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SK에코플랜트의 오션플랜트 매물 회수, “지역 반발” 이면엔 ‘IPO 방어’ 의도

SK에코플랜트의 오션플랜트 매물 회수, “지역 반발” 이면엔 ‘IPO 방어’ 의도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기자
Bio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자회사 ‘헐값 매각’ 논란 속 결렬 수순
지역 여론 고려? 문제는 투자 약속 불이행 
IPO 앞두고 회계 리스크에 움직임 낮춰
사진=SK오션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 매각을 철회하며 자회사 관리 기조를 바꿨다. 표면적으로는 지역사회의 반감을 고려한 조치지만, 실제로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회계 리스크 관리가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당국 제재와 시장 불신, 여론 악화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자회사를 둘러싼 저평가가 향후 상장 흥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에너지 자회사 투자 수익으로 유동성이 확보된 만큼 SK에코플랜트는 단기 현금보다 불안정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모양새다. 

저평가 리스크 우려로 보류 결정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에 매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초 디오션자산운용·오성첨단소재·노앤파트너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해 왔다. 거래규모는 4,000억원 선으로 본계약 체결을 위한 이사회 일정을 조율하던 중 주가 급등과 일부 출자자 이탈 등 돌발 변수로 협상 구도가 흔들렸다. 이에 내부에서는 “현시점의 거래는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결국 매각을 보류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같은 선회 배경에는 가격 격차와 거래 안정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협상이 본격화한 지난달 SK오션플랜트 주가는 2만원대 안팎이었고, 이를 기준으로 디오션 측이 제시한 인수가 역시 4,000억원대 중후반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을 지나며 주가가 2만4,000원을 돌파하는 등 시가총액 기준 지분 가치가 5,500억원 안팎으로 상승했다. 불과 보름 사이에 1,000억원 이상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SK에코플랜드는 향후 자사의 IPO 가치 산정에 미칠 악영향과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컨소시엄 이탈과 자금 조달 구조 변경도 거래 무산 요인 중 하나다. 1,000억원 출자를 약정했던 노앤파트너스가 중도 이탈하면서 자금조달 구조가 흔들렸고, 이에 따라 선순위 대출을 집행할 예정이었던 하나은행도 조건 재검토가 필요해졌다. 여기에 일각에선 디오션자산운용이 강덕수 전 STX 회장의 경영 복귀 플랫폼으로 거론되며 시장 신뢰도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포함된 노앤파트너스가 초기 참여했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라는 반론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거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며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는 동안 SK에코플랜트의 재무 여건은 빠르게 개선됐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SKS PE와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에코노베이션’을 통해 미국 블룸에너지 지분 12%를 인수했는데, 최근 그중 4.3%를 블록딜로 매각해 약 4,00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SK에어플러스 유동화(1조3,000억원), 환경 자회사 매각(1조7,000억원),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도급(4조5,000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대금 유입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줄었다. SK에코플랜트로선 주가 상승 궤도에 오른 오션플랜트를 시장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 매각할 유인이 없어진 셈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회피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매각 보류가 지역사회의 여론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SK에코플랜트의 주도로 아시아 최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경남 고성군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정치권의 비판까지 거세지면서 지역사회와의 신뢰 회복에 더 무게를 두는 쪽으로 기울었단 설명이다. 실제 고성에서는 지난달 SK에코플랜트의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 매각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거센 반발이 시작됐다.

고성군 상공협의회, 주민단체, 새마을지회 등이 참여한 ‘SK오션플랜트 매각 결사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출범식을 열고 “(SK에코플랜트가) 1조원 가까운 투자를 약속하고 이제 와서 발을 뺀다”며 본사 앞 집회와 청원 운동을 예고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K에코플랜트가 대규모 투자와 신규 고용을 약속했음에도 공정률 60%를 막 넘어선 시점에 매각을 추진했다”며 정부의 중재를 요구했고, 이에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직접 SK 측과 접촉한 후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SK오션플랜트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 여론 또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내 노사협의회에 의하면 SK오션플랜트 본사 직원 730여 명 중 절반 이상인 480명이 ‘매각 반대 및 정보 공개 요구’ 서명에 참여했다. 서명서에는 회사가 경영상 중대 결정에 대한 사전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과 함께 고용 불안과 복리후생 저하에 대한 우려 등이 담겼다. 직원들은 “매각 이후 인수자의 경영 기조에 따라 고용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경영권 이전 시에도 고용과 처우를 보장하는 서면 확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발을 단순히 경영권 매각에 대한 정서적 반감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4월 경남도 및 고성군과 9,500억원 투자 및 3,600명 신규 고용 협약을 체결했지만, 불과 1년 반 만에 지분 36.98% 매각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좌시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기지의 공정률은 이미 60%를 넘어섰고, 국도 77호선 선형 개량과 진입도로 건설 등 1,672억원 규모의 기반사업 또한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누가 인수하느냐’보다 ‘기업이 약속한 투자를 얼마나 지킬 수 있느냐’는 신뢰의 문제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시장 신뢰 확보 위해 불확실성 차단 전략

디오션 컨소시엄은 노앤파트너스 이탈 이후에도 인수 의지를 접지 않았다. 이를 위해 선순위 인수금융 증액 카드와 함께 기존에 계획했던 SK에코플랜트의 재출자(약 500억원 수준) 상향을 조합해 빠진 이탈분을 메우는 방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전략적 투자자인 오성첨단소재는 최대 출자자로 남고, SK에코플랜트는 SPC의 2대 주주로 잔류해 ‘완전 철수’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러한 내부 보강형 자금 구조는 딜 종결까지의 신용 리스크 관리, 지배구조 설계의 투명성, 거래 후 사업 연속성 계획을 정밀하게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SK에코플랜트를 둘러싼 시장 상황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핵심 변수는 내년 IPO 일정과 직결된 회계 이슈다.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는 SK에코플랜트의 연결 매출 과대계상을 2022년 1,506억원, 2023년 4,647억원으로 판단하고 2년 감사인 지정, 대표이사 과징금 5,000만원, 담당 임원 면직권고 및 6개월 직무정지 등 제재를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는 검찰고발은 면했지만 ‘중과실’ 판정의 무게를 떠안았다. 상장예비심사 전 단계에서의 회계 위반은 곧장 상장 취소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투자자 심리와 기업가치 산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규제 환경도 보수적으로 변했다. 2023년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의 ‘실적 부풀리기 상장’ 논란 이후 금융당국은 상장 예정사가 중과실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심사를 기각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고, 회계·공시 내부통제의 실증 수준을 높였다. IPO 모멘텀을 지켜야 하는 SK에코플랜트로선 자회사 회계 프로세스 정비와 연결 재무의 보수적 인식 원칙, 내부통제 개선 타임라인을 ‘누가·무엇을·언제까지’ 형태로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핵심 자산 딜을 덧대면 상장 심사 과정의 질의·답변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변동성만 키운다는 게 시장 전반의 시각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기자
Bio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