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 위안 전망" 초대형 IPO 앞둔 中 CXMT, 급격한 성장세 속 미래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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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PO 나선 中 CXMT, 시가총액 1조 위안 돌파 전망 허페이시 정부 투자로 침체기 넘기고 반도체 슈퍼사이클 맞이 "메모리 3사 들러리 vs 반도체 다크호스" 시장선 낙관론·회의론 맞서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업공개(IPO)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 정부의 강력한 지원,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에 힘입어 급격히 덩치를 키운 CXMT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 시장에서 제기되는 CXMT에 대한 미래 전망은 정반대 방향으로 엇갈리는 추세다.
CXMT, 상하이 증시 상장 목전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CXMT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상장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남은 절차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록 승인뿐이다. 사실상 상장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상장 전 단계의 기본 기업가치는 1,500억 위안(약 33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조달 목표 금액은 295억 위안(약 6조5,500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이익 기준의 시가총액은 1조 위안(약 225조7,3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CXM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를 잇는 4위 D램 기업이다.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8%로 전년 동기(3%)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실적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CXMT는 상장 과정에서 서류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508억 위안(약 1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8억 위안(약 6,320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354억 위안(약 7조9,90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만년 적자를 기록하던 기업이 1년 만에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열풍에서 기인한 메모리 공급난과 가격 급등 혜택이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하는 동안, CXMT는 DDR5와 LPDDR5X(저전력 D램) 등 최신 범용 제품을 앞세워 중국 스마트폰·PC 업체들의 수요를 흡수했다. 최근에는 메모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글로벌 PC 업체들까지도 CXMT D램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은 아직 한국 업체들의 기술 우위가 뚜렷하지만, 범용 D램 시장에서는 가격과 물량을 앞세운 CXMT의 추격이 매섭다”며 “AI 수요가 오히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성장 통로를 열어준 상황”이라고 짚었다.
中 허페이시 정부의 투자 행보
소위 '첨단 기업의 성지'로 불리는 안후이성 허페이시 정부의 지원 역시 CXMT의 성장 기반이 됐다. 허페이시 정부는 모험을 감수하는 투자 전략으로 꾸준히 유의미한 성과를 올려 온 바 있다. 2008년 디스플레이 업체 BOE 투자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허페이시는 금융 위기로 궁지에 몰렸던 BOE에 150억 위안(약 3조3,86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시 재정 300억 위안(약 6조7,7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후 BOE는 2010년 11월 허페이시의 6세대 생산 라인에서 중국 최초로 32인치 LCD를 제조하며 입지를 순식간에 확장했고, 허페이시 정부는 2012년 8.5세대, 2016년 10.5세대 TFT-LCD 라인에 추가로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BOE는 출하량 기준 세계 최대 LCD 패널 제조사로 등극했으며, 이외에도 100여 개에 달하는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이 허페이시에 대거 자리를 잡았다.
이후로도 허페이시 정부는 꾸준히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 왔다. 일례로 전기차 업체 니오(NIO)의 경우, 2020년 파산 위기에 몰렸다가 허페이시 정부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으며 본사와 생산 시설을 허페이시에 이전했다. 이후 니오의 기업가치는 순식간에 급등했고, 허페이시 정부는 막대한 투자 수익을 거뒀다. 중국 AI 기업 아이플라이텍 역시 허페이시 정부와 중국과학기술대(USTC)의 지원 아래 성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허페이시 정부는 기업 유치 과정에서 본사 이전,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생산공장 건설, 협력업체 동반 이전 등을 패키지로 요구하며 산업 생태계 전체를 도시 안에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며 "최근에는 양자컴퓨팅·양자통신 기업군, 전기차 공급망 기업들을 다수 끌어들이며 산업 체인 전반에 투자를 단행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CXMT 역시 이 같은 허페이시 정부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이다. 허페이시 정부는 2016년 CXMT 1기 프로젝트에 180억 위안 규모(약 4조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이 가운데 약 80%를 국유 투자 플랫폼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금은 CXMT가 AI 열풍 이전 지속됐던 반도체 경기 침체기를 버텨내는 데 핵심적인 도움을 줬다. 올해 1분기 CXMT의 이익 규모는 반도체 업황이 가라앉았던 2023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안후이성의 연간 산업 수입도 5조9,000억 위안(약 1,320조원)까지 불어났다.

메모리 3사 중심 경쟁 구도 바뀔까
다만 CXMT가 기록한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CXMT의 상장이 오히려 글로벌 메모리 3사의 기술 우위를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존재한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경쟁의 중심축이 생산량에서 기술력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CXMT가 최신 공정 전환 속도 및 제품 성능에서 여전히 열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첨단 D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 생산 능력을 넘어 미세 공정 기술, 전력 효율, 발열 제어 역량, 수율, 안정성 등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주요 고객사의 엄격한 인증도 통과해야 한다.
반면 CXMT를 단순히 기술 격차가 큰 후발주자로 여기는 것은 과소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CXMT의 생산 능력 확대 속도가 이미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CXMT의 올해 D램 생산 능력이 전년 대비 6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일부 기관에서는 월 웨이퍼 투입량이 최대 28만~30만 장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생산 능력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CXMT가 지난해 DDR5 수율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이미 최신 범용 제품 부문에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막대한 변수로 꼽힌다. CXMT는 국가 차원의 반도체 자립 전략에 따른 전폭적 지원을 받는 기업으로, 미국의 연이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자금 지원 및 정책적 후원을 확보해 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국들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꾸준히 강화되자, 역으로 유력 D램 기업인 CXMT 육성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CXMT의 첨단 메모리 개발에 투입되는 자원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그 존재감은 범용 서버와 PC용 DDR5 시장에서부터 점진적으로 확대돼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