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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실패 뒤 방향 튼 오픈AI, 기업 고객 공략 속 ‘클린 브랜드’ 구축 과제 직면

쇼핑 실패 뒤 방향 튼 오픈AI, 기업 고객 공략 속 ‘클린 브랜드’ 구축 과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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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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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확장 시도 부진→신사업 일부 정리
상장 준비 및 생산성 도구 전환 전략 병행
기업 윤리 vs 실용 노선, 브랜드 가치 영향

오픈AI가 챗GPT 기반 쇼핑 기능 종료를 선언하며 기업용 AI 중심의 사업 방향을 분명히 했다.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을 기업 생산성 도구로 탈바꿈시키고, 코딩 기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통해서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과 협력 확대, 상장 준비 과정에서의 조직 재정비까지 맞물리며 오픈AI의 사업 구조 전반이 재구성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군사 협력과 윤리 기준을 둘러싸고 경쟁사와 다른 선택이 부각되면서 예측 가능한 파트너로서 회사의 브랜드 가치도 재평가되는 국면에 놓였다. 

쇼핑·SNS 소비자 외면

24일 AI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는 지난해 하반기 챗GPT를 통해 선보인 쇼핑 기능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사용자가 챗GPT 내에서 외부 쇼핑몰의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한 해당 기능은 오픈AI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었다.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세계 최대 유통 기업인 월마트와 쇼피파이, 수공예품 마켓플레이스 엣시 등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주목받았지만, 출시 6개월이 지난 현시점까지 최신 상품 정보가 챗GPT에 반영되지 않는 등 빈번한 오류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오픈AI는 쇼핑 외에도 소셜미디어(SNS), 헬스케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서비스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는 영상 생성 AI 기반 SNS 플랫폼 ‘소라’를 꼽을 수 있다. 2024년 10월 첫선을 보인 소라는 출시 직후 5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엔 같은 해 12월에는 앱 다운로드 수가 전월 대비 32% 감소했고, 이듬해 1월에는 추가로 46% 줄었다. 앱 내 결제액 꾸준히 감소했고,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는 사이 시장 내 경쟁 환경도 빠르게 변화했다. 구글은 이미지 생성 AI ‘나노바나나’를 앞세워 소비자용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고, 메타는 유사한 영상 생성 서비스 ‘바이브스’를 출시하며 경쟁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콘텐츠 제작에 활용 가능한 지식저작권(IP) 범위 제한과 사용자들의 얼굴 데이터 활용에 대한 거부감도 확산되며 서비스 확장에 제약을 걸었다. 이러한 환경은 오픈AI가 소비자 서비스 영역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이에 오픈AI는 사업 방향을 기업용 시장 중심으로 재정렬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생성형 AI 모델 고도화와 기업 생산성 도구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확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약 4,500명 수준인 인력을 연내 8,000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고, 기업이 오픈AI 도구를 활용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기술 앰배서더’ 등 전문 인력도 채용 대상에 포함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최대 경쟁사로 거론되는 앤스로픽이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를 통해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체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IPO 앞두고 평판 관리 필요성

오픈AI의 기업 컨설팅 부문 강화는 기업공개(IPO) 일정과도 맞물린다. 18일(이하 현지시각) CNBC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오픈AI가 연내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르면 4분기 IPO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직원과 투자자의 관심을 기업용 사업으로 집중시키는 방향이 뚜렷해졌다는 전언이다. CNBC는 이를 “기존 소비자 서비스 확장보다 기업 고객 기반 확대가 재무 구조와 직결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챗GPT의 역할도 재정의되는 모습이다. 피지 시모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직원 회의에서 “현재 우리의 목표는 9억 명의 사용자를 고연산 사용자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기업 고객 지원과 고부가가치 활용 사례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재무와 조직 정비도 병행되는 추세다. 오픈AI는 올해 초 블록 출신의 아즈메르 데일과 도큐사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신시아 게일러를 영입했다. 업계는 게일러 전 CFO가 오픈AI에서 투자자 관계(IR)를 총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기업 고객 확대 전략이 새로운 요구 조건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AI 도입이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생산성 향상 효과와 별개로 브랜드 리스크를 함께 따지는 기업이 늘었다.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파트너와 협업할 경우 대외 커뮤니케이션 부담이 커지고, 내부적으로도 데이터 활용 방식과 결과물 책임 문제를 검토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는 모델의 정확도 못지않게 보안, 예측 및 통제 가능성, 외부 평판 관리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클린 브랜드’ 여부가 실제 계약 검토 과정에서 더 민감한 요인이라는 의미다. 

군사 협력, 기업윤리 시험대

최근 미 국방부와의 군사 협력을 끝낸 앤스로픽과 그에 대한 업계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의 군사 활용 범위와 관련한 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국내 감시’와 ‘완전 자율 살상 무기’에의 활용 금지라는 두 가지 예외 조항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를 작전 수행에 대한 제약으로 간주하며 반발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은 불법적인 국내 감시나 인간의 개입 없는 자율 무기 개발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고, 에밀 마이클 차관보 역시 “미국인을 죽이려는 적의 드론 떼를 격추하기 위해 특정 기업의 허락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언급했다.

갈등은 정책 충돌을 넘어 실제 행정 조치로 이어졌다. 미 국방부는 2월 27일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는 통상 미국의 적대 세력에 적용되는 조치로, 자국 기업이 해당 지정을 받은 사례는 앤스로픽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모든 연방 기관에 앤스로픽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하며 신뢰 훼손을 문제 삼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전장치 없는 AI 무기 배치를 강요하는 정부의 태도가 진정 무서운 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묵살했다. 

업계는 일련의 흐름에서 드러난 앤스로픽의 브랜드 성격에 주목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클로드는 국방부의 기밀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이었다. 그럼에도 앤스로픽은 자사 모델이 폭력적인 군사 작전에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고수했다. 이런 태도는 정부와의 충돌을 야기했지만, 동시에 ‘안전하고 윤리적인 AI’를 표방하는 회사의 기존 입장과 일치하는 선택으로 읽혔다. 이는 AI 도입에 있어 기술 성능은 물론 해당 기업의 클린 브랜드 여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기업 고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한편, 앤스로픽이 빠져나간 공백은 오픈AI가 빠르게 꿰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오픈AI는 이달 초 미 국방부와 기밀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AI 모델을 군 네트워크에 도입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당시 임직원회의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찬반 의견이 엇갈릴 수 있지만, 회사로서는 그런 문제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우리는 기술적 조언과 안전 체계 구축 역할에 집중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군사 협력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기업의 기준과 책임을 둘러싼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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