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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31년 만의 ‘금리인상’ 유력, 엔캐리 청산 공포 속 유가 안정세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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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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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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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긴축 복귀 수순, 31년 만의 최고 금리 가시권
미·일 금리차 유지 기대, 엔화 공매도 포지션 역대급 확대 
전쟁 종식 기대감 속 국제유가 안정세, 긴축 경로 변수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이 글로벌 유동성 흐름의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시장은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1.0%로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인상 전망이 확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엔화로 싸게 빌린 돈이 한꺼번에 일본으로 돌아오는 현상) 우려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현재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엔화 약세 포지션을 사상 최대 수준까지 확대해 놓은 상태로, 일본의 긴축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시장에 유입됐던 유동성의 재배치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료 잠정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경우 긴축 속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日 금융정책결정회의 오늘 결론, 시장 25bp 금리인상 전망

1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15~16일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간 낭종 감염 치료로 입원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총재 없이 열린다. 우에다 총재는 서면으로 의견을 전달하지만 투표권은 행사하지 않는다. 회의 후 기자회견은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가 대신 진행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1.0%로 0.25%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상이 결정되면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 된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100일 넘게 이어진 중동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이 수개월째 흔들리면서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당초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해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물가 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이 자체 산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3월(2.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생산자물가를 보여주는 5월 기업물가지수도 6.3% 올라 3년 2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투 종료 잠정 합의로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동안 누적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소비재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헤지펀드, ‘엔화 숏’에 역대급 판돈

하지만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여전히 엔화 약세에 판돈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추가 긴축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는 장기화되고, 일본은 경기 부담 탓에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투기성 자금의 핵심 논리다. 실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11만5,000계약을 돌파하며 201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일본 재무성의 외환시장 개입 경고에도 엔화 약세 베팅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일본의 정책 대응보다 미·일 금리차 유지 가능성에 더 높은 확률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JP모건체이스의 수석 전략가 준야 타나세(Junya Tanase)를 비롯한 분석팀은 투자 노트에서 “현재 시장에서 일본 정부의 FX(외환) 개입 리스크와 통화 긴축 카드는 이미 실질적으로 ‘선반영(Priced in)’된 상태”라며 “과거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던 사건들과 달리 지금의 정책 리밸런싱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엔화는 달러당 160엔 선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당국의 시장 개입을 촉발했던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포지셔닝이 일본은행의 긴축과 충돌할 경우다. 일본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거나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경우 엔화를 차입해 해외 자산에 투자했던 엔캐리 트레이드는 대규모 청산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차입 비용 상승과 환차손 위험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축소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엔캐리 청산은 외환시장 이슈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는 수십 년간 대표적인 저비용 조달 통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으로 유동성이 회귀하기 시작하면 미국 기술주와 신흥국 주식, 가상자산 시장까지 광범위한 자금 재배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신흥국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자산 시장에 유입됐던 유동성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 시장 역시 이 유동성의 수혜를 받은 만큼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로 청산될 경우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현재 상황은 지난 2024년 7월 일본은행 금리인상 직전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에도 엔화 숏 포지션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쌓여 있었다. 그 해 7월 31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 엔화가 급등하면서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급락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한 바 있다. 시장은 이번에도 비슷한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ECB 한발 먼저 금리인상, 美도 연내 긴축 가능성 무게

다만 대외 금융 시장 상황을 보면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에 이미 물가 재확산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2%→2.25%)에 나섰다. 2023년 9월 이후 33개월 만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ECB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잇달아 인하했지만,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를 넘어서자 정책 방향을 바꿨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이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에 따르면 ECB는 올해 6월과 9월 두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의 긴축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연준은 당장 올해 6~7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시장은 연내 인상 전망을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0월 금리를 올릴 확률은 60%까지 상승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추가 인상 시점으로 올해 12월이 거론됐지만 현재는 10월로 앞당겨진 것이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통화정책 긴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미국 생산자물가가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며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보다 6.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7.4%)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블룸버그 전망보다 소폭 높고 전월(6.0%)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1%로 시장 전망치인 0.7%보다 크게 웃돌았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에너지 가격 충격이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가격 충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통화정책 결정의 변수는 전쟁 종식에 따른 국제유가 안정세다. 미국과 이란이 전투 종료를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중동 지역의 공급망 차질 우려가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15일 국제 원유시장에서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나란히 3~4%대 하락세를 보였다. 전쟁 국면 당시 기록했던 고점에서 상당 부분 상승폭을 반납한 것으로, 중동 긴장 완화에 따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시장이 반영했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도 빠르게 축소되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안정은 주요국 중앙은행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물가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에너지 가격은 물류비와 제조원가, 식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가 하락은 향후 수개월에 걸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 장기화로 촉발됐던 인플레이션 우려도 일정 부분 진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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