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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외국인직접투자, 왜 국내 효과는 줄었나

[딥파이낸셜] 외국인직접투자, 왜 국내 효과는 줄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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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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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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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 총량 감소 속 제조 투자는 선별 지속
성과 기준, 국가 파급보다 생산 구조
정책 과제, 투자 유치 넘어 역량 축적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3년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조3,000억 달러(약 1,900조원)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를 기업들의 제조 투자 위축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필요한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과 기술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총투자액은 줄었지만 생산 전략과 직결된 제조 투자는 선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FDI의 성격도 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정 국가의 생산 기반을 확대하기보다, 글로벌 생산망에서 필요한 기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설계한다. 공장 입지는 시장 규모보다 노동 체계의 유연성, 공정 효율, 국제 공급망 접근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FDI는 본사가 핵심 설계와 투자 결정을 통제한 상태에서, 다른 국가의 노동력과 생산 효율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역시 현지 소비보다 세계 시장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처럼 FDI의 중심이 국가 단위 투자에서 가치사슬 단위 결합으로 이동하면서, 고용 규모나 투자액만으로 성과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FDI 성과 기준의 이동

이러한 변화는 FDI를 바라보는 기존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나라의 자본 축적이나 기술 이전을 중심으로 FDI를 설명하는 방식은 전략 산업에서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최근 FDI는 특정 국가 내부에서 발생하는 파급효과보다, 글로벌 생산 체계에서 수행하는 기능을 기준으로 평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해외 공장의 성과 역시 국내 조달 비중이나 지역 연계 범위보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접근성과 생산 기여도가 주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투자 구조의 변화는 정책 판단과 제도 설계 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다수의 제도는 여전히 FDI가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마련돼 있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은 글로벌 생산망에서 필요한 공정과 기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투자 결정을 내린다. 이로 인해 정책이 기대하는 효과와 기업의 투자 행태 사이에 간극이 발생한다.

최근 연구들 또한 생산 공정의 국제 분업이 심화되면서 FDI와 국가 단위 성장 지표 간의 연계성이 이전보다 약화됐다고 분석한다. 이는 투자 효과가 줄어든 결과라기보다, 부가가치가 여러 국가에 분산되는 구조가 정착된 데 따른 변화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자동차 산업에서 더 분명하게 확인된다. 최근 3년간 독일 기업들은 투자 전략을 조정해 왔다. 2024~2025년 독일의 대중 투자 프로젝트는 조립 공정과 연구개발 거점, 디지털 공장 구축에 집중됐다. 이는 기존 글로벌 생산망에서 필요한 기능을 보완하는 성격의 투자였다. 그 결과 현지에서 새로운 다층 공급망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투자 비중은 크지 않았다. 독일 기업들은 기존에 축적된 중국의 자동차 부품 공급 기반과 높은 공정 효율, 유연한 계약 생산 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투자 요인으로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지지만, 자본 운용과 설계 관련 의사결정은 기업 본사가 담당한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중국 내수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공급된다. 독일의 대중 투자 확대 사례는 최근 FDI가 개별 국가에 대한 투자라기보다, 글로벌 가치사슬 내 역할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FDI 계수와 성장 여건별 상호작용 효과
주: FDI의 성장 효과는 장기적으로 약화되며, 국내의 흡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FDI 성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줄어든 투자, 달라진 배치

이 같은 특징은 투자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투자 프로젝트 집계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독일 기업의 대중 투자 약정은 수십억 유로 규모로 증가했으며, 자동차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FDI 총량이 감소한 국면에서도, 특정 산업과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산 구조로 살펴보면 FDI의 특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해외 공장의 산출은 자본(K), 현지 노동(L), 공정과 조직 효율(A)의 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최근 FDI에서는 투자 대상 국가가 노동과 공정 효율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 반면, 자본 운용과 설계, 핵심 기술은 기업 내부에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상위 단계의 조달 역시 현지에 한정되기보다 국경을 넘는 공급망을 통해 이뤄진다.

