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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공습경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붕괴 또는 재편’ 갈림길

“AI 에이전트 공습경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붕괴 또는 재편’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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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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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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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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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소프트웨어 종말론-진화론 충돌 
개별 인터페이스 우회 에이전틱 AI 부상
고급화·신뢰·인프라화, 생존 과제로 지목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이 생존을 위협받는 중대 기로에 섰다. 일부 인공지능(AI) 기업은 IT 예산의 상당 부분이 AI로 이동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장 축소 가능성을 제기했고, 업계에서는 ‘종말’과 ‘진화’라는 상반된 해석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종말론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업무 수행 방식을 바꿔 기존 구독 모델을 흔들 것이라 보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존 서비스가 AI를 흡수해 새로운 형태로 재편될 것으로 봤다. 기업의 니즈가 변화함에 따라 향후 시장 역시 신뢰와 운영 역량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익 50% 감소 가능성 대두

1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아르튀르 망슈(Arthur Mensch) 미스트랄AI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 연사로 나서 “현재 전 세계 기업의 IT 부서가 구매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지출의 50% 이상은 머지않아 AI로 옮겨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면서 정형화된 기존 소프트웨어 구매 방식 또한 변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망슈 CEO의 발언은 자사를 비롯한 AI 업계를 둘러싼 기술 낙관론 수준을 넘어 기업 IT 지출 구조의 재편을 전제로 한 전망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종목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과 맞물리며 시장의 긴장감은 한층 커졌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일즈포스 등 주요 소프트웨어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IGV)’는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지금까지 SaaS 모델이 유지해 온 구독 기반 수익 구조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SaaS의 공백은 AI가 채우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망슈 CEO는 “적절한 기초 설비만 있다면, 기업은 자사 데이터를 AI에 연결해 단 며칠 만에 맞춤형 업무 흐름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반 도입해 낡을 대로 낡은 IT 시스템을 걷어내고, 효율적인 AI로 재구축하려는 기업 고객이 100곳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기존 시스템을 유지·확장하는 대신, AI 중심으로 플랫폼을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구체화했다는 의미다. 

이와 동시에 시장에서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미국 금융 리서치 기업 제프리스는 SaaS 시대의 종말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신조어를 사용했다. 제프리스의 비관론이 전해진 2월 첫째 주 뉴욕 증시에서는 세일즈포스(-5.3%), 어도비(-5.66%), 서비스나우(-9.68%) 등 주요 기업 주가가 일제히 미끄러졌고, 관련 분야에서만 1조 달러(약 1,450조원) 상당의 기업가치가 증발했다. 이는 단일 기업의 실적 문제를 넘어 산업 모델 자체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한 현실을 보여준다. 

다만 일방적인 SaaS 붕괴론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의하면 올해 전 세계 IT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6조1,500억 달러(약 8,96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소프트웨어 지출 증가율은 15.2%에서 14.7%로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데이터센터 시스템(31.7%)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가트너는 “단기간 내 SaaS가 일괄적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짚으며 “다만 AI와의 결합 등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앤스로픽

에이전틱 AI 상용화 두고 의견 분분

에이전틱 AI의 등장은 SaaS 붕괴론에 무게를 실었다. 1월 30일 공개된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워크’는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 자연어 대화만으로 웹페이지, 문서, 앱을 생성하고 11종의 업무 자동화를 실행한다. 기존 SaaS가 정해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기능 단위 안에서 동작했다면, 코워크는 사용자 권한 범위 내에서 파일 정렬, 엑셀 분류, 보고서 작성, 계약서 검토 등 일련의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한다. 이는 기능별 구독 모델을 전제로 한 SaaS 구조를 우회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매우 크다.

기술적 충격은 이달 5일 ‘클로드 오퍼스 4.6’ 공개로 확대됐다. 엔스로픽은 인간 개입 없이 리눅스 6.9 커널을 컴파일할 수 있는 C 컴파일러 작성 실험을 선보였다. 16개의 클로드 인스턴스는 2주 동안 2,000회의 세션을 진행해 10만 줄에 달하는 러스트 코드 기반 컴파일러를 완성했는데, 생성 비용은 1만8,000달러(약 2,7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오퍼스 4.6은 코딩 능력을 보여주는 SWE 벤치 베리파이드에서 80.9점을 기록하며 3년 차 미드레벨 엔지니어 수준의 능력을 자랑했다. 앤스로픽은 “통상 수개월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인건비가 들어가는 작업도 단기간에 낮은 비용으로 수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용 환경에서의 제약이 분명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일상 업무 의사결정의 최소 15%가 자율 AI 에이전트에 의해 수행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현 단계에서 거대언어모델(LLM)은 확률론적 모델이라는 한계를 지닌다”고 짚었다. 데이터 편향이나 오류가 의사결정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으며, 접근 권한 설계가 미흡할 경우엔 보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톰 코쇼 가트너 수석 연구원은 “AI 에이전트는 SaaS를 향상시키는 수단일 뿐,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SaaS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 약화는 불가피한 흐름으로 읽힌다. 한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세일즈포스의 고객관계관리(CRM) 같은 기업용 솔루션은 대체 불가능한 해자를 가졌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AI 에이전트가 이를 저렴하게 모방하거나 대체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 정도 수준이면 이제 인간의 업무를 대부분 이임하는 것은 물론 AI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 가까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전문 분야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SaaS 업체들은 AI 에이전트 도입을 기점으로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피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검증 가능성 및 책임 소재 명확성 중요

업계 내부에서도 범용 기능 중심의 SaaS는 도태되고, 산업 특화·고난도 분석·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단순 협업 또는 CRM, 마케팅 자동화와 같이 기능 단위로 분절된 서비스는 에이전틱 AI의 범용 실행 능력과 충돌 지점이 많은 반면, 금융 리스크 관리나 산업 규제 대응, 중장기 조달 시스템처럼 법적 책임과 감사 추적이 전제되는 영역은 단기간 내 대체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이들 분야에서는 데이터 무결성, 접근 권한 통제, 변경 이력 기록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단순 자동화보다는 검증 가능성과 책임 소재 명확성이 더 큰 가치로 평가된다.

AI가 반복 업무를 흡수할수록 기업이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대상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기능 접근권과 사용자 계정 수가 과금 기준이었으나, 이제는 데이터 통합 역량과 운영 안정성, 컴플라이언스 대응 능력이 가격 결정력의 근거로 작용한다. 이는 자동화 확대 이면에 통제 체계와 거버넌스 설계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에 따라 생존 기업은 표면적인 기능 수보다 데이터 품질 관리와 감사 체계를 상품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를 구독 모델 자체의 소멸 흐름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되지만, 좌석 기반 과금만으로 개별 기업의 성장 곡선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평이다. 에이전트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횡단해 업무를 수행할 경우, 사용자는 통합 환경을 요구한다. 이때 경쟁력은 응용인터페이스(API) 안정성과 시스템 간 연동 깊이, 보안 인증 체계에서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SaaS 시장이 기능 경쟁 국면을 지나 신뢰와 운영 역량을 중심으로 재정렬되는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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