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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금리 인상 초읽기에 비트코인도 엔캐리 청산 영향권? 공포는 앞서고 가격은 선반영됐다

日 금리 인상 초읽기에 비트코인도 엔캐리 청산 영향권? 공포는 앞서고 가격은 선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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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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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종료 신호에 금융시장 전반 긴장
“급격한 자금 이동 유인 약해” 평가도
자금 이동 점진적으로 나타날 전망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초저금리로 엔화를 차입해 위험 자산에 투자됐던 자금이 한꺼번에 거둬질 것이란 우려 속에서 과거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 시점마다 대대적인 자산 가격 조정이 동시에 나타났던 전례가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다만 금리 인상 폭과 절대 수준이 제한적 데다, 인상 시그널 또한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실제 파장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드러날 것이란 관측 또한 힘을 얻는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

18일(이하 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일본은행이 금리인상 기조를 분명히 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 가격 7만 달러(약 1억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앤드루BTC를 인용해 “비트코인은 지난해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났을 때 이미 20% 넘게 하락했던 전례가 있다”고 짚으며 “추가 인상 시 대규모 엔캐리 청산으로 이어지고, 글로벌 유동성을 급격히 고갈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관측은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에서 0.25%p 인상해 연 0.75%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유력한 상태로, 정책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금리 인상안은 과반 찬성 시 가결되는 구조인 만큼, 시장에서는 이미 ‘인상 여부’가 아닌 ‘인상 이후의 파장’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0.75% 인상안이 확정되면,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게 된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직결되는 이유는 일본 자금의 글로벌 유동성 공급 역할 때문이다. 장기간 유지된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엔화를 차입해 금리가 높거나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해 왔다. 이 과정에서 주식, 채권, 부동산뿐 아니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역시 엔캐리 자금의 유입 통로로 기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환율 변동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날 공산이 크다. 

실제 과거 사례는 이러한 공포를 더욱 자극한다. 앤드루BTC의 지적처럼 2024년 3월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을 당시 비트코인은 약 23% 떨어졌고, 같은 해 7월 추가 인상 국면에서는 26% 하락했다. 올해 초 금리가 연 0.5%로 인상됐을 때도 비트코인은 31% 조정을 받았다. 7만 달러선 하락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은 이 같은 전례가 누적된 데 따른 결과인 셈이다. 이날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8만5,000달러(약 1억2,5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의 긴장감 역시 이 같은 서사와 맞물려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엔화 약세에 대한 정책적 대응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 또한 크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 안팎에서 움직이며 엔저가 현상이 이어지는 동안, 금리 인상은 수입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 현실적인 도구로 활용됐다. 일본의 10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3년 7개월 연속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이처럼 물가 압력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은 엔캐리 청산 공포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부 포지션 조정에 그칠 가능성

다만 과도한 충격론에 대한 시장 내부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상징적 전환”이라는 평가와 달리 절대적인 금리 수준 자체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매우 낮은 축에 속하는 탓이다. 실제로 일본의 기준금리가 연 0.75%로 올라가더라도 국채 10년물 금리는 2% 안팎에 머물 전망이며, 이는 미국과의 장단기 금리차를 근본적으로 축소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수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소폭의 금리 조정만으로 엔화를 차입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온 자금이 일시에 되돌아갈 유인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환율 흐름 역시 엔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되돌려질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이달 들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그널이 반복적으로 제시된 이후에도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고점이었던 157.90엔 대비 소폭 둔화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달 금리 인상에 대해 분명한 힌트를 제공했음에도 엔화 강세는 제한적이었다”면서 “이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도 미·일 금리차가 환율에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옵션시장에서도 급격한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엔·달러 환율에 대한 콜옵션(환율 상승 시 수익) 거래량은 풋옵션보다 약 40%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가 제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지션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사가르 삼브라니 노무라증권 선임 외환 옵션 트레이더는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비둘기파적으로 보인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을 ‘긴축의 출발점’이 아니라, 여전히 완화적 환경 속에서의 조정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자금 성격 측면에서도 대규모 엔캐리 청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HSBC 집계에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순매수 규모는 11조7,000억 엔(약 111조3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 한 해 전체 매입 규모였던 4조2,000억 엔(약 39조8,5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연기금과 보험, 비과세 투자계좌(NISA) 등을 통한 장기 투자 자금으로 분류됐다. 이들 자금은 단기 레버리지 거래와 달리 환율 변동에 즉각 반응해 청산되는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한꺼번에 되돌려질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방향성 없는 등락 가능성 부각

이에 따라 시장은 단기 급변보다 금리 인상 효과가 서서히 반영되는 ‘느린 후행 국면’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DB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번 인상을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의 다음 단계로 보면서도 추가 인상 여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일본의 명목 중립금리는 대략 1.00%에서 2% 초반대로 추정된다”면서도 “다만 실질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그 상단까지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 0.75%의 금리는 출발점이 아니라 상당 부분 종착지에 가까운 조정”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움직임 역시 ‘느린 반영’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9일 달러당 157엔 대에서 17일 154엔 대까지 내려왔지만,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오후 3시 40분 기준 155.89엔까지 다시 상승했다. 이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가 되돌림을 동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금리 인상은 이미 반영됐고, 추가적인 환율 방향은 새로운 정보가 나오기 전까지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후행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남은 변수로는 미국 경기 흐름과 글로벌 리스크 요인 등이 꼽힌다. 일본은행의 최종 기준금리 기대가 1%대 중반이나 2% 부근으로 급격히 상향 조정되거나 미국 경기 침체와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의 스트레스가 동시에 확대될 경우엔 그 변동성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경기 급랭과 일본 인플레이션 재가속이 맞물릴 경우, 달러·엔 환율 급락과 함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단발성 충격보다는 향후 2~3개월에 걸쳐 시장에 서서히 흡수되는 후행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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