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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닌투언 원전 수주전 가세한 韓, 웨스팅하우스 기술 사용 계약 '명암' 드러날까

베트남 닌투언 원전 수주전 가세한 韓, 웨스팅하우스 기술 사용 계약 '명암'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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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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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원전 사업 재개, 한국 유력 수주 후보로 부상
美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술 사용 계약, 사실상 '양날의 검'
확대되는 글로벌 원전 수요, 팀 코리아 역량 시험대

베트남 정부가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전격 재개한 가운데, 한국이 핵심 수주 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다. 금융 지원과 기술 협력을 결합한 ‘패키지 전략’과 리스크를 감수하며 확보한 미국 웨스팅하우스 원천 기술 사용 권리 등이 유의미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한국이 베트남을 넘어 잇따라 확대되는 각국의 원전 수요를 흡수하며 관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 원전 개발 재시동

10일(현지시각) 아시아 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전문 매체인 에코비즈니스(Eco-Busine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베트남 정부는 중남부 칸호아성(옛 닌투언성) 내 원전 건설을 위해 러시아·일본과의 협력 전선을 구축하고 1호기 원전 건설 업체로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을 선정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2016년 재정 부담과 안전 우려로 인해 중단됐다.

이후 베트남은 2024년 들어서야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전 개발을 재개했다. 칸호아성에 4기 원자로를 갖춘 원전 2기(닌투언 1·2호기)를 건설해 4,00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1호기 수주 경쟁의 선두 주자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과거 닌투언 1호기 사업권자였을 뿐만 아니라, 건설 비용의 85%를 차관으로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베트남은 지난해 1월 로사톰과 재차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2호기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는 일본이 선정됐었지만, 베트남과 일본이 원전 완공 시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지연됐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자국 산업무역부에 닌투언 원전 2호기 사업과 관련한 투자 중단 결정을 일본 측에 공식 통보하고, 기존 투자 협력을 종료하는 내용의 문서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베트남 정부는 다수의 원전 기술을 보유국과 접촉하면서 후속 원전을 건설할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美 원천 기술 사용권 확보, 묘수였나 악수였나

현시점 2호기 수주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국가는 한국과 러시아다. 지난해 8월 한국전력공사는 닌투언 원전 2호기 사업자인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와 '원전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수주 발판을 다진 바 있다. 한전은 베트남 측에 단순 시공을 넘어 현지 인력 양성과 금융 지원을 결합한 '종합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기업들도 대규모 재원 마련을 위해 전략수출금융기금 활용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며 베트남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는 데 힘을 쏟는 중이다.

한국이 '손실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미국의 고급 원전 기술을 활용하는 국가'라는 인식도 수주 가능성을 확대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지난해 7월 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을 두코바니 5·6호기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이 원천 기술을 도용했다”는 취지로 체코 정부 측에 진정을 냈다. 이에 체코 정부는 이후 한수원과의 계약을 보류했고, 사업은 정체됐다.

이후 지난달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양측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모든 법적 조치는 취하한다”는 합의 선언을 했다. 한수원·한전 등이 웨스팅하우스와 작성한 합의문에는 50년간 원전을 수출할 때 1기당 6억5,000만 달러(약 9,400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을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하고, 웨스팅하우스에 1기당 1억7,500만 달러(약 2,540억원)의 기술 사용료를 납부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이 차세대 원전 기술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독자 개발해 수출할 시 웨스팅하우스 기술의 적용 여부를 검증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양측의 합의가 '웨스팅하우스에 유리한 일방적 계약'이란 주장과 '해외 원전 시장 개척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국제 사회 원전 도입 가속화

해당 합의의 적절성은 향후 세계 각국에서 펼쳐질 수주전에서 '팀 코리아'가 기록하는 성과에 따라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 사회의 원전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네덜란드의 경우, 이달 초 대형 원전 및 SMR을 포함한 총 4기의 신규 원자로 건설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네덜란드 원자력기구(NEO NL)는 다음 달 공식 출범해 부지 조사, 기술 선정 등 본격적인 프로젝트 관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가을 '폴란드 원자력 개발 계획'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자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했으며, 앞으로 2~3년 주기로 원자력발전소를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작년 11월에는 두 번째 대형 원전 투자의 밑 작업을 위해 경쟁적 협의 절차(competitive dialogue) 참여 사업자로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국영 에너지 기업 EDF, 한수원, 캐나다의 원자력·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앳킨스리알리스 등을 초청하기도 했다. 경쟁 협의는 올해 중 진행될 예정이며, 이 과정을 통해 폴란드 제2원전의 핵심 원전 기술 공급사가 최종 선정된다.

미국도 작년 5월 인공지능(AI) 패권 확보를 위해 원전을 핵심 에너지 전략으로 규정했다. 현재 100GW(기가와트) 수준인 원전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고, 신규 원전 10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디벨로퍼, 시공사 등 미국의 원전 밸류체인 전반이 사실상 붕괴된 상태라는 점이다. 미국 내부 역량만으로는 AI 열풍 등으로 인해 치솟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원전 협력 구도를 구축 중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워싱턴 D.C.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미 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민간 원자력, 핵추진 잠수함, 조선, 미국 핵심 산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투자 확대에 관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현재 논의는 초기 단계며, 국내 참여 기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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