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럽 협력으로 전력 재편” 6세대 전투기 경쟁 참전 의지
인도 “유럽 협력으로 전력 재편” 6세대 전투기 경쟁 참전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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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한계 인식·외부 협력 필요성 확대
유럽과 방산 협력 경험, 계약 기반 신뢰 형성
中 차세대 전투기 압박에 ‘전력 격차’ 우려도

인도가 유럽의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 참여를 공식 검토하며 공군 전력 확보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기존 5세대 전투기 도입 대신 다국적 공동 개발 체계 참여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항공 전력 경쟁 구도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유럽과의 대규모 방위 계약과 거듭된 연합 훈련을 통해 축적된 운용 경험이 인도의 전략 전환을 부추긴 가운데, 중국과 파키스탄 등 주변국과의 군사 긴장도 이번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참여 가능성 불투명
23일(이하 현지시각) 항공우주 전문 매체 에이비에이션위크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는 지난 18일 의회 국방 상임위원회에 제출한 ‘2026년 국방 예산 보고서’에서 “첨단 항공기 목표 달성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럽의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두 컨소시엄 중 하나와 힘을 합치겠다”고 명시했다. 인도 국방부가 지목한 두 컨소시엄은 영국·일본·이탈리아로 구성된 GCAP와 프랑스·독일·스페인이 참여한 FCAS를 의미한다. 차세대 항공기 개발 및 취득 프로세스를 통해 오늘날 항공 중심의 현대전에서 전력을 강화한다는 게 인도 정부·의회의 구상이다.
업계는 인도가 자국산 전투기 AMCA뿐 아니라 미국산 F-35나 Su-57 같은 기존 5세대 기종을 건너뛰고 6세대로 직행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방산 전문 매체 워존은 “인도가 기존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방식 대신 기술 격차를 한 번에 뛰어넘겠다는 쪽을 택했다”며 “이는 세대 단위 도약을 목표로 한 전략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어 “6세대 전투기는 스텔스 성능은 물론 네트워크 중심 작전, 무인 협업 체계를 통합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하며 “인도가 향후 공중전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지를 검토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참여 가능성에는 제약이 존재한다. GCAP는 참여국 간 업무 분담이 이미 확정된 상태지만, 이탈리아가 영국의 핵심 기술 공유 부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례가 존재할 정도로 협력 구조는 매우 민감하게 유지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새로운 멤버가 추가될 경우, 기존 합의는 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 일본은 2030년대 초반 미쓰비시 F-2 대체 일정에 맞춰 개발 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여 시도에 대해 일정 지연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이에 인도의 공동 개발 참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FCAS 역시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다쏘와 독일 에어버스 간 차세대 전투기 설계 주도권 분쟁이 장기화하며 프로그램이 교착 국면에 들어간 것이다. 에릭 트라피에 다쏘 최고경영자(CEO)는 “거버넌스 틀이 존중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이후 독일이 GCAP 참여를 검토한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긴장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인도의 6세대 전투기 개발 참여 검토는 유럽 전투기 개발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

검증된 체계로 실제 운용 이동
일부 제약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유럽과 적극적으로 손을 맞잡으려는 배경에는 실제 전력 운용과 연합 훈련을 통해 축적된 실전 경험이 자리한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의하면 인도는 프랑스와 총 170억 달러(약 25조원) 규모의 4개 방위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라팔 마린 전투기, 스코르펜급 잠수함, 프라찬드 경전투헬기, 첨단 견인포가 포함된다. 항공과 해군 지상 전력 전반에 걸친 이러한 동시 계약 구조는 전력 체계 전반을 뒤바꾸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세부 계약을 보면, 유럽의 기술과 인도의 전력 또는 생산 구조가 결합되는 방식이 명확히 드러난다. 인도는 라팔 마린 전투기 26대를 자국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와 연계해 운용할 계획이다. 또 스코르펜급 잠수함 3척은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국영 방위 조선소 마자곤(Mazagon Docks)에서 건조된다. 인도는 이 같은 협력 구조를 통해 2031년부터 매년 1척씩 전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찬드 경전투헬기 156대와 견인포 307문 역시 유럽의 기술과 장비를 기반으로 인도의 생산 체계를 결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협력은 실제 연합 작전 경험으로도 확장됐다. 2024년 프랑스·독일·스페인 공군은 인도태평양 지역 방위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대규모 항공 전력을 파견했다. 여기에는 독일 유로파이터 8대와 스페인 유로파이터 4대, 독일 토네이도 12대, 프랑스 라팔 6대가 포함됐으며, 에어버스 A400M 수송기 각 4대와 A330 MRTT 공중 급유·수송기가 가세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후 림팩(RIMPAC) 훈련과 일본 연합 작전에 이어 인도 최대 공군훈련 타랑 샤크티(Tarang Shakti)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모두 함께했다. 다국적 작전 환경에서 상호 운용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진행된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은 인도의 무기 수입 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조사에서 인도는 지난 20년 동안 러시아산 무기에 600억 달러(약 89조원)를 지출했으나, 수입 비중은 2009~2013년 76%에서 최근 5년 36%로 감소했다. 러시아산 무기의 낮은 품질과 서방 제재, 거래 지연 등이 맞물린 결과다. 같은 기간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늘었다. 기존 공급망의 한계가 검증된 체계로 실제 운용의 중심축을 이동시키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6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의 문을 두드리는 기반이 됐다.
주변국 견제 필요성 대두
그리고 그 이면에는 중국과 파키스탄 등 인도와 국경을 맞댄 주변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자리한다. 시몬 베제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수석연구원은 “중국 군사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주변 국가들의 군비 확충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인도의 무기 수입 확대 또한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과 중국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인 파키스탄과의 장기 갈등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와 파키스탄은 불과 지난해에도 무력 충돌을 벌인 바 있으며,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관광객 26명이 사망한 총기 테러를 계기로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은 사례가 존재한다.
인도와 중국 간 긴장은 더 장기간 누적된 상태다. 양국은 1962년 전쟁 이후에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기준으로 충돌을 반복했다. 비교적 최근인 2020년 갈완계곡에서는 600여 명의 병력이 맞붙는 충돌이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국경 분쟁은 상시적인 군사적 긴장 상태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공중 전력 확보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특히 LAC 일대의 긴장 고조는 공중 감시와 신속 대응 능력을 요구하며, 차세대 전투기 도입 필요성을 현실적 과제로 끌어올린다.
중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 정황은 인도에 보다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올해 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쓰촨성 청두 상공에서 꼬리가 없는 삼각형 형태의 신형 전투기가 포착됐다”며 “해당 기체는 3개의 엔진을 탑재해 공중 급유 없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고, 기존 전투기보다 더 깊은 지역까지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인도와 중국의 군사력 균형이 붕괴할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워존은 “중국의 새로운 전투기는 기존 유인 전투기의 위협을 예상하지 못하는 지역의 목표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