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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원툴'에서 '품질'까지 잡은 중국산, '메이드 인 차이나'의 한국 침투기

'가성비 원툴'에서 '품질'까지 잡은 중국산, '메이드 인 차이나'의 한국 침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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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로 먹고 살던 중국 제품, "이젠 품질도 안 밀린다"
삼성·LG 앞지르기 시작한 중국산, 로봇청소기 분야는 이미 중국이 '우위'
서비스센터 개설한 TCL, A/S 서비스마저 중국에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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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이 공개한 115인치 괴물 TV '115QM89'의 모습/사진=TCL

그간 '가성비' 하나로 연명하던 중국산 TV가 글로벌 톱클래스에도 밀리지 않는 기술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제품도 중국 가전기업 TCL의 115인치 미니 LED TV였다. 10여 년 전만 해도 내수시장 공략에만 매진하던 중국 전자업체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 발전을 이뤄 해외까지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다.

한국 시장 사로잡은 중국산, "사실상 국산 앞질렀다"

최근 초대형 TV, 로봇청소기 등 중국산 고가 가전이 한국 가정에 침투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 품목이 보조배터리 등 값싼 소품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 가전업체는 TCL이다. TCL은 지난해 11월 한국법인을 세우고 전국에 38개의 사후서비스센터를 개설했다. 지난 2년간 쿠팡을 통해 TV를 판매해 본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쿠팡에서 처음 출시된 TCL의 'C845' 시리즈는 55인치부터 85인치까지 전 제품이 5분 내 품절되는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업계에선 그동안 TCL이 국내에서 판매한 TV만 수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가전제품의 인기 비결은 품질이다. TCL의 QLED TV 85인치 제품(모델명 C645)은 AI 프로세서를 통한 화질 개선, 고화질 영상 솔루션인 HDR10+ 등 같은 크기의 삼성 LG 제품에 있는 기능을 거의 다 갖췄다. 그런데도 무게는 36.5㎏으로 삼성(41.5㎏)과 LG(45.2㎏)보다 가볍고, 여기에 최고급 입체 사운드인 돌비앳모스까지 장착했다. 두 번째 인기 비결은 가격이다. 해당 제품의 판매가는 169만원으로, 비슷한 사양의 국산 제품 가격이 약 250만원임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다. 단순 가성비에 치우쳐 있던 중국산 제품이 기술력을 갖추며 '가심비'까지 채울 수 있게 되면서 중국산 제품과 국산 제품 사이의 간극은 급격히 좁혀졌다.

중국 가전이 기술력을 갖출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적극적인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였다. 실제 중국 가전은 200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급격히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하이얼은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 뉴질랜드 피셔&파이클, 이탈리아 캔디를 잇달아 손에 넣었고, 하이센스는 도시바 TV사업부, 유럽 가전업체 고렌예와 자동차용 에어컨업체 샌든홀딩스를 사들였다. 인수한 기업의 기술을 전부 빨아들여 첨단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자체 개발한 AI를 가전에 접목한 점도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올해에도 중국 전자업체들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TCL이 내놓은 스마트글라스 '레이 네오 X2 라이트'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 분야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아직은 우위에 있지만, 머잖은 시기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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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슨' 디베아 D18 무선청소기/사진=디베아

시장은 이미 '중국판', "아직은 삼성·LG가 우위지만"

품질 등 문제로 소비자의 눈 밖에 났던 중국산 제품은 이제 쉽게 무시하지 못할 수준까지 성장했다. 특히 로봇청소기와 고사양 노트북 등 분야는 이미 '중국판'이 됐다는 게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는 지표로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 2020년 한국에 입성한 로보락은 고작 2년 만에 한국 1위 자리에 올랐다. 로보락의 대표 모델(S8 프로 울트라) 가격은 150만원으로, 120만원 안팎인 삼성 LG 최상위 라인보다 가격대가 있음에도 시장을 사로잡았다. 먼지를 흡입한 뒤 물걸레로 닦고 청소를 마치면 걸레를 세척·건조하는 등 첨단 기능이 장착된 덕분이다. 중국 드론업체 DJI는 한국 민간 드론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공공안전 분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일반 PC보다 높은 사양이 필요한 게임용 PC 시장은 중국계인 레노버(점유율 11.5%)와 에이수스(17.6%)가 미국 HP(14.2%)와 경쟁하는 형국이다. 삼성과 LG의 점유율은 5%에도 못 미친다.

중국 가전업체의 약진은 수치로도 확연하다. 삼성(18.5%)은 지난해 세계 TV 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 자리를 지켰지만 LG(11.6%)는 4위로 처졌다. 그 사이를 채운 건 다름 아닌 하이센스(13.7%)와 TCL(13.3%) 등 중국 업체였다. 하이센스와 TCL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각각 12.4%, 16.3% 늘어난 반면 삼성과 LG는 각각 9.8%, 7.4% 감소한 여파다. 로봇청소기는 중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민간용 드론은 DJI 한 곳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PC의 제왕’은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점유한 레노버다. 업계에선 중국산 가전제품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도 강해지고 있어서다. TCL의 TV(모델명 QM8)와 로보락의 로봇청소기(Q5 시리즈)는 뉴욕타임스 제품 리뷰 서비스인 와이어커터에서 올해 추천 상품으로 선정됐고, TCL의 사운드바(S6)는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상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세워 디지털 강국을 자처하던 한국은 과거의 유산으로 전락할 위기다.

