며 "노후를 위해 집 한 채면 족하다는 생각에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로부터 시작된 이런 흐름은 중국 전반의 은퇴와 투자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후룬연구소의 '중국 고액 자산가 은퇴 전략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3억 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약 5만5,000명이 은퇴 연령에 진입하고 있다. 반면 고액 자산가 가구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중국 고액 자산가들의 부 축적은 부동산 가치 상승과 기업 배당에 크게 의존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1년간 이들은 투자용 부동산과 은행의 자산 관리 상품 보유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금 사재기’에 치솟는 금값

자산 다각화에 나선 중국 중앙은행도 부지런히 금을 매입하고 있다.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에만 약 26톤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시점 중국의 금 보유량은 2,305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절대 보유량은 최상위권에 속하지만, 외환보유고 규모가 워낙 커 금 비중은 약 8% 수준에 머문다. 다만 중국은 과거에도 공식 통계 외 비공개 매입 가능성이 거론돼 온 만큼, 수요를 숫자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공식 집계가 하한일 수 있다’는 정도의 여지를 두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 금시장협회의 브루스 이케미즈 이사장은 “중국과 관련된 공식 수치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현재 중국의 금 보유량이 5,000톤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골드 러시는 국제 금값도 밀어 올렸다.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600달러(약 677만원)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새해 들어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5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천장을 높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 이상 급등했다. HSBC 등에서는 상반기 중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약 735만원)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내 대형 금광 발견 소식이 글로벌 시장에 즉각적인 가격 충격을 유발한 배경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앞서 중국 지질조사국은 지난해 10월 후난성(湖南省) 핑장현(平江县)에서 초대형 금광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슈퍼자이언트(super-giant)’급 금 매장지로 분류되는 해당 금광은 단일 매장지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다. 지질조사국은 해당 금 매장지의 가치가 6,000억 위안(약 1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지질당국의 발표 이후 폭등하던 금값은 하락 반전했다. 공급 폭탄 공포가 금값을 일시적으로 끌어내린 것이다. 이는 중국 내부 자본의 심리적 방향성이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직결되는 구조를 명확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엔저·저금리 타고 중국인 투자 급증

금에 이어 일본 부동산에도 중국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극단적인 엔저 속에서 일본 부동산은 중국 투자자들에게 금처럼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콜리어스(Colliers)가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1분기 중국 투자자들은 일본 부동산에 총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의 자본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4억2,800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5억 엔(약 46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여러 채 현금으로 한꺼번에 사들이는 중국인 고객이 있고, 아예 한 층이나 한 동 전체를 통째로 매입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콜리어스재팬의 투자 서비스 책임자인 마사히로 타니카와는 "중국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중국 본토 부동산에 집중해 왔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인해 자본 흐름이 일본과 같은 보다 안정적인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는 단기 시세 차익을 목표로 매입하며 장기 거주 목적과는 거리가 먼 양상을 보이는데, 이 때문에 도쿄 도심의 고급 아파트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경제 매체 다이아몬드온라인에 따르면 현재 도쿄 중심부 신축 분양 아파트는 대부분 수억 엔(약 수십억원) 대에 형성돼 있지만, 치요다구와 미나토구 등 주요 지역의 공실률은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이들은 대부분 임대를 주지 않고 공실 상태로 방치한다. 세입자를 들이면 향후 매각 절차가 복잡해지고 가격 협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10%만 올라가도 수천만 엔의 차익을 얻을 수 있어, 관리비만 내며 빈집으로 두는 편이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치요다구의 한 거주자는 “이 아파트에 실제로 사는 사람은 30% 정도에 불과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구청 실태조사에서도 소유자의 약 70%가 비거주자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웨이보나 샤오홍슈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일본 부동산을 홍보하거나 재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이아몬드온라인은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경우 상점가와 병원 등 생활 인프라의 수요가 줄어 도심 공동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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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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