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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도 게임하듯 공격, 드론이 바꾼 전쟁의 법칙

멀리서도 게임하듯 공격, 드론이 바꾼 전쟁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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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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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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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기 날아다니는 무인전 시대
전술·정찰·공격·심리전까지 수행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 안보의 척도

전쟁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탱크와 전투기, 미사일이 전쟁을 지배하던 시대는 저물고 무인기(드론)가 전장을 흔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드론의 핵심은 인간의 생명을 기계가 대신한다는 점이다. 병사의 손실을 두려워하던 민주주의 국가들에 있어 무인 체계의 대량 도입은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는 혁신이다. 전장에서의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 전쟁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가 드론이 고가 무기 위협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군사안보 전문매체 워온더락스(War on the Rocks)에 따르면, 저가형 자율 드론의 대량 배치가 전장의 양상을 크게 바꾸고 있다. 과거 정찰 보조 수단으로 기능했던 드론은 이제 핵심 타격 수단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수십억원짜리 전차가 수천만원짜리 드론에 박살 나는 광경이 수도 없이 목도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양측은 드론을 활용해 유류 저장시설, 정유 인프라, 군수 거점 등 후방 핵심 자산을 타격하며 상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은 드론이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변수임을 더욱 분명히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단행된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에서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드론을 병행 투입했다. 전자전을 통해 방공망을 교란한 뒤 벙커버스터로 지하시설을 파괴하고, 동시에 드론 군집을 활용해 광범위 지역을 타격하는 복합 작전이었다. 이는 기존 공군력과 신형 드론 전력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란의 반격에서 드러났다. 이란은 걸프 국가들을 겨냥한 전방위 공격에서 대당 3만 달러(약 4,500만원)짜리 샤헤드(Shahed) 드론을 계속 발사했고,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1기당 400만~600만 달러(약 60억~90억원)에 달하는 패트리엇(PAC-3) 요격 미사일을 수없이 소모했다. 이는 비용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단 며칠간의 교전으로 미사일 재고가 바닥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구매용 추가 예산을 요청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는 사실상 이란의 완승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자폭 드론 루카스(LUCAS: 저비용 무인 전투 공격 시스템)/사진=미 중부사령부

美, 이란제 드론 모방한 '자폭 드론' 투입

한계를 느낀 미국은 이란 샤헤드를 역설계한 자폭 드론 ‘루카스(LUCAS)’의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란의 비대칭 소모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 국방부의 에밀 마이클(Emil Michael) 연구·공학 담당 차관은 “핵심 구상은 루카스 드론을 미국 내에서 대량 생산하고, 필요할 때 생산을 급격히 늘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이 무기는) 지금까지는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루카스는 ‘저비용 무인 전투 공격 시스템(Low-cost Unmanned Combat Attack System)’의 앞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미군은 수년 전 노획한 샤헤드-136을 분해한 뒤 구조는 계승하고 내부 장치는 미국 첨단 기술을 적용해 루카스를 제작했다. 루카스와 샤헤드의 외형은 세모 모양으로 비슷하지만 크기를 다소 줄이고 모듈화 설계로 범용성을 높였다. 루카스는 동체부터 엔진, 항법장치까지 모두 상용 제품을 썼다. 이 덕분에 미국에서 소량 생산됐음에도 초도 물량 가격을 대당 3만5,000달러(약 5,250만원)까지 낮출 수 있었다. 토마호크 최신 버전인 블록 Va 가격(4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14분의 1 수준이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성능이 입증된 대(對)드론 요격 시스템 ‘메롭스(Merops)’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대드론 시스템은 드론으로 드론을 공격하는 무기다. 픽업 트럭 짐칸에 들어갈 만큼 소형이며, 드론을 식별하고 접근하며 위성 및 전자 통신이 교란될 때 인공지능(AI)에 의지해 자율 비행한다. 미국이 적이 만든 무기를 보고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대로 만든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다. 전쟁의 논리가 바뀌면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이 적성국으로부터 배우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된 셈이다.

드론 확보가 좌우하는 전력 균형

이렇듯 드론은 현대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참호에 은폐한 인간 병력은 물론 지상전을 이끄는 전차조차 드론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지난해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만6,000명이 넘는 병력을 동원해 실시했던 훈련은 현대전의 핵심이 된 드론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나토 군은 완전히 달라진 현대전의 형태에 적응하지 못했다. 모의 훈련에서 수천 명의 전투 병력이 드론 공격에 의해 전멸되는가 하면, 반나절 만에 17대의 장갑차가 파괴됐다.

드론은 군 보상 체계도 바꿔놨다. 우크라이나군은 2024년부터 FPV 드론을 통해 적을 타격한 영상을 제출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러시아 보병과 드론 조종사를 사살하면 각각 12점과 25점을 받을 수 있고, 포로를 생포할 경우에는 120점이 떨어진다. 포인트는 군 전용 온라인 무기 상점에서 현금처럼 쓰인다. 국제 군사 싱크탱크 신지정학연구소(New Geopolitics Research Network·NGRN)의 미하일로 사무스(Mykhailo Samus) 소장은 "비디오 게임처럼 군인들을 경쟁시켜 동기를 부여하고, 적군 타격에 대한 검증된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드론 활용이 확대되면서 전쟁의 지속 능력 역시 재편되고 있다. 고가의 미사일은 생산에 시간이 걸리지만, 저가형 드론은 단기간 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드론 전력의 비축량이 전쟁의 지속 능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드론의 성능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1인칭 시점으로 실시간 현장을 볼 수 있는 카메라에 더해 위성 인터넷에 연결된 드론이 마치 게임처럼 상대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무인기 생산업체 관계자는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목표물을 조준할 수 있고 원격 조종기에서 손을 떼더라도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전쟁은 언제나 기술 변화와 함께 진화해 왔다. 화약은 전투의 방식을 뒤집었고, 항공기는 전장의 공간을 확장했으며, 미사일은 전략적 타격의 중심축으로 역할했다. 이제 그 자리에 드론이 등장했다.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무기가 전장의 균형을 뒤흔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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