이제 남은 건 A/S 서비스 정도다. 중국산 제품은 특성상 A/S 서비스의 질이 낮은 편이다. 실제 지난 2019년 이른바 '차이슨' 대란 이후 부실한 A/S로 인해 다수 소비자가 피해를 입은 사태가 벌어진 바 있기도 하다. 차이슨이란 영국 프리미엄 가전 다이슨과 차이나(china)의 합성어로 중국산 가전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이들 차이슨 브랜드들은 2019년께 3~4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나 부실한 A/S 서비스로 인해 몰락했다. 단 한 개의 서비스센터를 통해 모든 문의 사항을 처리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반해 삼성과 LG는 전국에 각각 178개, 130여 개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A/S 서비스 측면에 있어선 여전히 국내 제품이 강점을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TCL도 전국 38개까지 서비스센터를 늘리는 등 A/S 서비스 질 높이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서비스에서마저 뒤처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단 의미다. 국내 전자업체와 그 아래 줄줄이 달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식구들의 고심이 깊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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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삭감, 이 정도일 줄이야" 이공계 대학원생 월급 대폭 줄었다

"R&D 예산 삭감, 이 정도일 줄이야" 이공계 대학원생 월급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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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삭감 유탄 날아온다, 이공계 대학원 연구비 대폭 감소
대학원생 임금 삭감 릴레이, 처우 악화에 인재 이탈 우려 심화
성과 위주 장학금으로 공백 메꾸는 정부, 체질 개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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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공계 대학원이 올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젝트 연구비 등이 대폭 줄어들며 대학원생들의 임금이 줄줄이 삭감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충원으로 몸살을 앓던 국내 학계 전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학계는 처우 악화 및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인한 이공계 우수 인재 이탈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처우 최악까지 치달아, 인재 이탈 우려 심화

12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에 따르면 각 대학별 올해 R&D 예산은 △서울대 315억원 △KAIST 349억원 △포스텍(포항공대) 57억원 △연세대 90억원 △고려대 105억원 △성균관대 159억원 △한양대 121억원 등 대폭 감소했다. 정부가 2024년도 R&D 예산을 전년 대비 4조6,000억원 삭감한 영향이다. 이준영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부지부장은 “대학원생의 임금은 국가 R&D 과제와 사기업 과제에 대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R&D 예산 삭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차후 이어질 임금 하락 기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현장에서는 석·박사 과정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예산 축소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호소가 흘러나온다. 신규 과제가 줄어든 것은 물론, 기존에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 연구비까지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열악한 국내 대학원생의 처우가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최악까지 치달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차후 국내 이공계 인재가 의료계·해외 등으로 대거 이탈, 관련 분야 학계 전반에 인력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대다수의 국내 대학원은 미충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령 인구가 감소하고, 국내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화하며 학생 모집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특히 이공계의 경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해외로의 인재 유출 등으로 인해 이미 침체의 늪에 빠진 상태다. 올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전반의 침체를 가속하는 '결정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부는 '대통령 과학장학금' 범위 확대

이런 가운데 정부는 R&D 예산 삭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장학금 제도를 확충하고 나섰다. 정부는 올해 봄학기부터 ‘대통령과학장학금’ 지원 대상을 기존 학부생에서 대학원생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박사과정생 70명과 석사과정생 50명 등 총 120명 내외로 장학생을 선발해 박사과정생에는 월 200만원, 석사과정생은 월 150만원을 각각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은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2022년 미래과학자와의 대화'의 후속 조치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우수 이공계 대학원생을 발굴해 대통령 명의의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통령과학장학금 수혜자는 여타 장학금·R&D 과제 참여 인건비 지원 등을 함께 받을 수 있다. 기존 R&D 과제 참여 인건비 중심이었던 이공계 대학원생 정부 지원 방식을 개인 역량 기반으로 전환하고, 우수 인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장학생 선발 분야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본부 학문단별 분류체계에 따라 총 17개다. 지원자는 현재 재학 과정에 따른 졸업 성적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심사 시 과학기술 분야 연구 역량 및 성장 가능성, 연구자로서의 윤리·책임 의식 등을 평가받게 된다. 연구 실적 및 역량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주로 두터운 정부 지원을 실시, 고급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과연 정부의 해당 장학금 제도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움직이던 이공계 대학원의 '체질'을 개선, 보다 나은 연구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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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2천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에 불탄 파피루스 해독, 인공지능 대회로 밝힌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의 비밀

[해외 DS] 2천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에 불탄 파피루스 해독, 인공지능 대회로 밝힌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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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학생으로 구성된 연구팀, 베수비오 챌린지 우승
머신러닝 알고리즘 적용, 감각과 쾌락에 대한 철학적 이야기 밝혀내
2024 베수비오 챌린지, "연말까지 두루마리 85% 해독이 목표"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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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한 연구팀이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불에 탄 파피루스 속 그리스 문자를 일부 해독해, 고고학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를 푸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라는 대회의 우승자인 이 연구팀은 이집트, 스위스, 미국 출신의 세 학생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말아져 있는 파피루스 스캔 이미지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두루마리 속에 감춰진 내용이 감각과 쾌락에 대해 논의하는 철학적 이야기임을 밝혀냈다.

