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전쟁] "장기전 가능하다" 각종 부담 속에서도 미·이란 강경 태세 여전, 협상 가능성은 나란히 일축
[미국 이란 전쟁] "장기전 가능하다" 각종 부담 속에서도 미·이란 강경 태세 여전, 협상 가능성은 나란히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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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장기화 시 미군 부담 대폭 가중 전망 장기전 의지 강조하는 양국, 이란 권력 승계까지 본격화 양측 나란히 협상 가능성 부정, 소모전 이어질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군사·재정 리스크가 빠르게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군이 공중급유기 등 물류 공급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란의 드론 공격을 막아내는 요격 비용까지 불어나며 부담이 대폭 가중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미국은 각종 위험 요인 속에서도 장기전 가능성을 공언하는 등 강경 기조를 유지 중이며, 이란 역시 일각에서 고개를 든 '협상설'을 단호히 부인하며 항전 태세를 고수하고 있다.
미군, 물류·비용 장벽 부딪혀
3일(이하 현지시각) 외교·안보 전문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는 이란에서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이 예상을 뛰어넘는 물류 난관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탄약 비축량 문제를 넘어, 전장에 물자를 조달할 수송기와 전투기의 항속 거리를 보장하는 공중급유기 자산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전언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 중부사령부의 클레어 랜돌프 소령은 최근 미첼 연구소 행사에서 "가장 절실한 보급 우선순위 100개를 꼽으라면 단연 공중급유기"라며 물류 자산의 결핍이 현대전의 가장 큰 공백임을 지적했다.
미군이 짊어진 비용적 부담도 상당하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후 첫 24시간 동안 사용한 군사 비용이 7억7,917만 달러(약 1조1,317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2026년 미국 국방예산(약 1조 달러)의 0.1% 수준이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의하면, 이번 군사 작전에는 B-2 스텔스 폭격기, F-22·F-35·F-16 전투기, A-10 공격기, EA-18G 전자전기 등 주요 항공 전력이 대거 투입됐다. 아울러 MQ-9 리퍼 드론,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유도미사일 구축함, 패트리엇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등 해상 및 지상 전력도 작전에 활용됐다.
이후 양국 간 전쟁은 드론과 요격 미사일이 맞서는 일종의 소모전으로 변모했다. 이란은 수일 전부터 이란제 '샤헤드-136' 일회용 자폭 드론과 소형 순항미사일을 활용해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 석유 시설, 민간 건물 등을 직접 타격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통해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90% 이상 요격 중이지만, 이 같은 전략이 어디까지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샤헤드-136의 가격이 대당 2만 달러(약 2,930만원)에 그치는 반면, 미국이 활용하는 요격 미사일의 가격은 400만 달러(약 58억6,0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현실적 문제를 전면 부정하는 중이다. 그는 3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는 틀렸으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앞서 WSJ는 지난 2일 미국이 탄약 비축량 부족으로 장기전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처럼 중급·상급 탄약 비축량이 많거나 좋았던 적이 없으며, 우리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들 무기 공급을 할 수 있다"며 "이 비축량만으로도 전쟁을 영원히,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모즈타바 후계자로 선출
이란도 장기 항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3일 레자 탈라에이 닉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 강요된 전쟁에서 (적이) 계획한 것보다 더 오래 저항하고 공세적 방어를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처음 며칠 만에 우리의 모든 첨단무기와 장비를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란 군사·안보 분야를 이끄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지난 1일 “이란은 장기전에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 공습으로 폭사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선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관영매체에서는 이 같은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란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도 없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회의의 일부 인사들은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공식 발표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모즈타바는 숨진 부친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강경 보수 진영과 궤를 같이하는 인물로, 정권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외적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는 정책 방향을 지지해 왔다. 아울러 그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도 매우 가깝고, 이란의 군사 안보 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가 이번 위기 국면에서 이란을 이끌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그의 임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전해진다.

"타협은 없다" 양국 모두 협상설 부인
이란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탄탄한 무기 비축분이 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 2일 국영 매체를 통해 대규모 무기 터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삼각형 모양의 드론이 한 방향으로 줄지어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는 이란의 핵심 공격 수단으로 활용되는 샤헤드-136으로 추정된다. 터널 내부에서는 대기 상태로 배치된 미사일도 다수 포착됐다. 이란은 사거리 300km의 ‘샤하브-1’을 비롯해 최대 2,500km까지 타격이 가능한 ‘수마르’ 등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이란이 보유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은 2,000~3,000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중동 지역에 주둔한 미군 중 약 4만 명이 이란 미사일 사정권에 위치해 있다.
양국이 타협 없이 장기전을 이어갈 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란이 전면전을 이어가면서도 물밑에서 협상의 여지를 모색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4일 NYT는 서방 및 중동 국가 관계자를 인용해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1일) 이란 정보부 소속 요원들이 제3국 정보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접촉해 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제3국 정보기관이 어느 국가 소속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이란의 이 같은 접근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루스소셜에 “그들의 방공망, 공군, 해군, 그리고 지도부는 이미 사라졌다”면서 “이란이 대화를 원하지만 너무 늦었다”고 적은 바 있다. 이란 역시 협상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란 반관영 통신사 타스님은 NYT의 해당 보도와 관련해 이란 정보부의 한 소식통을 인용하며 “전쟁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순전한 거짓이자 심리전”이라고 지적했다.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모하마드 모흐베르도 4일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국과의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