이런 구조는 현지화와 기술 이전을 평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독일 기업의 중국 공장이 자동차 부품의 60~80%를 지역에서 조달하더라도, 고부가가치 자본재와 툴링, 연구개발(R&D), 관리 기능이 본국에 집중돼 있다면 가치 기준의 현지화 수준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단일 지표에 의존할 경우 투자 성격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할 위험도 있다. 최근 공시와 산업 보도는 현지 조립과 부품 구매가 확대되는 동시에, 핵심 기능은 본사가 통제하는 구조가 병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 FDI 유입 규모와 분포
주: FDI의 중심이 2·3차 산업으로 옮겨가며, 국내 생산 확대보다는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가 강화되고 있다.

투자 유치에서 구조 설계로

이러한 변화는 정책의 초점을 재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투자 성과는 단순한 규모나 프로젝트 수로 판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해당 투자가 지역 공급망과 운영 체계에 어떤 연결을 남기는지다. 다층 공급망 육성, 현지 운영과 관리의 결합, 공동 R&D처럼 장기적 연계를 만드는 요소에 정책적 인센티브가 집중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준 없이 제공되는 보조금은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내 역할만 강화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

정책 수단 역시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지역 공급업체 역량에 대한 공동 투자, 설비 유지와 디지털 운영 능력을 높이는 현장 교육, 생산 설비와 공정에 대한 공동 활용이나 기술 사용 계약을 통해 고부가 활동을 확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투자가 단기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에 기능을 남기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교육과 인력 양성 체계도 이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 관련 교육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기업이 맡는 역할을 파악하고, 그 위치를 협상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공급망 연결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사슬 접근을 지역 역량으로 전환하는 계약 설계, 고용 규모보다 가치와 기술 이전을 중심으로 성과를 해석하는 시각이 중요해지고 있다.

성과 관리 방식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신규 외국 기업 수, 일자리 수, 투자액과 함께 일정 기간 내 기준을 충족한 지역 공급업체 비율, 현지 연구개발(R&D) 공동투자 규모, 숙련도 개선 여부 같은 지표를 함께 살펴야 한다. 독일의 대중 투자 사례는 투자 규모 확대가 곧바로 국내 자본 축적이나 상위 공정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투자 효과를 둘러싼 쟁점

이러한 접근에 대해 조립 공장의 일자리와 단기 성장 효과를 낮게 평가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자리는 중요한 성과지만, 부가가치가 낮고 이동성이 높은 고용에만 의존할 경우 경기 변화나 기업 전략 수정에 따른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임금 체계 개선과 직무 교육, 도제식 훈련을 결합해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접근이 함께 요구된다.

공급망 연계나 기술 협력을 조건으로 제시하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조건을 단계별로 설정하고, 공동투자와 공급업체 육성을 병행할 경우 투자 유인을 유지하면서 투자 구조를 조정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 지원과 연계 조건을 결합해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정학적 긴장이 기업의 생산 거점 이동을 촉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이 경우 투자 결정은 비용 절감보다 위험 분산에 더 크게 좌우된다. 이러한 환경일수록 생산 이전이 단순 조립 기능 이동에 머무르지 않도록, 운영 역량과 기술 축적이 지역에 남는 구조를 설계하는 정책적 역할이 중요해진다.

역량을 기준으로 다시 보는 FDI

기존의 FDI 평가 기준은 현재의 투자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글로벌 가치사슬 속 FDI는 현지의 노동 체계와 공정 효율을 활용하는 동시에, 자본 운용과 고부가 기능은 기업이 직접 관리하는 형태로 정착되고 있다. 이 구조가 지역의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책은 공동 투자와 공급업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성과 평가는 고용 규모보다 기술과 운영 역량의 축적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교육 과정에는 가치사슬 구조와 계약 설계가 포함돼야 하고, 주요 투자 프로젝트에는 지역 공급업체 참여와 연구개발(R&D) 협력에 대한 명확한 조건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준이 자리 잡을 때 FDI는 단기 유치 성과를 넘어 장기 성장의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en FDI Buys Into a Chain, Not a Country: Rethinking Success in the Age of Cross-Border Product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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