이 두루마리는 18세기 이탈리아 헤르쿨레니움의 고급 로마 별장에서 출토된 파피루스 수백 개 중 하나다.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로 알려진 이 파피루스는 화산 폭발의 영향으로 재 덩어리가 되어 개봉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성과로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두루마리 전체를 해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고, 일반적으로 더디게 움직이던 고고학 연구에 불이 지펴짐과 동시, 고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넓혀질 것으로 전망됐다.

20년간의 노력, 인공지능으로 결실 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J. 폴 게티 박물관의 유물 큐레이터 케네스 라파틴(Kenneth Lapatin)은 "항상 꿈만 같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현된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대회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의 고전주의학자 밥 파울러(Bob Fowler)는 "역사적인 순간이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 공개된 우승작에는 전체 두루마리의 약 5%에 해당하는 수백 개의 단어들이 번역돼 있다. 미국 렉싱턴 켄터키대학교의 컴퓨터과학자이자 이 대회의 공동 창립자인 브렌트 실즈(Brent Seales)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모든 사람의 의구심이 말끔히 씻겼다"며, 이제 해독 가능성에 대해 "더 이상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즈는 거의 20년 동안 이 두루마리들을 해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의 팀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이미지를 사용하여 말려진 파피루스의 표면을 '가상으로 펼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2019년에는 파리의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에서 두루마리 두 장을 옥스퍼드 인근의 다이아몬드 광원 입자가속기로 가져가 고해상도 스캔을 했었다. 그러나 표면을 매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탄소 기반의 잉크는 파피루스와 밀도가 같아 CT 이미지로는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실즈와 그의 동료들은 머신러닝 모델로 두루마리를 '풀어서' 잉크를 식별할 수 있을지 궁금해했으나, 작업의 규모에 비해 그의 팀이 가진 자원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던 중 실즈의 강연을 보고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에 흥미를 느낀 실리콘밸리 기업가 넷 프리드먼(Nat Friedman, 전 깃허브 CEO)이 대회를 주최해 문제를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125,000달러를 기부했고 트위터에서 수십만 달러의 모금이 이뤄졌다. 아울러 실즈는 고해상도 스캔 이미지와 함께 그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도 공개했다. 이렇게 베수비오 챌린지는 작년 3월에 시작하여 연말까지 진행됐으며, 각각 140자 이상으로 구성된 4개의 구절을 해독한 팀에게 대상을 수여하기로 계획됐다. 또한 단계마다 우승한 코드를 참가자들에게 공개하여 서로의 발전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크랙' 발견으로 돌파구 열어, 첫 글자는 '보라색'

작년 중반 미국의 기업가이자 전직 물리학자인 케이시 핸드머(Casey Handmer)가 이미지에서 갈라진 진흙 표면과 비슷한 모양, 즉 그리스 문자 모양을 형성하는 듯한 '크랙클'(crackle)을 발견하면서 대회 양상이 바뀌었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부생 루크 패리터(Luke Farritor)는 크랙클을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보라색'이라는 단어 ‘포르피라스’(porphyras)를 식별해 냈고, 10월 말 첫 글자를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베를린의 이집트 출신 박사 과정 학생인 유세프 나데르(Youssef Nader)는 더 선명한 이미지로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코드는 참가자들이 더 많은 해독을 할 수 있도록 마감일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공개됐다. 프리드먼은 "우리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라며 당시 절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과 달리 대회 마지막 주에 18개나 되는 결과물이 접수됐다. 그 결과 패리터, 나데르 그리고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로봇공학을 전공한 줄리안 실리거(Julian Schilliger)가 함께 결성한 팀이 수상 기준을 모두 충족한 유일한 팀으로 선정됐다.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의 파피루스 학자이자 대회 심사위원인 페데리카 니콜라르디(Federica Nicolardi)는 "놀라운 결과"라며, "우리는 그들이 보여준 이미지에 완전히 놀랐다"고 밝혔다.

에피쿠로스 철학과 그 너머, "발굴되지 않은 두루마리 더 있어"

이전에 공개된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의 내용은 대부분 에피쿠로스 철학 학파와 관련된 것으로, 기원전 341~270년에 살았던 아테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추종자인 필로데무스라는 인물의 소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두루마리에는 음식의 즐거운 '맛'과 '볼거리'뿐만 아니라 고대 작가 세네카와 플루타르코스가 언급한 제노판투스라는 이름의 플루트 연주자가 등장한다. 그의 매력적인 연주로 인해 알렉산더 대왕이 무기를 꺼내 들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에피쿠로스에게서 철학 목적은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얻는데 있었다. 따라서 우승팀이 해독한 텍스트에는 저자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파울러와 니콜라르디는 텍스트의 내용이 쾌락 중심으로 서술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필로데무스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파피루스 학자이자 대회 심사위원인 리처드 얀코(Richard Janko)는 행복과 평온한 삶에 대해 설파한 에피쿠로스 철학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작품과 같은 더 많은 그리스 철학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이를 증명하듯 라틴어로 쓰인 두루마리 중 일부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으며, 호메로스에서 사포에 이르는 작가들의 시와 문학 작품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로 인해 아직 전체적인 발굴 작업이 진행된 적이 없는 헤르쿨레니움 별장에서 추가 조사를 실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얀코와 파울러는 빌라의 메인 도서관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천 개의 두루마리가 아직 지하에 더 있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더 넓게 보면 실즈와 베수비오 챌린지 참가자들이 개척한 기술로 이집트의 미라를 포장하는 데 자주 사용했던 재활용된 파피루스와 같은 다른 유형의 텍스트를 연구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프리드먼은 올해 연말까지 두루마리의 85%를 해독하는 것을 목표로 2024 베수비오 챌린지 상금을 새롭게 발표했다. 그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적처럼 느껴진다"며 "성공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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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후기단계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성장률 하락

