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자산 유동화 계획, 리츠 인가 보류·투자자 이탈·영업정지 리스크 '삼중고'에 흔들려
쿠팡 자산 유동화 계획, 리츠 인가 보류·투자자 이탈·영업정지 리스크 '삼중고'에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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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리츠 인가 보류, 대규모 자산 유동화 '제동' LP들도 딜 구조·정치 리스크 부담에 출자 꺼려 영업정지 카드 만지작대는 공정위, 투자 심리 급랭 전망

쿠팡의 대규모 자산 유동화 시도가 암초에 부딪혔다. 국토교통부가 쿠팡 물류센터 매각 계획의 핵심인 리츠 영업인가를 보류한 가운데, 투자자들마저 딜 구조 등에 난색을 표하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설상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시장의 투자 심리는 한층 빠르게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물류센터 매각, 초장부터 '난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2월 22일 알파자산운용과 함께 국토부에 알파씨엘씨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알파씨엘씨제1호리츠)의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해당 부동산투자회사는 쿠팡과 알파자산운용이 작년 10월 공동 설립했다. 쿠팡은 당초 이 운용사를 통해 신규 리츠를 만들어 국토부로부터 인가를 받고, 대전 풀필먼트센터, 북천안 풀필먼트센터, 인천 쿠팡 풀필먼트센터 등 총 세 곳의 쿠팡 물류센터를 9,71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다. 물류센터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를 시도한 셈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쿠팡의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쿠팡의 신청 서류를 운용사 측에 되돌려 보내고, 리츠가 인수하려는 쿠팡 물류 자산의 사업성과 운용 계획 등에 대한 자료 보완을 요청한 것이다. 국토부는 쿠팡이 자사 소유의 물류센터를 리츠 회사에 비싸게 매각해 부당한 이득을 얻거나, 물류센터를 매각한 뒤 저렴한 가격에 임차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토부는 향후 영업 인가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인가 여부를 세심히 검토할 계획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국토부는 리츠 영업 인가 신청 이후 20영업일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서류 보완 요청이 발생할 경우 보완 기간은 영업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국토부의 보완 요청은 여타 리츠 인가 과정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일인 만큼, 국토부의 반려만으로 쿠팡의 유동화 계획에 문제가 생겼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알파씨엘씨제1호리츠는 설립 자본금 70억원 이상 등 리츠의 법적 설립 요건은 이미 충족한 상태다.
쿠팡서 등 돌리는 LP들
시장에서는 오히려 영업 인가 이후 LP(유한책임사원) 모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투자금은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출자하는데, 이들 기관 투자자는 정치적으로 구설에 오른 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국정조사 등을 겪으며 정치권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쿠팡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일부 국내 LP는 국토부에 현재 쿠팡의 상황과 관련해 질의했으며, 인가가 지연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출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이 임차 계약을 중도 해지해도 사실상 위약벌 조항이 없는 딜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매각 실패 시 매수자와 투자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 범위가 그만큼 확대된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15년 장기 책임임차(마스터리스)를 앞세웠지만, 의무 임차가 아니다 보니 사업 전략 변경이나 지점 축소 등을 통해 언제든 계약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홈플러스 사태와 비슷한 리스크를 짊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당시 일부 리츠 투자자들은 임차인인 홈플러스가 계약 기간 중 임차 면적을 줄이거나 임대를 중단하며 예기치 못한 공실 및 자산 가치 하락 리스크를 떠안은 바 있다.
해외 LP들이 적극적으로 출자를 검토할 가능성 역시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LP는 수익 상방이 제한된 우선주 투자에 관한 선호도가 비교적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알파씨엘씨제1호리츠는 쿠팡이 에쿼티(보통주) 19%를 선투입하고, 잔여 81%는 우선주 형태로 연기금·공제회 등 LP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형태다. 우선주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총액인수를 하고 재매각(셀다운)해 배분할 예정이다.

공정위, 영업정지 가능성 거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영업정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막대한 변수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위원회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재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쿠팡이 영업정지 요건을 갖췄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소비자 피해 방지 등 사업자의 의무가 규정돼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피해 규모와 피해 구제 방법 등에 따라 시정명령이 부과될 수 있다. 이때 시정명령만으로 소비자 피해 구제가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사업자가 시정명령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최고 수위 제재인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영업정지 처분이 현실화할 시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며, 대주주들이 쿠팡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 등에 나설 위험이 있다.
이에 더해 공정위는 '쿠팡이츠 끼워팔기' 의혹을 사고 있는 쿠팡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지도 심사 중이다. 향후 쿠팡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되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공정위는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쿠팡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사를 통해 김 의장 본인이나 친족이 경영에 참여 중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공정위는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하게 되며, 쿠팡은 사익편취 규제 등 각종 공정법 관련 규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 밖에도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적용하는 할인 혜택을 속여 광고한 혐의, 배달 앱 입점 업체에 최혜 사업자 대우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심의·조사를 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