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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發 판도 변화" 줄줄이 가격 인하 나선 中 AI 기업들, 자국산 AI 칩으로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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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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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딥시크 V4 프로, 가격 75% 인하 이후 사용량 폭증
여타 中 AI 기업들도 자국산 칩 발판 삼아 가격 전략 변경
급성장하는 中 자체 AI 칩 공급망, 엔비디아 설 자리 좁아져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 주자인 딥시크(DeepSeek)의 가격 정책이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이 딥시크의 뒤를 이어 줄줄이 가격 인하 전략을 펼치며 오픈AI·앤스로픽 등 미국 기업 중심이었던 기존 AI 경쟁 구도가 순식간에 흔들리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이 같은 파격적인 전략 전환을 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자체 AI 칩 공급망을 지목한다.

딥시크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9일(이하 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달 자사 최신 플래그십 AI 모델인 ‘V4 프로’를 출시가의 75%에 해당하는 가격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V4 모델을 출시한 후 진행한 할인 프로모션 가격을 영구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V4 프로의 공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단가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0.0036달러(약 5.4원), 출력 토큰 100만 개당 0.87달러(약 1,300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5의 가격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5달러(약 7,500원), 출력 토큰 100만 개당 30달러(약 4만5,000원)다.

이에 중국과 미국의 AI 가격 경쟁력 격차는 급격히 벌어졌다. AI 모델 성능 평가·벤치마킹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딥시크 V4 프로는 최근 ‘달러당 AI 성능 효율’ 부문에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V4 프로가 AI 지수 테스트(AI 모델의 여러 성능 지표를 경합하는 테스트)를 수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268달러(약 40만원) 수준이었는데,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인 GPT-5.5와 클로드 오퍼스 4.7이 동일 작업을 수행할 때는 12배, 19배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 전 세계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공급 부족으로 미국산 최첨단 AI 모델의 몸값이 치솟는 가운데, 딥시크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실제 이러한 파격적 가격 변화는 시장 수요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이달 초 글로벌 최대 AI 플랫폼인 오픈라우터의 주간 토큰 사용량 1위는 딥시크였다. 중국산 AI가 오픈AI와 앤스로픽을 제치고 최정상에 오른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와 소네트가 1·2위를 석권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오픈라우터는 전 세계의 수많은 AI 모델을 한 곳에 모아두고,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AI 쇼핑몰'이다. 개발자들은 오픈라우터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적합한 AI 모델을 에이전트 프로그램에 연결해 활용한다.

中 AI 시장 내 가격 경쟁 불붙어

여타 중국 기술 기업들도 딥시크를 따라 가격 인하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스마트폰 및 전기차 제조 대기업인 샤오미다. 샤오미는 자사의 대표 AI 모델인 MiMo-V2.5의 API 사용 비용을 기존 요금 대비 최대 99% 인하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놨고, 이는 즉각적인 트래픽 폭발로 이어졌다. 가격 인하 정책 발표 직후 샤오미의 MiMo-V2.5 및 MiMo-V2.5-Pro 모델의 사용자 이용률은 수직 상승했으며, 특히 MiMo-V2.5는 오픈라우터에서 인기 순위가 6위권까지 치솟았다.

요금 체계 다변화 흐름도 관찰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AI 유니콘 기업 미니맥스는 지난 8일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인 미니맥스 M3을 공개하고, 토큰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기존 방식과 월 7.24~69.28달러(약 1만1,000~10만5,000원) 수준의 구독 요금제를 함께 운용하는 하이브리드 요금 체계를 새로 도입했다. 이는 고빈도 이용자의 비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저빈도 이용자에게 종량제의 유연성을 제공해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중국 AI 업계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중국의 자체 공급망 생태계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미국의 강력한 규제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이 불가능해지자, 자국산 AI 칩의 활용도가 대폭 제고됐다는 진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는 지난달 V4 모델 출시 당시까지만 해도 컴퓨팅 자원의 한계로 단가를 높게 책정했었다"며 "지난달 화웨이 칩의 대량 공급 시점이 가시화하며 가격 인하를 확정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다른 중국 AI 기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사안"이라며 "미국의 제재로 인해 급성장한 중국산 인프라가 되려 미국 빅테크를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칩 자립에 박차 가하는 中

향후 이 같은 생태계 독립 흐름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 외에도 다수의 중국 기업이 자체 AI 칩 개발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2018년 반도체 자회사 T-헤드(T-Head)를 설립한 뒤 AI 칩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에는 첫 AI 추론용 칩 한광(Hanguang) 800을 공개했으며, 이를 전자상거래 검색·추천 시스템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실제로 적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T-헤드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는 2011년부터 쿤룬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2018년 1세대 칩을 공개했다. 2021년에는 AI 칩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법인인 쿤룬신을 설립하고, 7나노 공정 기반의 쿤룬Ⅱ를 양산했다. 쿤룬Ⅱ는 현재 바이두의 생성형 AI 모델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사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텐센트는 2021년부터 AI 추론용 칩 즈샤오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지며, 최근에는 중국산 AI 칩을 전면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바이트댄스도 AI 반도체 설계 인력을 대거 채용하며 자체 칩 개발을 추진 중이나, 아직은 화웨이 어센드 칩과 외부 공급업체 제품을 병행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글로벌 최선단 AI 시장을 호령하는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나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대만 컴퓨텍스 행사에서 "4년 전 95%였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현재 50%로 떨어졌다"고 밝히며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중국 경쟁사들의 성장을 촉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 역시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인용, 지난해 중국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약 55%(220만 개)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들은 41%(165만 개)의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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