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슈퍼볼은 홍보의 무대, 기업 AI 경쟁은 조달 체계에서 갈린다
[AI MEMO] 슈퍼볼은 홍보의 무대, 기업 AI 경쟁은 조달 체계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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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시장 벗어난 기업 AI 경쟁 무대 통합·통제가 좌우하는 구매 결정 구조 운영 체계가 만든 계약 지속성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용 인공지능(AI) 경쟁의 무대가 공개 시장에서 조달 체계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대중을 겨냥한 광고나 브랜드 노출은 인지도 형성에 일정 부분 기여하지만, 실제 계약 성사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기업 구매는 마케팅 메시지가 아닌 보안 요건, 시스템 통합 가능성, 규정 준수 여부 등 구체적인 실무 기준을 통과해야 진행된다.
이 때문에 AI 경쟁의 초점은 개별 모델의 성능이나 화제성에서 벗어났다. 기업 운영 체계에 AI를 어떤 방식으로 편입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구매 절차가 복잡할수록 내부 검토와 승인 과정이 길어지면서, 조달 단계에서 요구되는 기준이 시장 경쟁의 실질적 기준으로 작동한다. 결국 기업 AI 시장의 주도권은 공개적인 경쟁이 아닌 조용한 내부 평가와 절차를 통과한 플랫폼에 집중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통합·통제가 좌우하는 구매 판단
이 같은 변화는 기업의 구매 기준에서 분명하게 확인된다. 최고정보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 CIO)와 구매 부서는 AI 도입 과정에서 연결성, 접근 통제, 감사 가능성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개별 기능의 우수성보다 기존 정보시스템과 얼마나 매끄럽게 결합되는지가 계약 성사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인 에스에이피(SAP), 고객관계관리 플랫폼인 세일즈포스(Salesforce), 인사·재무 관리 소프트웨어인 워크데이(Workday)와의 연동 여부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도구가 아닌 기존 업무 흐름에 종속돼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구성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운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책임 소재를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 있는지가 구매 검토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점검된다.
최근 오픈AI가 기업용 관리 플랫폼인 프런티어(Frontier)를 선보인 것도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업은 단일 모델의 성능보다 이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계층이 갖춰져 있는지를 먼저 판단하는 방향으로 구매 기준을 재정렬하고 있다.
투자 확대 속 멈춰 선 파일럿
투자 규모와 실제 성과 사이의 간극은 이러한 구매 기준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국제 데이터 코퍼레이션(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IDC)에 따르면 2025년 기업의 AI 관련 지출은 수천억 달러(약 수백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투자 확대와 달리 다수의 파일럿 프로젝트는 운영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데이터 정합성과 품질 확보의 어려움,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에 따른 비용 부담, 운영과 책임을 관리할 거버넌스 체계의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제 IT·기술 자문 기관인 가트너(Gartner) 역시 상당수의 에이전트형 AI 프로젝트가 비용 부담과 명확하지 않은 사업 효과, 위험 통제 미흡 등의 이유로 2027년 이전에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AI 도입의 성패가 개별 기술의 완성도가 아닌 이를 실제 조직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더라도 운영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광고와 계약의 단절
이런 환경에서 대중 광고가 기업 계약으로 이어지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슈퍼볼 광고와 같은 대형 캠페인은 브랜드 메시지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기업 계약의 판단 기준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구매 부서가 검토하는 대상은 광고의 화제성이 아니다. 시스템 통합에 필요한 비용 수준과 위험 관리 방식,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이 어떻게 배분되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AI가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단계에서는 운영 계층이 기업 내부의 승인 절차와 감사 기록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항목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단기 도입은 가능하더라도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기업 AI 시장에서 승부를 가르는 요소는 운영과 거버넌스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제공하느냐다. 조달 체계에 편입된 플랫폼만이 반복적인 계약과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Super Bowl Is PR — The Enterprise Buys the Orchestration Layer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