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희토류] "매장 자원 적극 활용"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 도전장 내민 베트남, 주요국 손잡고 자원 개발 '속도'
[베트남 희토류] "매장 자원 적극 활용"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 도전장 내민 베트남, 주요국 손잡고 자원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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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산업 육성에 힘 싣는 베트남, 제도 정비 본격화 광물 사업 밸류체인 확장해 글로벌 희토류 수요 흡수 나서 한국·미국·EU 등 주요국, 베트남과 선제적 협력 관계 구축

베트남이 희토류를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점찍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행보로 인해 글로벌 희토류 수요가 분산되기 시작한 가운데, 여타 광물 자원을 통해 수익을 올려 오던 베트남이 희토류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확장하는 양상이다. 세계 각국은 베트남 희토류 사업이 품은 가능성에 주목하며 선제적으로 협력 관계를 다져 나가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희토류 산업 육성 의지
5일(이하 현지시각) 베트남 현지 언론 카페에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베트남 국회를 통과한 개정 지질 및 광물법이 올해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해당 개정안의 골자는 희토류를 비롯한 광물 자원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국가 전략 자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 베트남 정부가 희토류를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방위 기술, 전기차, 드론, 군용 로봇 등 첨단 산업에서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자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개정안 시행에 따라 베트남에서는 원광 형태의 희토류 수출이 금지되며, 희토류 광물의 탐사·채굴·가공은 국가가 지정하거나 허가한 기관 또는 기업에 한해 엄격한 통제하에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희토류 광물의 심층 가공은 기술 자립을 위해 현대적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과 연계돼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베트남 정부는 희토류 원소에 대한 통합 지질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관리하고, 시기별 수출입 활동을 규제하며 정책을 통해 적절한 비축량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배경에는 베트남 정부의 희토류 산업 육성 의지가 있다. 팜민찐(Phạm Minh Chính) 베트남 총리가 지난달 정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내놓은 발언을 살펴보면 베트남이 희토류를 경제 성장의 '열쇠'로 여긴다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팜 총리는 베트남이 보유한 희토류 자원이 국가 자립의 핵심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개발 상태인 베트남 희토류 시장에 원자재 추출, 고부가가치 가공, 첨단 기술 응용으로 이어지는 폐쇄형 가치 사슬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제도적 돌파구 마련 △가공 기술 자립 △자본 유치 및 인센티브 강화 △인프라 확충 △스마트 거버넌스 구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동 넘어 광물 밸류체인 강화
베트남 정부가 희토류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로 인해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재편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상당한 규모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베트남은 관련 기술력 제고에 성공할 시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베트남에 매장된 희토류는 350만 톤(t)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90만 톤 규모 채굴 및 심층 가공 시설을 완비하겠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42개 지역에 대한 희토류 잠재력 평가 1단계를 완료했으며, 국가 희토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2단계 현장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베트남의 행보가 신시장 개척보다는 밸류체인 확장에 가깝다는 평이 나온다. 베트남은 희토류 외 광물 자원을 통해 이미 상당 수준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서다. 베트남 국영 베트남석탄광물그룹(TKV) 광물 채굴 계열사인 비미코(Vimico)의 2025년 4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비미코의 매출은 전년 대비 8% 이상 늘어난 14조4,000억 동(약 8,15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전이익은 2조5,400억 동(약 1,440억원)으로 당초 목표치를 2.5배 이상 초과 달성했으며, 세후이익 역시 64% 증가한 약 2조 동(약 1,1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비미코는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주요 광물 제품의 평균 판매가 상승을 꼽았다. 비미코에 따르면 지난해 금 평균 판매가는 kg당 25억5,000만 동(약 1억4,400만원)으로 이전에 비해 7억5,600만 동(약 4,280만원) 올랐고, 동판 가격은 톤당 2억6,200만 동(약 1,480만원)으로 3,200만 동(약 180만원) 급등했다. 비미코의 지난해 주요 제품 생산량은 △금 918kg △동판 3만1,200여 톤 △동정광 6만4,200여 톤 등이다.

주요국의 파트너십 구축 수요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은 베트남 광물 산업이 품은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나섰다. 우선 유럽연합(EU)은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최고위급으로 격상하고, 핵심 광물 분야에서 더 긴밀한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양국이 최근 작성한 공동 성명의 초안에는 "지속 가능한 채굴 및 가공을 지원하는 상품, 서비스 및 기술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촉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2023년 9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베트남과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및 희토류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에 매장된 자원을 활용해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탈피하고, 안정적인 희토류 확보 및 채굴·정제 기술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후 미국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및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 등 아세안(ASEAN) 국가들과 희토류 관련 공급망 다변화·무역 협정 체결을 추진하며 재차 공급망 다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의 경우 민간 기업들을 중심으로 베트남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호찌민시에 희토류 가공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2,000만 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최근 베트남 측과 희토류 및 자석용 광물 채굴·정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희토류 광산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트라이던트글로벌홀딩스 역시 미국의 조에틱(Zoetic)과 협력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