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Bubble] 오라클 AI 데이터센터 투자 빨간불, AI 거품론 속 수익성 시험대
[AI Bubble] 오라클 AI 데이터센터 투자 빨간불, AI 거품론 속 수익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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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울 이탈로 100억 달러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차질 금융권, AI 인프라를 고위험 자산으로 재평가하는 움직임 AI 낙관론 흔들리며 재무 부담 거쳐, 옥석 가리기 본격화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 재무 파트너가 이탈하면서 100억 달러(약 14조7,000억원)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AI 투자를 둘러싼 금융시장과 산업 전반의 기대감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이어져 온 AI 성장 서사 뒤에서 수익성·재무 부담·버블 논란이 동시에 부상한 가운데, 시장은 낙관론에서 신중론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오라클 재무 여건 악화에 대주단 요구 조건 엄격해져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의 투자 파트너인 블루아울캐피털이 현재 미시간주 설린 타운십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오픈AI에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되는 시설로, 규모는 1기가와트(GW)급에 달한다. 블루아울은 그동안 오라클이 텍사스, 뉴멕시코주 등에서 추진해 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주요 후원자이자 자금줄로,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해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후 오라클에 임대하는 형식으로 투자해 왔다.
FT는 대주단이 오라클의 AI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부채 증가를 반영해 임대 조건과 차입 구조에 이전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 블루아울 입장에서는 과거 프로젝트에 비해 재무적 매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해당 부지 조성 과정에서 공사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블루아울은 당초 최대 10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주선하고 상당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으로는 블랙스톤이 재무적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오라클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대출을 통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현재 오라클 주가는 올해 9월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고, 회사채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라클은 성명을 내고 “부지 개발업체가 경쟁적인 절차를 거쳐 최적의 자기자본 파트너를 선정했으나 블루아울은 선택되지 않았다”며 “자기자본 거래에 대한 최종 협상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등 AI 섹터 및 관련 기업들 버블 국면 진입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장에서는 ‘AI 거품론’에 대한 경계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수년에 걸쳐 AI 인프라에 최대 1조 달러(약 1,47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과연 그에 상응하는 매출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대했던 수익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감가상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골드만은 현재의 AI 인프라 투자 국면을 ‘1조 달러의 도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오라클처럼 자체 현금 창출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기업들이 갈수록 불리한 금융 조건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관련주 전반에 대한 무차별적 낙관론이 약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성장에 대한 기대만으로 자금이 몰리던 국면을 지나, 이제는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면서 시장이 뚜렷한 변곡점에 들어섰다. 은행 등 대출기관들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안전자산이 아닌 고위험 프로젝트로 분류하기 시작했고, 금융권은 오라클과 같은 기업들에 더 높은 금리, 더 빠른 부채 상환 조건과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자금 조달 여건의 악화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 압박을 키우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블루아울과 같은 대형 자본의 이탈 역시 이런 구조적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관련 섹터가 버블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2017년 하버드대의 로빈 그린우드 교수, 안드레이 슐라이퍼 교수, 양 유 교수가 제시한 버블의 세 가지 기준은 △최근 2년간 주가 수익률 100% 이상 △최근 2년간 S&P500 대비 초과 수익률 100% 이상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 50% 이상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엔비디아, 브로드컴, KLA, 램리서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AMD, 모놀리식 파워 시스템즈 등 주요 AI·반도체 종목 다수가 버블 요건을 충족한다. S&P500 편입 종목을 기준으로 보면, 해당 기준에 따라 버블로 분류되는 29개 기업 중 18개가 AI 관련 업종에 속한다는 점도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도 AI 거품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실적이 나쁘면 버블의 증거로, 실적이 좋으면 버블을 부추긴다고 한다"면서 "진퇴양난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엔비디아가 바라보는 현실은 매우 다르게 보인다"고 반박했다. 뚜렷한 매출이 없었던 2000년 닷컴 버블과는 달리, AI 산업은 수익화 모델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570억 달러(약 84조3,600억원)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고, 순이익률은 53%에 이른다. 닷컴 버블 당시 대부분의 기술기업이 적자 상태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AI로 소수만 혜택, 거대한 '부의 파괴'로 이어질 수도
관건은 막대한 AI 투자가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재무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오픈AI만 봐도, 전 세계 사용자 수는 8억 명 수준이지만 이 중 유료 사용자는 2%에 불과하다. 반면 AI 성능을 고도화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챗GPT3 출시 비용은 5,000만 달러(약 740억원)였으나, 챗GPT4는 5억 달러(약 7,400억원), 챗GPT5는 50억 달러(약 7조4,000억원)가 들었다. 유료 전환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기업 현장에서 체감되는 AI의 수익성 역시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의 95%가 측정 가능한 수익을 얻지 못했다. AI 도구를 사용하는 사무직 근로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AI 사용으로 생산성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답했다. AI로 시간을 절약했다고 응답한 경우에도 실제로는 생산성 손실을 경험했다.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장황하고 반복적이며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 이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데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른바, ‘워크 슬롭(work slop)’ 현상 때문이다.
수익성 논란과 함께 AI가 초래할 ‘부의 파괴’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닷컴 버블을 예견했던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AI 열풍이 거대한 규모의 부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거품을 혁신 기술의 등장으로 형성되는 ‘변곡점 거품’과 사회적 가치와 무관하게 부풀어 오르는 ‘평균 회귀형 거품’으로 구분하면서, 어떤 유형이든 결국 부의 파괴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기술 발전 과정에서 승자 독식 구조가 형성돼 모든 투자자가 수혜자가 될 수는 없으며, 다수는 과도한 기대 속에 손실을 떠안게 된다는 설명이다.
AI의 파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막스 회장은 "AI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촉발하고, 특히 초급·저숙련 노동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일자리 손실 규모는 수백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정부가 이에 대응해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에 나설 경우, 납세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더 깊은 부채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소수의 고학력 억만장자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을 만들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사회·정치적 분열로 포퓰리즘 정치가 득세하는 토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