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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제자리·병력은 증강? 백악관 “이란 공격할 이유 충분” 전면전 그림자

협상은 제자리·병력은 증강? 백악관 “이란 공격할 이유 충분” 전면전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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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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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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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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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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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협상 결렬 조짐, 군사 선택지 전면 배치
이스라엘·미국 타격에도 되살아난 핵 변수
신정체제 불안 고조, 동맹 구도 파장 전망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군사적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백악관은 이란을 공격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중동에는 다수의 항공모함과 전투기가 추가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면전 가능성에 유가가 크게 들썩이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도 집중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순차적 타격 이후에도 이란이 핵과 미사일 역량을 재정비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이란 내부의 정치·경제적 불안 역시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협상 난항에 피로감, 강경 기조 강화

1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서의 대규모 전쟁에 한층 가까워졌다”면서 미국 정부가 당장에라도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양국이 외교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군사 작전 준비를 병행해 온 만큼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엔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악시오스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작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으로 진행될 전망이며,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한 ‘12일 전쟁’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중동 지역에 이미 항공모함 2척과 군함 12척, 전투기 수백 대, 다수의 방공 시스템이 배치됐다는 점을 근거로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일부 전력은 아직 이동 중이며, 미군 수송기는 무기 체계와 탄약을 150회 이상 중동으로 옮겼다는 서술도 뒤따랐다. 이어 “최근 24시간 동안에만 F-35, F-22, F-16 등 전투기 50여 대가 추가로 이동했다”면서 “미국의 이러한 대이란 군사 작전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보다 훨씬 전면전에 가까운 양상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양국의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도 무력 충돌 가능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양국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에 오만 무스카트에서 고위급 핵 협상이 재개했고, 이후 스위스 제네바에서도 회담을 이어갔지만, 유의미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회담이) 어떤 면에서는 잘 진행됐다”고 언급하면서도 “대통령이 설정한 한계선을 이란이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란은 마지막 회담 이후 2주 안에 상세한 제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정권의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강하게 비난하며 “강력 조치”를 언급한 바 있으며, 이달 13일에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 정권 교체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이란을 공격할 충분한 이유와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시장에서는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4월물 브렌트유가 4%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채 군사 준비가 병행되는 구도가 전면 충돌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형세다. 

핵시설 인근 지하단지 요새화 정황

이란은 가까운 과거인 지난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잇따라 받은 전례가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이스라엘이 작전명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공습을 전격 단행하면서 무력 충돌이 시작됐고, 9일 뒤인 같은 달 21일에는 미국이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주요 핵시설 3곳에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 내 주요 핵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이 이뤄졌다”면서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공격한 배경에는 군사적·외교적·국내 정치적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 중대 위반 사실을 발표한 직후 공격이 이뤄진 만큼 이란의 핵 능력이 본격적인 무기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이스라엘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중동의 깡패 이란이 평화를 포기하면, 훨씬 더 강력한 공격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핵 프로그램 저지를 넘어 정권의 선택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군사적 타격 이후에도 이란의 핵무기 확장은 멈추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6일 보도에서 “작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습한 약 24개 지역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12개 이상 시설에서 수리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대부분 시설이 공격 직후 복구에 들어간 만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재건도 상당 수준 완료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3곳의 주요 핵시설은 아직 가동 중단 상태로, 제한적인 수리만 더디게 진행 중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복구 속도의 차이는 이란의 군사적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NYT는 “미국이 공격할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과 지역 내 미군 자산을 겨냥해 탄도미사일로 보복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미 국방대 대량살상무기연구센터의 존 케이브스 자문위원도 “이란이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 내 미군기지 및 동맹국을 위협하는 것은 자국 핵시설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스파한 핵시설에서 활동 증가 정황이 포착됐다는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보고서까지 더해지면서 핵과 미사일을 둘러싼 긴장은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핵 포기 시 정권 붕괴 불가피” 계산

이란이 미국과의 전면전을 감수하면서까지 핵을 놓지 않으려는 데는 정권 유지와 직결된 계산이 깔려 있다. 핵 프로그램은 단순한 군사 능력의 문제를 넘어, 외부 압박 속에서 체제의 협상력을 유지하는 최후의 지렛대로 기능한다는 판단이다. BBC는 “역사적으로 권위주의 정권은 서서히 쇠퇴하다가 갑자기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다”고 분석하면서 “적어도 지금까지의 이란은 ‘서서히’ 단계에서 더 나아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크고 작은 위기 국면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핵을 포기하면, 내부 결속이 붕괴하고 정권 정당성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들끓는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이란 리알화 환율은 이달 초 1달러당 147만 리알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핵합의(JCPOA) 당시 달러당 3만2,000리알 수준이던 환율은 약 10년 만에 45배로 뛰었다. 여기에 영국·독일·프랑스가 지난해 9월 국제연합(UN) 제재를 되살리면서 경제 압박은 더 거세졌다. 경제 파탄과 외교적 고립이 누적되면서 이란의 핵 문제는 내부 불만을 외부 갈등으로 전환시키는 일종의 정치적 장치로 작동하게 됐다. 

다만 체제의 즉각적 붕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약 15만 명 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IRGC는 자국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직접 연결돼 있다. 이란 신정체제를 40년 넘게 떠받쳐 온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 역시 수십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이러한 주요 보안 기구의 충성도는 여전히 이란 체제 방어의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시위 진압에 IRGC 지상군이 투입된 점을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통신망 차단과 강경 진압 등 정권 통제력 유지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이란 당국이 시위에 참가한 모든 사람을 검거하고 나서면서 반정부 운동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갈등의 씨앗은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시위를 강경 진압할 경우 “매우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이란 석유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은 물론 우호적 관계를 유지 중인 러시아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더욱이 지난해 가을 미·중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오는 4월 베이징 회담을 앞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핵 문제는 이란 내부를 넘어 미국·중국·러시아 간 세력 구도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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