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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석 줄어든 항공기, 수익 구조·소비 양극화 영향에 프리미엄 확대 흐름

일반석 줄어든 항공기, 수익 구조·소비 양극화 영향에 프리미엄 확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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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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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좌석 확대로 기내 비행 환경 변화
비용 대비 효율 문제 부각, 수익 극대화 전략
여행·레저 시장 전반 ‘럭셔리 소비’ 물결

전 세계 항공사들이 기내 좌석 구성을 바꾸는 움직임에 한창이다. 대형 항공사는 물론 중저가 항공사에서도 프리미엄 좌석은 증가하고, 이코노미 좌석 비중은 줄어드는 등 탑승객들의 체감 비행 환경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수익 구조에 대한 항공사들의 접근 방식이 달라지면서 여행 및 레저 업계 역시 변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고가 상품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프리미엄 소비 구조가 여행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공간 배치 변화로 탑승객 체감 달라져

23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 데이터업체 비주얼어프로치애널리틱스를 인용해 “2020년 1월 이후 미국 국내선에서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좌석 수는 27% 증가한 반면, 이코노미석 증가율은 10%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주요 항공사가 2010년대 중반부터 프리미엄 좌석 비중을 꾸준히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스피릿항공, 프런티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일정 수준의 추가 요금을 받고 더 넓은 좌석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프리미엄 좌석 확대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 LCC 에어프레미아는 앞뒤 간격 106cm의 ‘와이드 프리미엄’을 앞세워 장거리 노선에서 존재감을 키웠고, 일본 집에어는 풀 플랫 좌석을 제공하면서 부가 서비스를 모두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좌석 구성을 차별화했다. 또 에미레이트 항공은 20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120대 이상의 기단을 개조하는 ‘레트로핏’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A380 기종 1층 앞쪽 이코노미 좌석 88석을 제거하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56석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좌석 구성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이코노미 구역의 밀도는 치솟았다. 대다수 항공사의 장거리 주력 기종인 보잉777의 경우, 과거 1열 9석(3-3-3 배열)에서 1열 10석(3-4-3 배열)으로 배열이 바뀌며 업계 표준이 달라졌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러한 배열 변화로 기존 47㎝였던 좌우 폭을 44㎝로 줄이고, 항공기당 40석 안팎의 추가 좌석을 확보했다. 에어프랑스 역시 레저 수요가 높은 노선에 투입되는 보잉777 기종에 총 472석 규모의 고밀도 구조를 적용했다. 동일 기종에서도 좌석 배열과 공간 배치가 달라지면서 항공기 내부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내부 환경 변화는 이용자 체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은 보잉 737 기종 21대의 좌석을 개편하면서 이코노미석 앞뒤 간격을 기존 96㎝에서 71㎝로 줄이고 한 줄을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좌석 역시 고정식 등받이를 적용해 각도 조절이 불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이후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폭주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의 무릎이 앞 좌석에 닿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고, 이를 본 네티즌은 “서서 가는 것과 뭐가 다르냐”, “닭 한 마리 들어가는 양계장보다 좁다” 등 반응을 보였다.

매출 기여도 따라 좌석 배분

이러한 비판 속에서도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좌석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동일한 기내 공간 안에서 어떤 좌석을 얼마에 판매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많은 항공사가 좌석 구성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사반티 시스 애널리스트는 “항공사들은 기내 좌석이 모두 동일한 상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났다”며 “이제 좌석은 단순 운송 수단이 아닌, 수익 단위로 재해석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지난해 글로벌 항공업계 순이익이 366억 달러(약 54조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히며 고유가와 인건비 상승이라는 조건 속에서도 실적이 유지된 배경으로 프리미엄 좌석 강화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델타항공 매출의 57%가 프리미엄 좌석과 로열티 프로그램에서 발생했고, 프리미엄 좌석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반면 일반 이코노미 매출은 정체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나이티드항공도 프리미엄 좌석 매출 증가율이 기본 이코노미를 웃돌았다.

2020년대 이후 본격 등장한 중간 등급 좌석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 자리한다. 해당 좌석은 라운지나 고급 기내 서비스 없이도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어 운영 비용(OPEX)은 낮은 반면, 좌석당 수익은 더 크게 확보할 방안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독일 루프트한자는 2024년 상반기 29억 달러(약 4조3,000억원)를 투입해 ‘알레그리스(Allegris)’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좌석 간격 99㎝의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핵심 상품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일반석 대비 ㎡당 수익성이 33% 높고, 비즈니스 클래스보다도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프트한자의 실험 이후 중간 가격대와 상위 좌석을 세분화해 수익 구조를 다시 짜려는 항공 업계의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 사이에 위치한 프리미엄석 판매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이코노미석 대비 약 1.5배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해당 좌석 이용자는 체크인과 수하물 위탁 시 별도의 카운터를 이용할 수 있으나, 라운지 이용 등은 제외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일부 기종에 이코노미 상위 등급인 ‘슈퍼프리미엄’을 적용했고, 파라타항공도 좌석 너비 53cm의 플랫시트 ‘비즈니스 스마트’를 도입했다. 

럭셔리 여행 시장 확대

여행·레저 시장 전반에서도 유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행 할인 플랫폼 고잉은 지난해 말 발간한 ‘2026 전망 보고서’에서 “여행 시장의 ‘K자형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잉은 지난해 미국 내 고소득층 지출 증가율은 2.6%인 반면, 저소득층은 0.6%에 그쳤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며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 여력이 계층별로 갈리는 현상이 여행 지출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여행 상품 구성도 일제히 고급화하는 추세다. 롯데관광개발은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를 활용한 남프랑스 일주 상품을 출시했다. 니스·카시스·마르세유 등 주요 지역 관광과 전통 와이너리 시음, 지중해 전망 레스토랑 식사 등 럭셔리 체험 요소를 결합한 해당 상품의 가격은 1인당 799만원에서 시작된다. 또 하나투어는 F1 레이스 관람을 비롯해 미슐랭 만찬과 특급 호텔 숙박을 결합한 상품을 선보였고, 모두투어는 북유럽 상품에 비즈니스석 탑승과 오션뷰 크루즈 숙박을 포함했다. 

업계는 가격 부담보다 경험의 밀도를 중시하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와 같은 럭셔리 경쟁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항공 좌석이나 호텔 등급 같은 구체적 지표만이 프리미엄의 기준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이동 편의나 현지 체험, 콘텐츠 품질까지 포함한 전체 여정 설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행을 경험 투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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