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총선 앞두고 다카이치 전폭 지지, 對 중국 견제 포석
트럼프, 日 총선 앞두고 다카이치 전폭 지지, 對 중국 견제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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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부활’ 꿈꾸는 ‘여자 아베’ 다카이치 트럼프, 이례적 동아시아 동맹국 선거 개입 ‘전쟁 가능 국가’ 정책에도 힘 싣는 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선을 이틀 앞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남미·동유럽 일부 국가의 선거에 관여한 적이 있지만, 자신과 친분이 있는 지도자가 선거를 치를 때였다. 동아시아 국가의 선거에 개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기엔 중국 견제를 축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가속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다카이치, 현명한 지도자”
5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를 언급하며 “다카이치 총리는 강력하고 현명한 지도자이며 자기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을 이미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를 백악관에서 맞이하기를 기대한다”며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나와 대표단 전원은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일본은 국가안보뿐 아니라 양국 모두에 큰 도움이 되는 무역 합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다카이치 총리와 그녀의 연합(자민당-일본유신회 연립여당)은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영광스럽게도 그녀와 그녀의 매우 존경받는 연합이 대표하는 바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한다”며 “그녀는 일본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달 19일 다카이치 총리와 미국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점까지 거론하며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표현까지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에 앞서 확고한 미일 동맹을 확인하기 위해 3월 회담 일정을 조율해 왔지만 날짜를 공개한 적은 없다.
중국 군사력 팽창 속 미일 동맹 역할 확대
이번 지지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직후 나왔다. 미국 보수 진영의 시각에서 다카이치 내각은 미의 동아시아 전략을 가시화할 최적의 파트너로 인지된다. 특히 일본 내부의 헌법 개정 논의와 방위비 증액 기조는 트럼프가 주창해 온 '안보 분담론'의 이상적 실현 모델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려는 현실주의적 계산이 깔려 있다.
호주국제문제연구소(AIIA)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인도·태평양을 지정학적 경쟁의 중심지로 설정하고, 이 지역의 동맹을 안보와 번영의 기반(Bedrock)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급격한 군사력 팽창에 맞서 지역 내 세력 균형을 유지하고, 특정 국가의 패권 장악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미국에 협력 의지가 매우 높으면서도, 미국이 원치 않는 분쟁에 휘말리게 할 연루 위험(Entanglement risk)은 가장 낮은 국가로 꼽힌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대체 불가능한 ‘린치핀(Linchpin·핵심축)’인 셈이다.
일본에 있어서도 미국과의 동맹 강화는 일본의 군사적 자립과 중국 견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신뢰를 구축하며 안보 관련 법 개정과 동맹 현대화 요구에 신속히 화답하고 있으며, 관세 협상 역시 빠르게 합의와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일본 내부에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으로 미일 동맹이라는 핵심 가치를 희생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우선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미·러·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일본 열도 주변에 항공모함 전단을 집중 배치하는 등 군사적 결속력은 이미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지난달에도 미국과 일본은 양국 간 억지력 강화 방침을 확인하고 국방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전쟁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워싱턴DC에서 만나 미일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확인했다. 양측은 규슈에서 대만 인근까지 이어진 일본 도서 지역인 난세이(南西) 지역에서 고도의 공동 훈련을 실시하고, 방위장비와 기술 측면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요격 미사일 'SM3 블록2'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 위한 논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단독 과반 고지, ‘강한 총리’ 시대 서막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가 실제 선거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에도 여러 중남미 대선 등에서 우파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해 왔지만, 이번에 주요 7개국(G7) 회원국이자 동아시아 국가인 일본의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강경 보수 성향으로 '여자 아베 신조'로도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헌법 개정을 통한 '보통국가화(전쟁 수행이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는 일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오는 8일 총선에서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 없이 단독 과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막판 판세 분석으로는 이러한 목표를 초과 달성해 일본유신회와 합해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의 총선 판세 분석에 의하면, 기존에 198석을 보유했던 집권 자민당은 과반 의석수인 233석을 넘어 최대 300석 이상을 휩쓸고, 종전 34석이었던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도 30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이미 지난해 10월 연정을 수립할 때 개헌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개헌안 발의를 위해 정비가 필요한 제도를 점검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일본 헌법 9조는 이른바 '평화헌법'이 핵심이다. 헌법 9조에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이 담겼다. 긴급사태 조항은 대규모 재해나 무력 공격, 대규모 감염증 등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 긴급 정령을 국회 의결 없이 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일본 정치사에서 단독 과반 확보는 총리에게 강력한 입법권과 정국 운영의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는 원동력이 된다. 과거의 자민당은 내부 파벌 간 거래와 조율로 정국 안정을 유지했지만 다수 의석이 사라지면서 파벌 정치만으로는 정권 유지가 불가능한 상태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카이치 내각이 과반을 확보할 경우 보수 우경화 기조를 견제할 내부 장치 부재에 따라 정책의 강한 추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전략 요구에 신속히 호응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