美 후기단계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성장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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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시장 위축으로 스타트업 자금 조달 어려워져
펀딩 라운드간 기간 늘고 투자액 증가분은 감소해
中 벤처캐피탈 시장의 美 운용사들도 철수 분위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 펀딩 라운드 시리즈 C 이상 후기단계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기업가치를 낮추는 스타트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스타트업 가치창출 속도 하락, 벤처는 성장 정체

최근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이 발표한 '미국 벤처캐피탈(VC) 밸류에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후기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후기단계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에서 펀딩 라운드간 투자액의 증가분은 660만 달러(약 88조 1,000억원)로 이는 전년 대비 61.6% 감소한 규모다. 스타트업의 투자단계별 진화에 비해 기업 가치의 성장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벤처 업계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지난해 벤처 기업의 펀딩 라운드간 투자액의 증가분은 240만 달러(약 32조원)로 스타트업에 비해 기업 가치의 성장 속도는 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창출의 속도를 의미하는 펀딩 라운드간 밸류에이션 성장률을 보면 후기단계 스타트업은 2022년 44.8%에서 14.5%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성장단계 벤처는 35.1%에서 2%로 크게 떨어졌다. 벤처 기업들의 성장이 거의 정치 상태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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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23년 벤처 업계의 펀딩 라운드간 투자액 증가분(2023.12.31. 기준), 주: 시드단계 벤처(네이비), 초기단계 벤처(민트),
후기단계 벤처(옐로우), 성장단계 벤처(오렌지)/출처=PitchBook

지난 2021년 벤처투자시장의 호황기가 지난 이후 VC들은 후기단계와 성장단계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시드단계와 초기단계 기업의 가치창출 속도가 30% 이상 빨라지면서 초기단계 기업의 잠재 수익률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성장이 지연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펀딩 라운드 간 기간도 늘어났다. 지난해 후기단계 스타트업들의 펀딩 라운드 간 기간은 평균 1.76년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긴 기간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진들은 조달한 자금의 운용기간을 연장하고 다음 펀딩 라운드에서 투자금의 동결이나 감축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 비용 절감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다음 펀딩 라운드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기업들의 경우 투자금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밸류에이션을 낮추고 추가적인 혜택을 명시한 텀 시트(term sheet)를 준비해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하기도 한다. 실제로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단계 벤처 중 44%가 펀딩 라운드의 기업 가치 평가에서 이전 단계에 비해 동일하거나 하락한 가격으로 책정된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vs 서방과의 갈등, VC 산업에도 영향

중국의 스타트업과 VC 시장은 주요국과의 갈등과 관계 악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투자시장 규모는 작았지만 서방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과 서방 국가와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힘을 잃게 됐고 펀드 운용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VC의 중국 투자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일(현지 시각) 미 하원의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VC 회사들은 중국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기업에 수십 년간 3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왔다. 지난해 7월부터 조사를 진행한 위원회는 "미국 VC 자금이 인민해방군, 강제노동, 집단학살 등과 관련해 제재를 받거나 요주의 대상에 오른 중국 기업을 지원하는 일은 절대 지지할 수 없다"며 "핵심 전략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강력한 투자 제한은 국가안보와 인권에 긴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에 언급된 VC 회사는 세쿼이아차이나(Sequoia China), IDG캐피탈(IDG Capital), GGV캐피탈(GGV Capital), 퀄컴벤처스(Qualcomm Ventures), 월든인터내셔널(Walden International), GSR벤처스(GSR Ventures) 등으로 이들 기업은 그동안 아시아 사모시장의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해오면서 오늘날 투자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하원의 보고서와 관련해 추후 미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같은 반중(反中) 기류는 중국의 고속 성장에 자산을 걸었던 많은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징조가 아니다. 또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물색하고 있는 서방의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中 잠재력 여전하지만 점진적 디커플링 우려 크다

