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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중국 철광석 전략, 규모를 규칙으로 바꾸는 자원 경쟁

[딥폴리시] 중국 철광석 전략, 규모를 규칙으로 바꾸는 자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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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2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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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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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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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철광석 4분의 3을 쥔 중국, 구매 방식이 흔드는 시장 질서
중국광물자원그룹·시만두, 협상력과 선택지를 동시에 키운 구조 변화
가격 안정이 보여준 구매자 주도 체제, 미·중 자원 경쟁의 새 국면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중 자원 경쟁의 무게중심이 철광석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와 희귀 금속에서 시작된 갈등이 철강의 핵심 원재료인 철광석으로 확장되면서다. 전 세계 해상 철광석 거래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중국이 구매 방식을 조정하자, 가격 형성과 협상 질서가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12억4,000만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한 수입 증가가 아니라, 이 물량을 언제 사고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됐다는 의미다. 규모를 앞세운 중국의 구매 전략은 철광석을 비용 관리의 대상이 아닌 전략 자산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며, 자원 시장의 규칙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철광석으로 이동한 미·중 자원 경쟁의 초점

자원 경쟁의 초점이 기본 원자재로 이동한 배경에는 자원 정책의 안보화가 있다. 자원 정책이 산업 정책을 넘어 안보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격상되면서 경쟁의 범위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관련 장비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며 기술 차단에 나섰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갈륨(Ga)과 흑연(C) 등 핵심 소재의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2024년 미국이 중국산 광물과 금속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갈등의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분쟁의 초점은 희소 자원을 넘어 대규모 산업에 투입되는 기본 원자재로 이동했다. 철광석은 철강을 거쳐 자동차, 인프라, 방산까지 이어지는 핵심 투입재로, 가격 변동이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에 즉각 반영된다. 첨단 기술에서 촉발된 충돌이 제조업 전반의 원가와 공급 안정성 문제로 확장되며, 미·중 자원 경쟁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중국광물자원그룹이 만든 ‘집단 구매’의 힘

이 흐름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주체는 중국광물자원그룹(China Mineral Resources Group, CMRG)이다. CMRG는 2022년 정부 지원 아래 설립된 국영 구매 조직으로, 중국 주요 철강사의 철광석 구매를 하나로 묶어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25년 연간 계약 협상 과정에서 CMRG가 철강사들에 호주 광산업체 BHP그룹의 특정 제품 구매 중단을 지시한 장면은 이 구조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공급을 일시적으로 조였고, 동시에 가격 조건과 계약 관행을 다시 설정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해상 철광석 거래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매자가 분산된 수요를 통합해 움직일 경우, 협상의 범위는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품질 기준과 불순물 조건, 선적 일정과 물량 배분까지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중국이 가격을 수용하는 구매자에서 거래의 기준을 제시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중심으로 집중되는 해상 철광석 수입 구조
주: 2024년 전 세계 해상 철광석 수입 증가분은 중국의 추가 수입 6,000만톤(bn t, billion tonnes)에서 전부 발생했으며, 기타 국가의 수입은
정체 상태를 보였다.

시만두 투입으로 완성되는 선택지 확대

집단 구매 전략이 실질적인 협상력으로 작동하는 배경에는 신규 공급원의 등장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기니의 시만두(Simandou) 광산에서 2025년 11월 첫 철광석 선적이 시작되면서 중국의 선택지는 분명히 넓어졌다. 시만두는 향후 호주와 브라질에 이어 의미 있는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신규 철광석 공급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품질 광석은 철강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과 배출을 줄이는 데 유리하고, 제철소의 원료 혼합 전략에도 여지를 준다.

중국은 기존의 호주·브라질 중심 공급 구조에 더해 실질적인 대안을 확보하면서 협상에서 한 단계 유리한 위치에 섰다. 공급이 빠듯한 철광석 시장에서는 일부 물량의 이동만으로도 가격과 계약 조건이 흔들릴 수 있다. 시만두의 가세는 집단 구매가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니라, 실제 선택지로 뒷받침되는 전략임을 보여준다.

중국 철광석 수입, 호주·브라질에 집중된 공급 구조
주: 2024년 중국의 철광석 수입 금액은 호주가 806억 달러(약 108조 8,000억원)로 가장 크고, 브라질이 292억 달러(약 39조 4,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가격 안정이 보여주는 ‘구매자 주도’ 구조

이 전략의 효과는 철광석 가격 흐름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 2025년 하반기 철광석 분광(粉鑛)인 62% Fe 파인(fines) 가격은 톤당 100~110 달러(약 13만 5,000원~14만 9,000원) 범위에서 움직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조강 생산은 줄었고 철강 수출은 늘었지만,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 급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직화된 집단 구매와 가격 하락 시 매수에 나서는 방식이 시장을 지탱한 결과다.

여기에 2026년 1월부터 중국 철강 수출 라이선스 제도가 시행되면, 중국은 국내 수급과 수출 물량을 조절하며 가격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시장 대응을 넘어 가격 형성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위치로 이동했음을 뜻한다. 미·중 자원 경쟁은 이제 희귀 금속을 둘러싼 개별 규제가 아니라, 산업 비용을 좌우하는 기본 원자재의 규칙을 누가 주도하느냐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규모를 규칙으로 바꾸는 조용한 경쟁

핵심은 단순하다. 전 세계 해상 철광석 거래의 약 4분의 3을 한 나라가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집단 구매와 신규 공급원을 결합해 이 압도적인 규모를 협상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제재와 보복이 오가는 표면적 충돌이 아니라, 물류 운영과 계약 구조를 통해 시장의 규칙을 재정의하는 경쟁에 가깝다.

미국과 동맹국은 관세 인상과 국내 생산 확대, 전략 비축으로 대응에 나서겠지만, 지배적 구매자가 만들어낸 구조적 우위를 단기간에 약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결국 유리한 쪽은 시장 데이터를 읽고 전문 인력을 갖추며, 구매를 개별 기업이 아닌 시스템 차원에서 운영하는 주체다. 중국은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며 규모를 규칙으로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na's iron ore strategy has become a key battleground in the U.S.-China resource conflic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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