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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無고용, 성장] AI 노동시장의 조용한 잠식, 데이터 공백에 가려진 고용 위기

[AI, 無고용, 성장] AI 노동시장의 조용한 잠식, 데이터 공백에 가려진 고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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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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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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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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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도 채용 시장 변화 제한적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고용 구조 변화 진행
불확실성 커진 노동시장, 선제 대응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노동시장은 뚜렷한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진보센터(CAP)가 분석한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연말로 갈수록 채용 기회는 줄었고 노동자의 재정 부담은 커졌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을 재편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채용 공고에서 AI 역량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비중은 2%에 못 미쳤다. 기술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도 고용 확대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처럼 기대와 현실 사이에 간극이 이어지면서 노동시장 변화를 읽어내는 기준의 한계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현재 고용 영향을 가늠하는 지표는 통일된 기준이 부족하고 기존 직무 분류에 의존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정밀하게 포착하기 어렵다. 결국 정책 당국과 기업은 이 불확실성을 ‘계량 가능한 위험’으로 인식하고, 상황 변화에 맞춰 대응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통계가 놓친 사각지대

이 같은 한계는 AI 도입 양상에서도 확인된다. 산업과 직종에 따라 확산 속도가 엇갈리면서 기술 노출도가 높은 직무에서도 현장 적용이 더딘 경우가 있는 반면, 노출도가 낮은 영역에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러한 흐름은 조사 방식이 현장의 실제 변화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 노동부 직업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오네트(ONET)가 꼽힌다. 해당 체계는 직무를 주로 단순 문서 작업 중심으로 설명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에 따라 AI를 활용해 업무를 설계하고 조정하는 방식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그 결과 AI의 다중모달(Multimodal) 역량이 실제보다 낮게 평가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분석 방식 자체도 제약이 따른다. 많은 연구가 기업 응답 자료나 채용 공고 키워드를 바탕으로 AI 활용도를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공식 문서에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AI 활용이 먼저 확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변화는 통계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이로 현재 확보한 데이터만으로는 AI 활용의 확산 속도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기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시간 요인 역시 변수로 작용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활성 AI 모델 수는 최근 1년 반 사이 100배 넘게 증가했다. 따라서 특정 모델을 기준으로 노출도를 측정하는 기존 방식은 이 같은 확산 속도를 온전히 담아내기에 역부족이다. 동시에 AI 성능 향상이 단순한 효율 개선에 그치는지, 실제 인력 대체로 이어지는지 판단할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분석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주: AI가 적용 가능한 범위에 비해 실제 도입이 크게 뒤처져 있고, 이 격차로 인해 노동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늦게 나타나는 노동시장의 충격

이처럼 데이터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는 표면적인 실업률만으로 노동시장을 진단하기에 무리가 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실업률은 AI 노출 정도와 관계없이 전반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미 노동통계국(BLS)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회복을 분석했지만, AI가 고용 변화에 미친 영향을 별도로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동 이동의 흐름을 보면 해석은 달라진다. 자동화 영향이 큰 직무에서 이동한 인력이 기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직종으로 재배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기존 분류 체계로는 이러한 변화를 포착하기에 역부족이다. 이는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대체’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 도입 과정의 특성과도 맞물린다. 기술 도입은 통상 투자 확대와 생산성 개선 사이에 시차가 나타나는 ‘J곡선(J-curve)’ 경로를 따른다. 생성형 AI 지출은 2027년까지 1,350억 달러(약 203조1,75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고용 감소 폭은 0.5% 미만에 머물러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노동시장 충격은 기술 도입 직후보다 확산이 일정 수준을 넘어선 이후 본격화됐다. 지금의 미약한 신호만으로 위험 수준이 낮다고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주: AI 노출 수준과 관계없이 실업률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공식 통계에 드러나지 않은 고용 압력이 누적되고 있다.

불확실성 커진 시대, 정책 설계의 전환

이처럼 기술 확산과 고용 충격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정책 설계도 이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 OECD는 경제 전망을 제시할 때 고용 지표에도 신뢰구간을 함께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단일 수치 대신 범위를 제시해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사회적 논의를 보다 정밀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다.

재교육 체계의 방향 전환도 요구된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역량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맥락을 반영한 프롬프트 설계 능력은 기술 환경 변화 속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 역시 기존 교육 바우처에 이러한 실무 교육을 신속히 통합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정책 대안으로는 싱가포르의 평생 직업훈련 시스템인 ‘스킬스퓨처(SkillsFuture)’가 거론된다. AI 노출도가 높고 소득이 감소한 중장년층에 수당을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된 이 제도는 참여율이 일반 지원 방식보다 30% 높게 나타났다. 지원 수준을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책 유연성이 확인된다. 또한 기업의 실제 AI 활용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정밀한 측정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겉으로 완성도만 높은 결과물을 가려내고, 실제 활용 가치까지 평가해야 한다.

현재 노동시장은 긴장감이 유지된 채 균형을 이어가는 국면이다. AI 노출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고용 구조 변화는 아직 통계에 뚜렷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한 시차를 감안하면 대응을 늦출수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고용 충격이 가시화된 이후에는 정책 효과가 제한된다. 결국 측정 속도를 앞서는 변화를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Unemployed Growth] Reckoning With AI Labour Demand Uncertaint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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