그럼에도 중국의 VC 산업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 중 하나며 아시아 지역의 경제대국이다. 또한 부의 성장, 혁신의 증가, 인구 구조의 변화 등 애초에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많은 펀더멘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변화는 투자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세쿼이아차이나와 GGV캐피털은 중국 사업을 철수하거나 분사했으며 다른 운용사들도 같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중국 사모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불안과 안보 우려로부터 상대적으로 제약을 덜 받는 자본 공급원들이 투자에 뛰어들 가능성은 남아있다. 법무법인 모리슨앤포어스터(Morrison & Foerster)의 파트너이자 글로벌 사모펀드 의장인 마르시아 엘리스(Marcia Ellis)는 아시안 인베스터 매거진(Asian Investor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평소 아시아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중동의 투자자들이 이미 중국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 중국 시장은 여전히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아시아 전체의 성장 스토리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VC 시장 자체가 가지는 불확실성과 리스크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주요 경제대국 간의 자본, 인재, 혁신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점진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한때 가장 거대하고 유망했던 미국과 중국의 벤처투자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만큼 VC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시장의 위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 원문 기사는 Valuation growth stalls for late-stage startups | PitchBook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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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 AI 투자 확대로 갈 곳 잃은 근로자들, 올해만 3만 명 넘게 짐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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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이후 최대 해고 규모
“계절적 요인 아닌 전략적 측면 해고”
채용 정상화-업무 자동화 겹쳐, 일자리 추가 감소 전망
fired_venture_20240213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인력 재조정에 나서면서 올해 들어서만 3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는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팬데믹 기간 이뤄진 과잉 채용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대규모 해고 가속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타 “AI 부문 인력 보강, 기타 분야는 추가 해고”

11일(현지 시각)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크 업계 고용 및 해고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를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MS), 스냅, 페이팔을 비롯한 총 138개 빅테크 기업이 올해 들어 최소 3만4,0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메타, 아마존, MS 등이 해고한 26만3,000명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같은 해 3월 이후 최대 수치다.

통상 연초에는 테크 분야는 물론 대부분 기업은 다가올 1년간의 운영 계획을 수립하면서 인력의 이동 및 감원 등을 단행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빅테크 업계의 대규모 인원 감축을 이같은 계절적 요인보다는 전략적 측면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성형 AI를 비롯한 AI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량 해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이에 대한 근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2만 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한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올해 들어 생성형 AI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동시에 기타 인력에 대한 추가 해고를 진행 중이다. 메타 측은 이와 관련해 “AI 부문 인력 보강이 예정돼 있지만, 전체 순 인력 증가는 최소화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셜 미디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도 전 세계 인력의 10%가량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스냅은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최우선 사항을 실행하기 위한 최고의 위치를 만들고, 기업의 향후 성장 지원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스냅의 정직원은 5,367명으로, 이번 해고로 500명가량이 직장을 잃을 전망이다.

메타와 스냅 외에도 MS가 지난 1월 게임 부문 인력 약 1,9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옥타는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400여 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독일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AI 분야에 대한 집중도 제고를 위해 약 8,000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중장기적 투자 우선순위를 재평가하며 상대적 비핵심 부서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로저 리 레이오프 창업자는 “빅테크를 필두로 업계 전반이 팬데믹 당시 과도하게 채용한 인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해고는 지난해보다 규모는 작지만, 보다 선별적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 해고는 기업 간 전염되고 있으며, 상황은 얼마든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죽은 나무 많다” 결론, 경영 효율화 바람 ‘솔솔’

연초부터 불어닥친 감원 한파 속에서도 기업들이 앞다퉈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올해 초 수백 명의 직원을 내보낸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과 크라우드 소싱 방식 외국어 학습 플랫폼을 운영하는 듀오링고는 기존 일자리를 AI로 대체했음을 시사했고, 지난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교육기업 체그, IBM, 드롭박스 등도 AI의 도입을 구조조정 배경으로 거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투자 업계에서는 월가의 핵심 주제가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예상치 발표에서 해고 등 비용 절감 조치로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이 기업의 운영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일정 정도의 해고가 경기 연착륙을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제프리스의 브렌트 씰 애널리스트 또한 “빅테크 기업들이 내부 인력을 평가한 결과 ‘죽은 나무가 많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들을 재평가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부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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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질주하는 중국 전기차, 이제 한국까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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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 국내 시장 본격 진출할까
치열한 내수 경쟁 끝에 경쟁력 확보, 테슬라까지 꺾었다
경쟁력 잃어가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시장, 이대로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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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기차·배터리 업체 BYD가 수개월 내로 국내 전기 승용차 업계에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BYD가 국내 시장에 진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베스트셀러 모델 '아토3'을 필두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국산 전기차가 중국산 제품에 밀리며 급속도로 입지를 잃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테슬라도 꺾었다, '종횡무진' BYD

최근 BYD는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자체 생산, 배터리를 외부 업체들에 의존하는 여타 전기차 업체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를 최초로 추월하며 무시무시한 성장세를 입증하기도 했다. 4분기 BYD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52만6,000대,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48만4,500대였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전기차 판매량 역시 테슬라를 추월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BYD의 전기차 인도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20.5%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업계 1위 수준이다. 인도량은 전년 대비 100만 대(58.3%) 증가한 288만 대를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의 점유율은 전년보다 0.4%p 증가한 12.9%로 2위 수준에 그쳤다.

차후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초고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자그마치 560만 대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8%에 달하는 수치다. 2013년 1만8,000대 규모였던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연 700만 대까지 성장했으며, 그 중심에는 BYD를 비롯한 자국 업체들이 있었다. 전 세계 물량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초대형 전기차 시장이 BYD 성장의 '발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치열한 중국 내수 시장의 '적자생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시장 공략 역량 역시 치열한 내수 시장 경쟁의 결과물이다.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은 시장 바깥으로 줄줄이 밀려나며 '폐사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바이두, 상하이자동차(SAIC) 등으로부터 6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신흥 강자로 부상했던 웨이마자동차(WM모터스)가 대표적인 예다.

