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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이사들 상당 기간 ‘금리동결’ 시사, 소비둔화·저고용·약달러에 매파론 부각

美 연준 이사들 상당 기간 ‘금리동결’ 시사, 소비둔화·저고용·약달러에 매파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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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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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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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둔화에도 소비·고용 회복 신호 부재
AI 고용 구조 변화 및 관세발 불확실성 누적
국채 수요 약화에 따른 달러 신뢰 저하도 금리 인하 제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기준금리 동결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고점 대비 둔화됐지만, 소비와 고용에서는 통화 완화를 정당화할 만한 회복 신호가 포착되지 않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 도입에 의한 고용 구조 변화와 관세 정책의 후행적 물가 압력이 동시에 누적되면서, 불확실성이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글로벌 미 국채 수요 약화에 따른 달러 신뢰 균열까지 겹치며 금리 인하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로건·해맥 연은 총재, 당분간 금리 동결

10일(이하 현지시간) 로리 로건(Lorie Logan)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우리의 정책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중 책무(물가안정 및 고용 극대화) 어느 쪽 목표에 대한 위험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에서 "앞으로 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를 향해 하락하고 있는지, 그리고 노동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인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거나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추가 냉각이 나타난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해질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인플레이션이 완고하게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용 둔화보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이다. 로건 총재는 지난 1월 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베스 해맥(Beth Hammack)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같은 날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지역 은행 행사에 참석해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해맥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나 자신의 추정을 포함한 여러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중립금리(Neutral Rate) 부근에 있다"며 "이는 경제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억제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금리를 말한다.

해맥 총재는 이어 "2주 전 FOMC에서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며 "우리가 금리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미세 조정하려 하기보다는 최근 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경제 성과를 모니터링하며 인내심을 갖는 쪽으로 기우는 것을 선호한다"며 "나의 전망에 따르면 우리는 꽤 상당 기간(quite some time) 금리를 동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망 불확실

실제 최근 미국 내 물가는 고점 대비 완화됐으나 실물경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금리 인하 명분이 여전히 부족하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난해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고 연간 상승률은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하지만 물가 안정에도 소매판매는 정체를 겪고 있다. 미 상무부 발표에 의하면 작년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7,350억 달러(약 1,070조원)로, 전월 대비 보합에 머물렀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증가율 전망(0.4%)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지출(PCE) 계산에 사용되는 핵심 소매판매(컨트롤 그룹)도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7%라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감소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말은 연중 최대 소비 기간임에도 미국인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다.

이를 두고 월가 일각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신규 고용 부진 등 여파로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스콧 앤더슨(Scott Anderson) BMO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발표되는 연례 벤치마크 수정(기준 개정) 결과는 평년보다 훨씬 더 중대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현재 미국 노동 시장은 AI발 순고용 증가(Net Growth)와 고용 감소(Loss)의 갈림길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Knife's Edge)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 예상치가 가리키는 방향 역시 고용 둔화 쪽으로 기울어 있다. 11일 발표하는 1월 고용 지표 예상치를 보면 신규 일자리는 6만9,000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4.4%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4.5%)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또 이번 발표에는 과거 통계에 대한 수정치도 포함될 예정인데, 2025년 3월까지 지난 1년간의 고용 수치가 상당히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번 확정 숫자에서도 고용 증가세가 대폭 깎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지난해 미 노동 시장은 경제학자들이 흔히 ‘저채용·저해고(Low-Hire·Low-Fire)’라 부르는 환경에 놓이며 점진적인 둔화세에 접어든 상태다.

무엇보다 관세 정책의 물가 전가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전가는 시간차를 두고 누적되는 구조를 띠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는 그 파급 범위를 정밀하게 가늠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까지 물가 상승률이 제한적인 이유는 기업이 관세 비용의 약 10%만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기업이 관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그동안 관세 비용을 자체 흡수했지만 관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 이런 전략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금리 인하가 추진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 국채 ‘손절’ 나선 중국, 달러 패권 위협

더 큰 문제는 미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수요 감소와 이로 인한 약달러 기조다. 특히 중국이 전략적으로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축소하며 ‘손절’에 나선 것은 달러 패권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9일 은행들에 미 국채 신규 매입을 제한하라고 요청했고, 이미 익스포저(보유 비중)가 높은 기관들에는 보유 물량을 줄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9일 장중 한때 4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오른 4.25%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상승폭을 줄여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10분에는 1bp 오른 수준에서 움직였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4.88%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4.873%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미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7% 가까이 고꾸라졌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축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6,826억 달러(약 995조원)로, 2013년 말 1조3,200억 달러(약 1,920조원)에 달했던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측은 이번 조치를 위험 분산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미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신뢰가 흔들리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본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브라질 등도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 국채에 대한 노출을 점차 줄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금과 같은 대체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분위기가 짙다. 월가에서는 달러 표시 자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국면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미 국채에 대한 해외 자본의 유입을 더욱 위축시켜 국채 금리 폭등과 재정 부담 가중이라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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