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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데드라인 임박에도 ‘치킨게임’ 최고조, 걸프국 참전 방아쇠 당기나

[미국-이란 전쟁] 데드라인 임박에도 ‘치킨게임’ 최고조, 걸프국 참전 방아쇠 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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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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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트럼프 '지옥' 경고에 맞불
협상 시한 임박 속 타결 가능성 급격히 축소
걸프국 및 친이란 세력 개입에 따른 다자 충돌 가능성
출처=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X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측이 상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미국의 군사 옵션 검토와 걸프 국가들의 집단 대응 기류가 맞물리면서, 분쟁 양상이 다자 충돌로 번질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란 의회 의장 "네타냐후 따르는 트럼프, 중동 불바다 몰아넣을 것"

5일(이하 현지시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X) 계정에 영문으로 “당신의 무모한 행보가 미국의 모든 가정을 ‘살아있는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썼다. 이어 “당신이 네타냐후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우리 지역 전체가 불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을 상대로 오판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전쟁 범죄를 통해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갈등을 해결할 진정한 해법으로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위험한 게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협상 타결을 동시에 언급한 직후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7일)은 이란에 발전소의 날(Power Plant Day)이자, 교량의 날(Bridge Day)”이라며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미친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Open the Fxxxin’ Strait, you crazy bastards)”이라고 썼다.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까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파괴하겠다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는 7일 데드라인이 지난 이후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초토화’를 실행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5일 X에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계속 방해하고 외교적 해결을 거부할 경우 대통령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란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이라는 점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면 언제 이해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경고했다.

협상 교착 상태, 단기 타결 가능성 약화

하지만 이란이 물러서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봉쇄까지 시사하고 나서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갈리바프 의장은 4일 X를 통해 "전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밀·쌀·비료 수송량 중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은 얼마인가"라며 "이 해협을 통한 수송량이 가장 많은 국가와 기업은 어딘가"라고 썼다. 프레스TV·타스님통신 등 이란 매체들은 갈리바프 의장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각각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 12%를 차지하는 요충지다. 이란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운행을 통제해 왔다. 여기에 예멘 내 친이란 무장 세력인 후티 반군이 지난달 28일 참전을 선언하면서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이란은 직접 협상이나 휴전 요청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과 오만 등 중재자를 통한 막후 메시지 교환만 인정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지도부 인사가 대거 피살되거나 교체되면서 내부 소통 및 군사 지휘 체계는 사실상 마비돼 있다. 실제 전쟁 발발 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수십 명의 정권 핵심 인사들이 사망하면서 현 지도부의 정책 수립 능력이 대폭 약화한 상태다. 주요 군사 및 민간 정책 결정자들 간 연결 고리가 대부분 끊어졌고, 살아남은 인사들 역시 공습의 표적이 될 것이 두려워 통화 및 대면 회동을 꺼리고 있다.

다만 이란 행정부에서는 미국과 협상할 여지를 일부 열어둔 상태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4일 X에 “미국 언론이 이란의 태도를 왜곡하고 있다”며 “파키스탄의 노력에 깊이 감사하며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수도) 방문을 거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슬라마바드에서 미·이란 종전 회담을 열기 위해 양측을 중재해 왔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에게 강요된 이 불법적인 전쟁을 결정적이고 영구적으로 끝내기 위한 조건”이라며 미국이 전쟁 재발 방지를 보장해야 협상 테이블 앞에 앉을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현시점 양측 논의는 여전히 교착 상태다. 특히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가 커 단기간 내 포괄적 합의 도출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란은 전쟁 피해를 보상할 만한 통행 수익이 보장돼야만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다. 이란은 수에즈 운하처럼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람이 건설한 수에즈 운하와 달리 자연적으로 형성된 해협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더욱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란이 봉쇄 또는 통제 강화를 주장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사우디·UAE, 對이란 공세 참전 저울질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7일 저녁까지 이란과의 협상에서 내놓을 만한 성과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쟁이 중대 확전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인프라를 연쇄 파괴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지만 상황이 호락호락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집중 공격을 퍼부어 국가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고 승리를 선언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일 수 있으나,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도 확보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정권 교체도 이루지 못한 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만 강화해 주고 전 세계를 에너지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이 국내외에서 비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동맹인 걸프국들이 이란을 상대로 고강도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번 전쟁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걸프 국가들과 이란 간 관계 개선 흐름을 다시 뒤흔들고 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그동안 긴장 완화를 통해 충돌을 피하려 했지만, 전쟁으로 이런 시도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 UAE는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을 잇달아 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이 걸프 국가들의 영공과 영토를 활용해 자국을 공격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 국가를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쟁 확산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는 자국 에너지 수출의 생명줄이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통과하는 하르그섬 점령에 나설 경우, 이란이 걸프 전역을 상대로 대규모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측은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섬을 직접 타격하고 해협과 페르시아만에 기뢰를 부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이란의 공격 강도도 크게 높아졌다. 개전 이후 걸프 국가들을 향해 약 5,000기의 미사일과 드론이 발사됐고, 석유·가스 시설과 공항, 미군 기지뿐 아니라 주거지역과 외교구역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아랍 걸프 국가들에서 최소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정보 공유와 군사적 대응 조율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달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도 공동 대응 옵션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당시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공식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고 이란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고 있지만, 자국 전력과 수자원 인프라가 공격받을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UAE 역시 집단 군사행동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여기에 맞서 친이란 세력도 참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란 프레스 TV에 따르면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반을 따르는 군 부대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이란 지상 침공 시 이란군 지원을 위한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체첸공화국은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 수니파로, 시아파 이란과는 종파 차이가 있지만, 체첸군은 이번 사태를 '종교 전쟁'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개입이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수호하기 위한 '지하드'(성전)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스 TV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중동 전쟁에서 미국·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체첸군 참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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