2015년 설립된 WM모터스는 2018년 출시한 EX5로 흥행에 성공,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바 있다. 하지만 WM모터스는 치열해지는 시장 내 가격·기술 경쟁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고, 지난 3년간 3조원을 웃도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이어지는 적자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WM모터스는 결국 지난해 10월 상하이시 제3중급인민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침체와 파산의 위협은 비단 WM모터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라이선스를 받고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를 실제 생산하는 브랜드는 약 50개에 달하며, 이 중 적어도 15개의 기업이 파산 위기에 놓여 있다.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이 침체의 늪 속으로 가라앉는 가운데, BYD 등 적자생존에 성공한 일부 선두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특히 BYD는 지난해 기준 6개 대륙, 7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하며 빠르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수출량은 2022년 대비 334.2% 증가한 24만2,765대에 달한다.

휘청이는 국내 시장, 중국에 밀리면 끝이다?

글로벌 시장을 질주하는 BYD가 국내에 본격 상륙할 경우, 국내 전기차 업계 전반이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BYD가 자체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지원 △자체 광물 자원 △저렴한 인건비 등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석권하면 역량이 부족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줄줄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선두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중국 기업의 공세에 대항할 힘을 잃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7%, 53.7%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IRA 세액 공제 금액(2,501억원)을 제외하면 881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하까지 미끄러진 것은 상장(2022년 1월) 이후 최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원재료 가격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실적 전반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후 중국산 전기차로 인해 국내 배터리 업계 자체가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연결된 전기차·배터리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경쟁력을 잃으며 공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BYD를 중심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의 국내 시장 침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위기를 감지한 업계는 시장 판도 변화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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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진출 꿈꾸는 친환경 스타트업, 미국 '트럼프 리스크'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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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에너지 글로벌 거래 플랫폼 씨너지, 30억원 투자 유치
REC·자발적 탄소배출권 등 글로벌 환경 상품 거래 플랫폼 운영
미국·유럽 진출 목표하는 시너지, 11월 대선 리스크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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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너지 홈페이지

클린에너지 글로벌 거래 플랫폼 씨너지가 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2022년 프리시리즈 A와 2025년 진행 예정인 시리즈 A 사이 브릿지 성격의 라운드로 △한화투자증권 △퀀텀벤처스코리아 △SGC파트너스-DSN인베스트먼트(공동투자)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등 4개 기관이 참여했다. 씨너지가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미국·유럽 등 서방국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서방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도사리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탄소 중립' 위한 글로벌 거래 플랫폼

씨너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자발적 탄소배출권 등 탄소 중립 실현에 필요한 환경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클린에너지 글로벌 거래 플랫폼 ‘씨너지 플랫폼(CnerG Platform)’을 운영하고 있다. 씨너지 플랫폼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수요에 주목, 민간 부문의 신재생에너지 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서비스다.

씨너지는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 47개국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자발적탄소배출권 거래 기반을 구축, 2022년 말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현재까지 60여 개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했다. 현재까지 성사시킨 REC 거래 규모는 4,510GWh에 달한다. 이는 약 21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다.

씨너지는 올해 목표로 100여 개의 추가 고객사 확보, 월 매출 15억원·연 매출 200억원 달성 등을 제시했다. 사업 범위 역시 현재의 거래 서비스를 넘어 △마켓 인텔리전스 서비스(시장 및 가격 정보 서비스) △온실가스배출 산정 및 모니터링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미국·유럽 등으로의 글로벌 사업 확대, 서비스 고도화 등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미국 진출하면 '트럼프'의 공포 따라온다?

한편 벤처업계는 서방국 진출을 선언한 씨너지가 떠안게 될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이다. 최근 친환경 분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벌일 '리턴 매치'의 주요 쟁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석 에너지를 예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탄소 중립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히 상반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세금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 배터리 회사들로 유입되고 있다며 'IRA 폐기' 주장을 펼치는가 하면, 청정에너지가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미국 진출을 선언한 씨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분야 기업 대다수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16~22일 애리조나·조지아 등 7개 주요 경합주의 등록 유권자 4,956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자그마치 48%에 달했다. 국내 친환경 분야 기업들이 '트럼프 리스크' 유탄에 줄줄이 휘청이는 가운데, 씨너지가 과연 서방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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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가공할 헛소리'를 증명한 끈 이론 ②,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수학과 물리의 대칭성

[해외 DS] '가공할 헛소리'를 증명한 끈 이론 ②,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수학과 물리의 대칭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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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케이는 괴물군과 모듈 형식의 수열을 연결 
보처즈는 끈 이론을 통해 군론과 수론을 엮어
괴물의 크기로 실이 진동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표현해

[해외 DS] '가공할 헛소리'를 증명한 끈 이론 ①, 수학자의 뇌리에 박힌 숫자 '196,884'에서 이어집니다.


정수론은 대부분 정수에 관한 것으로 언뜻 보기에는 매우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그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모듈러 형식(modular form)과 같은 복잡한 개념에 의존한다. 이는 극단적으로 대칭적인 함수 f(z)이며 사인(sine) 함수와 마찬가지로, 모듈러 형식의 특정 부분만 알면 다른 부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 수 있다.

"모듈러 형식은 삼각함수와 비슷하지만 그것의 극단적인 버전에 가깝다"고 수학자 켄 오노(Ken Ono)는 콴타 매거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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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모듈러 형식은 수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옥스퍼드대학교의 앤드류 와일즈(Andrew Wiles)는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는 데,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의 마리나 비아조브스카(Maryna Viazovska)는 8차원 공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구의 배열을 찾는 데 모듈러 형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모듈러 형식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무한히 긴 다항식으로 근사화되는 경우가 많다.

f(q) = (1⁄q) + 744 + 19,688q + 21,493,760q2 + 864,299,970q3 + …

변수 q 앞에 있는 계수들은 수 이론적 관점에서 볼 때 흥미로운 특성을 가진 수열을 형성한다. 맥케이는 바로 이 수열을 괴물과 연결했다.

괴물군, 모듈러 형식, 끈 이론의 연결성

보처즈는 1980년대에 문샤인 가설(moonshine conjecture)에 대해 처음 들었다. 그는 유튜버 커트 자이문갈(Curt Jaimungal)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깜짝 놀랐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보처즈는 콘웨이의 강의를 들으며 수론과 군론이 신비롭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고, 이 주제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연관성이 의심되는 부분을 찾기 시작했고, 1992년 획기적인 결과를 발표해 6년 후 수학계 최고의 상 중 하나인 필즈 메달을 수상하게 된다. 그의 결론은 물리학의 극히 추측적인 분야인 끈 이론으로 군론과 수론 사이를 봉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끈 이론은 물리학의 네 가지 기본 힘(전자기학, 강 핵력, 약 핵력, 중력)을 통합하려는 이론이다. 기존 이론에서처럼 입자나 파동에 의존하여 우주의 기본 구성 요소를 나타내는 대신, 끈 이론은 1차원의 작은 실이 악기의 현처럼 진동하여 입자와 상호 작용을 한다고 해석한다.

보처즈는 끈 이론이 대칭성과 관련된 많은 수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모듈라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작은 실이 닫혀서 흔들리는 방식으로 시공간을 이동할 때, 그 궤적은 2차원 튜브를 형성한다. 이 구조는 실이 진동하는 방식과 관계없이 모듈러 모양과 동일한 대칭성을 갖는다.

진동 에너지와 괴물의 대칭성

보처즈가 연구한 끈 이론의 유형은 25개의 차원에서만 수학적으로 공식화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세계는 눈에 보이는 삼차원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론가들은 나머지 22개 차원을 작은 구 또는 도넛 모양으로 말아 올린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물리학에서는 모양에 따라 그 계산이 달라진다. 차원이 원통으로 말려 있는 끈 이론은 구를 형성하는 이론과 다른 예측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입자와 입자의 상호작용을 우리 세계에 맞는 방식으로 설명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이 계산에서 올바른 '압축'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보처즈는 24차원을 24차원 도넛 표면으로 말아서 관련 끈 이론이 괴물과 대칭을 이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유 공간 차원이 하나만 남았다는 사실은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우리 세계를 설명하는 물리 이론이 아니라 모델의 수학적 속성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구성된 세계에서 실은 24차원 도넛을 따라 흔들린다. 괴물의 크기는 실이 특정 에너지에서 진동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계산한다. 따라서 가장 낮은 에너지에서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진동하고, 그다음으로 높은 에너지에서는 196,883개의 다른 가능성이 생긴다. 그리고 실이 남기는 흔적은 모듈러 형식의 대칭성을 갖게 된다.

보처즈는 괴물 그룹과 모듈러 형식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그동안 수학자들은 다른 유한 군과 다른 모듈러 형식을 연결할 수 있었고, 끈 이론도 그 연결 고리를 제공했다. 따라서 추측 이론이 우리 우주를 설명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수학적 세계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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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잡아라" 시장 밸류업 나선 정부, 코스닥까지 '정조준'

"코리아 디스카운트 잡아라" 시장 밸류업 나선 정부, 코스닥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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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윤곽', "코스닥까지 한 번에 잡는다"
엇갈리는 시장 반응, 저PBR 중심으로 투자금 '집중'
"장기 도전 필요한 밸류업, 핵심은 지배구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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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스닥 상장사에 밸류업 프로그램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피 기업 중심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고PBR(주당순자산가치)주 위주로 개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 기업의 가치를 함께 높여 한국 증시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벽히 깨부수겠단 구상이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마중물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증시를 통한 국민의 자산 형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에 발맞춰 밸류업 프로그램의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 범위 확대, 코스닥 시장까지 지원한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코스닥 내 모든 상장사(총 1,707개사)를 대상으로 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하고 지원함으로써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표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 내부에선 밸류업 프로그램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개사에 한정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정부는 이를 코스닥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 상장사에 더해 코스닥 시장까지 밸류업 범위를 대폭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코스닥 모든 기업에 다 적용하자는 분위기”라며 “드라이브를 굉장히 강하게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로 세금 감면,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해 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세수 감소를 고려해 일률적인 세제 혜택을 적용하기보다는 일정 기준을 마련해 차등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페널티를 주는 등의 방안은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데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를 개혁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소액주주는 회사의 주식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서 주가가 올라가야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가 대다수인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업가치를 높여 국민의 자산 형성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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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시장 기대 확산했지만, "아직 한계 명확해"

정부가 강조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통칭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불리는 국내 주식 특유의 저평가 현상의 타파다. 이에 대해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미흡한 주주환원과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해 우리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게 주요 목적"이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스스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공개될 예정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당초의 예상을 깨고 코스닥 상장사에까지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기대가 확산했으나,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기술주 중심이라 기업의 보유 자산이 적은 상황에서 얼마나 현실성 있는 밸류업 평가 기준이 마련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시장 반응도 자동차·은행 등 저PBR 기업이 대거 몰려 있는 코스피를 중심으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50조3,445억원으로 2년 7개월 만에 50조원을 넘어섰고, 기아의 주가 또한 52주 시고가이자 역대 최고가인 12만1,300원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의 경우 올 1월만 해도 코스피 시장보다 많았으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사정은 딴판이 됐다. 자동차주·금융주 등에 투자가 집중된 효과가 곧바로 나타난 셈이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잘만 흘러가면 코스피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막고 외국인 및 기관 투자가들의 코스닥 투자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다만 코스닥 기업들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에 화답할 여력이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라며 구체적인 전망은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밸류업 프로그램, 단기 인센티브로 끝나선 안 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부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효용을 내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진다. 지배구조 개선, 사모펀드 활성화, 금융시장 정상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반 조건 자체가 복잡하게 연결된 거미줄 구조를 이루고 있는 만큼 단기간 성과를 위해 순간 인센티브만 쥐여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금융당국 차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상장사와 그렇지 않은 상장사의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프로그램의 연속성 강화를 위한 기틀을 잡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산인 일본이 성공적인 개혁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은 '지배구조 개선'임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본 기업의 어마어마한 변화는 야마지 히로미 도쿄증권거래소 CEO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지 못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타파는 요원하단 것이다. 이어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가적으로 기재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개별 상장사 기업설명(IR) 홈페이지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업로드하도록 함으로써 가시적인 리스트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의 시행 주체가 경영진이 아님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체는 이사회"라며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뒤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며 주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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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감원 준비하라" 테슬라까지 두 손 들었다, 전기차 시장 뒤덮은 '침체'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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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사에 '직무별 중요도' 재평가 지시한 테슬라, 감원 카드 꺼내나
테슬라 4분기 영업이익 47% 급감, 성장 둔화로 비용 절감 절실해
질주 이어가던 중국 전기차까지 휘청인다, '캐즘' 맞이한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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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선두 주자' 테슬라가 시장 침체 타격에 휘청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테슬라 내부자들을 인용, 테슬라 본사 관리자들이 전 세계 지사에 직원들의 '직무별 중요도' 재평가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업계 곳곳에서는 이 같은 테슬라 본사의 움직임이 대규모 해고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반이 성장 둔화를 겪는 가운데, 테슬라가 추가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감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지출 늘고 이익 줄었다, 휘청이는 테슬라

테슬라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이후부터 인력을 약 두 배가량 증원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인건비 부담 경감을 위해 오토파일럿(자율주행) 부문 직원 수십 명을 해고하며 인력 감축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구조조정 효과는 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 세계 직원 수는 14만 명 이상이다. 이는 테슬라의 대표 중형 전기 세단 '모델3'가 베일을 벗은 2016년 대비 약 8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인력에 투입되는 비용이 계속해서 불어나자 테슬라는 결국 본격적인 '감원' 신호를 보내고 나섰다. 시장 둔화 영향으로 기업 실적이 꾸준히 악화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47% 급감한 20억6,400만 달러(약 2조7,568억원) 수준이었다. 최근 수년간 50%를 웃돌던 차량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38%에 그쳤다. 

이 같은 테슬라의 성장 둔화 기조는 국내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에서 판매된 테슬라 자동차는 '모델Y' 1대뿐이다. △고금리 △인플레이션 △배터리 화재 사고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악재가 쌓이며 한국 전기차 수요 전반이 둔화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달 한국에서 등록된 신규 전기차는 전월 대비 80% 급감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 침체, '급성장' 중국도 못 버틴다

'성장 둔화'는 테슬라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가성비'를 무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전기차 기업들 역시 줄줄이 수익성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11월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업체 웨이라이(蔚來)는 총직원 2만7,000여 명 중 10%에 해당하는 2,700명가량을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과 불어나는 적자를 고려한 비용 절감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부 중국 전기차 기업은 시장 생존에 실패하며 파산을 택하기도 했다. 바이두, 상하이자동차(上汽集团·SAIC) 등으로부터 6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신흥 강자'로 부상했던 웨이마자동차(WM모터)가 대표적인 예다. 웨이마자동차는 치열해지는 시장 내 가격·기술 경쟁에서 패배, 지난 3년간 3조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의 유력 전기차 스타트업이었던 싱귤라토모터스, 레브데오 역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BYD 등 일부 선두 기업을 제외한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이 침체의 늪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셈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반은 △얼리어답터 초기 수요 급감 △고금리·고물가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캐즘(Chasm)' 현상을 겪고 있다. 캐즘은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나타나는 수요의 하락·정체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초기 시장 기반을 닦은 업계가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과도기의 '계곡'인 셈이다. 캐즘을 극복한 시장은 주류 시장 편입에 성공해 대중화 기반을 닦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시장은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로 남으며 쇠퇴하게 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이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기업들은 눈앞에 등장한 거대한 굴곡을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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